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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통역사를 대체할 수 있을까? 쿠팡 통역사가 바라본 AI

이 글은 2024년 11월 05일 SUITED의 AI 스터디에서 다뤘던 내용을 각색한 글입니다.

 

‘AI가 가장 먼저 대체할 수 있는 직업이 뭘까요?’

아마 그리 어렵지 않게 ‘번역가, 통역사’를 떠올리실 거예요.

실제로 그 미래를 어둡게 바라보는 연구결과가 꽤나 많이 있죠.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아아… 통번역사 선생님들은 사라지는 것인가…

 

안녕하세요. 오늘은 쿠팡의 전문 통역사이자 “한영 국제회의통번역사”이신 홍주현님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주현님은 글로벌경제투자포럼, 미 하원의원 만찬 등, 굵직굵직한 행사에서 통역사로 활동하셨고, 지금은 쿠팡에서 전문 통역사로 활동하고 있는 엘리트 통역사인데요.

크고 작은 통역을 경험해본 주현님은 AI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동시통역 부스를 소개해주고 있는 주현님

 

 

Q1. 통역, 당연히 그냥 언어를 바꿔서 전달해주는 건 아니겠…죠…?

에?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당연히 아니죠.

근데 사실 저도 처음에는 그 정도 역할로만 생각하기는 했어요.

단순히 단어를 하나하나 잘 옮겨주기만 하면 되는, 그런 역할이라고요.

근데 국제 회의나 글로벌 주요 연사들을 통역하고, 또 쿠팡에서 다양한 통역을 하며 깨달은게 있어요.

 

통역은 생각한 것만큼 단순하지 않다!

통역은 상대방과의 진정한 소통을 이끌어 내고,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통하게 하는 중요한 일이었어요.

이 다리를 놓는 역할이야말로 통역의 본질이죠.

 

tvN 유퀴즈에 출연한 통역사님들의 한마디

 

 

Q2. 잘 이해가 안되는데요. 어떤 소통을 이야기하는 거에요?

통역에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어요.

발화자가 말이 끝난 후 통역하는 ‘순차통역’이나, 발화자의 말을 동시에 통역하는 ‘동시통역’처럼요.

‘위스퍼링’이라는 방식은 청중에게 속삭이듯 통역하는 형태로, 가까운 거리에서 주로 사용됩니다.

상대방을 따라다니며 상황에 맞게 돕는 수행 통역도 있지요.

 

아마 이렇게 말로 듣는다면 이렇게 생각하실거에요.

그래 알겠어. 그런데 결국 모두 상황이 다를 뿐, 언어를 바꿔서 이야기해주는 것은 똑같잖아.

 

그런데 그것은 큰 오산이에요.

번역과 달리 통역은 “언어를 포함해 주변 모든 환경”을 전달해주어야 해요.

언어가 안 통하는 상황에서 일종의 해결사 역할을 하는 것이죠.

그렇지 않으면 그 의미가 전달되지 않거나 잘못 전달될 수 있거든요.

 

통역사의 중요성

 

쿠팡의 물류 센터를 예로 들어볼게요.

쿠팡 물류센터의 아주 시끄러운 작업환경에서는 이런저런 일들이 발생할 수 있어요.

그래서 현장에서는 언어만을 옮길 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 안전에 유의할 수 있도록 손짓으로도 안내를 하는 등 주변 상황을 읽으면서 적절하게 지원을 해야 해요.

회사의 일원으로서 외국인 직원들의 교통편 등 부가적인 부분을 따로 챙기기도 하고요.

 

미국 하원의원들의 방한 때에도 통역사의 확장된 역할을 수행했어요.

너무도 어색한 만찬 자리에서 VIP의 표정을 살피며 미소를 띠고 우호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려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어색하다고 괜히 저에게 말을 걸면 그 내용을 자연스럽게 옆에 계신 분께 전달해서 제 양 옆의 두 분이 대화를 할 수 있게끔 유도하기도 했고요.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한 번역이 아닌, 그 자리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상대방의 기분을 파악하는 능력이었죠.

 

소통이란 단순히 말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그 안에 담긴 감정과 뉘앙스를 전달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Q3. 그래도 AI가 발전하면 통역을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말합니다.

AI 발전속도가 빨라 이제 웬만한 것들은 다 할 수가 있어요. 감정을 담아 이야기하기도 하는걸요?

 

사실 틀린 말은 아니에요.

저도 어느정도 동의하거든요.

 

우리가 흔히 ‘봐봐! 이젠 AI가 통역사를 대체할 수도 있잖아!’라고 말하며 예시로 드는 두 가지를 가져왔어요.

 

“카이 카지 칼라카리 뭐 카노 카까봐 안칼라 카이 카라케서 칸다카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시겠어요? 이 문장은 사실 같은 한국 사람이라도 이해하기 어려운 사투리인데요.

사실 이런 사투리는 최근 AI라면 너무도 쉽게 통역할 수 있어요.

 

또 상황과 감정을 담고 있는 말들도 있어요.

‘이 팀, 분위기는 참 좋네요.’

딱 봐도 비꼬듯이 말하는 이 말, 옛날에 AI는 알아차리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이런 말들도 이제는 사람보다 더 능수능란하게 통역을 해낸답니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AI가 완벽한 선택지가 될 수가 없다는 점이에요.

 

 

Q4. 시간을 고려한다는게 뭔가요?

통역이 필요한 순간을 생각해봅시다.

그 순간은 ‘돌아오지 않는 시간’과 ‘돌아올 수 있는 시간’으로 나눌 수가 있어요.

Reversible Moment, Irreversible moment.

 

돌아오지 않는 시간은 너무 야속합니다. 출처: 슬램덩크

 

‘돌아오지 않는 시간’은 한번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을 때를 의미해요.

예를 들어 국가간 정상 회의나 큰 규모의 비즈니스 미팅 등이요.

 

반면 ‘돌아올 수 있는 시간’은 설령 문제가 있다고 해도 얼마든지 정정할 수 있거나 그 피해가 크지 않을 때를 의미해요.

예를 들어 여행지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과의 가벼운 대화나, 팀 내 미팅 등이요.

 

실제로 ‘돌아올 수 있는 시간’의 관점에서는 통역사는 ‘편의’를 의해 존재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기에 실제 통역사보다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AI가 그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의 관점에서 AI는 여전히 보조적인 도구로 사용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거에요.

 

 

Q5. 결국엔 사람이라는 건가요?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책임’에 가까워요.

인간은 무의식 중에 상대방이 나와 같은 배에 타있는지, 아닌지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나의 성공과 실패가 그의 성공과 실패에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으면 있을수록 우리는 그 사람을 신뢰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AI는 그 자신이 ‘책임’을 지는 존재가 될 수 없기에 그 한계가 명확해요.

 

네, 책임을 지는게 핵심이에요.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에게 질문을 하나 던져보고 싶네요.

아주 중요하고, 돌아올 수 없는 순간에 누구를 선택하시겠어요? 신뢰와 공감을 전달할 수 있는 인간 통역사, 아니면 단순히 의미를 옮기는 AI?

 

 

홍주현님의 모험이 더 궁금한가요?

주현님의 모험이 궁금하고, 또 수많은 창업가들이 어떻게 AI를 바라보는지 궁금하신가요?

스타트업 커뮤니티 SUITED에서 매주 화요일, 오후 8시에 열리는 스터디에 참여해보세요.

https://suited-ai.framer.web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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