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목차
- 유저의 지갑을 여는 기술
- 첫 인상을 붙잡는 기술
- 선망하게 만드세요
- 👉👉 축복받았다는 인상을 주세요
- 관찰하고 따라하게 만드세요
- 기분 좋을 때 요청하세요
- 인지하고 기억하기 쉽게 정돈하세요
- 기다림을 즐겁게 만드세요
- 습관을 만드는 기술
- 엄지 손가락을 배려하세요
- 첫 목표는 쉽게 만드세요
- 목표를 잘게 나누세요
- 마지막 목표는 어렵게 만드세요
- 실력과 난이도의 최적점을 찾으세요
- 강화의 트리거는 반복이 중요합니다
- 매일 매일 보상을 지급하세요
- 관계를 연결하는 기술
- 엄마 친구 아들은 강력합니다
- 부러움을 자극하세요
- 경쟁 대상의 양보다 질이 중요합니다
- 그룹을 나누어 경쟁하게 만드세요
- 그룹 가입의 허들을 높이세요
첫 인상을 붙잡는 기술 #2. 축복받았다는 인상을 주세요.
미국의 사회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 1956)는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에 관한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는 학생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고 지루하고 반복적인 과제를 수행하게 했습니다. 과제가 끝난 후, A그룹과 B그룹에게는 보수를 주고 다음 실험 대상자들에게 '작업이 재미있었다'고 설명해 달라고 제안했습니다. A그룹에는 1달러, B그룹에는 20달러를 지급했고, C그룹(대조군)에는 아무런 제안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세 그룹에게 '작업이 정말 재미있었는지' 다시 물었습니다. 놀랍게도 1달러를 받은 A그룹이 20달러를 받은 B그룹보다 '과제가 가치 있고 재미있었다'고 답변하는 경향이 더 강했습니다.
심리학에서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는 두 가지 이상의 반대되는 인지 요소[1]를 동시에 지니거나, 기존의 요소와 반대되는 새로운 요소를 접했을 때 발생하는 정신적 스트레스나 불편함을 의미합니다. 페스팅거는 사람들이 이러한 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해 내적 조화나 일관성을 이루려 노력한다고 설명합니다[2].
B그룹의 경우, '재미없는 작업이었다'는 기억과 '재미있었다'고 거짓말을 한 행위 사이의 부조화를 20달러라는 큰 보상으로 메웠습니다. 즉, "이 정도 보상이면 거짓말할 만 하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반면, A그룹은 1달러라는 작은 보상으로는 이러한 부조화를 메우기에 부족했기 때문에, '재미없었다'는 경험 요소를 '재미있었다'고 조정하여 조화를 이루려 했습니다.
일상의 인지부조화
우리 일상에서 인지부조화는 흔히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테이블 모서리에 유리컵이 위태롭게 놓여있다고 가정해봅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리컵이 모서리에 있으면 떨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는 생각과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행동 사이의 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 유리컵을 안전한 곳으로 옮깁니다. 이는 '유리컵이 모서리에 있어도 위험하지 않다'고 스스로를 설득하기보다는, 더 쉽게 부조화를 해소할 수 있는 행동을 선택한 것입니다.
또 다른 예로, 친구가 새로 개봉한 영화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고 해봅시다. 그러나 이미 영화 티켓을 산 당신은 '영화가 재미있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부조화를 해소하려 합니다. 이는 '영화가 재미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과 '이미 돈을 지불했다'는 행동 사이의 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를 설득하는 과정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일상에서 크고 작은 인지부조화를 경험하며 자아를 일관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합니다(Commitment and Consistency).
테무의 룰렛 이벤트
이러한 인지부조화는 일상뿐만 아니라 마케팅과 제품 전략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테무의 룰렛 이벤트가 있습니다. 유저는 룰렛을 돌린 2회차에는 무조건 잭팟을 터뜨리게 되어 있습니다. 통상적인 유저의 멘탈 모델이 1회차 잭팟을 기대하지 않거니와 실제로 1회차에서 잭팟이 나오지 않는다면, 유저는 더이상 큰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2회차에서 100% 확률로 잭팟을 경험하면, 유저는 '내가 운이 좋았구나'라고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태도를 조정하게 됩니다. 이는 유저가 테무에 가입하고 실제로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퍼널 개선 전략입니다. 잭팟을 경험한 유저는 손실 회피, 매몰 비용의 효과와 맞물려 가입을 하고 상품을 장바구니 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축복받은 계정
2017년 NDC에서 소개된 게임 디자인 사례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볼 수 있습니다. <몬스터슈퍼리그>는 FTUE과정의 유저에게 '축복받은 계정'이라는 느낌을 주는 방법으로 초반 리텐션을 기존 대비 15% 이상 상승시켰습니다. 게임에서 초반 전투에서 희귀 몬스터가 나올 때 해당 캐릭터를 클로즈업하고 부각시키는 연출을 했으며, 보상 가챠에서 FTUE 과정 중에 만난 희귀 몬스터를 랜덤하게 지급하여 ‘축복받은 계정’이라는 인상을 주었습니다[4].
이러한 전략은 팀의 예상보다 더 좋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희귀 몬스터 연출로 포획 기능이 더 부각되면서 유저들이 게임의 코어 재미인 포획을 WOW포인트로 느끼지 못했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희귀 몬스터의 잦은 출몰은 지역 별로 배정된 희귀 몬스터를 부각시켜 수집형 RPG라는 감성도 더욱 강화됐습니다.
개발진은 이 결과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4차 업데이트에서는 희귀 몬스터와 조우할 때 전용 일러스트와 대사까지 추가하여 '감성'적인 면을 더욱 강조했습니다. 그 결과, 4차 업데이트 이후 초반 리텐션은 기존 대비 15% 이상 상승했고, 특히 북미 지역에서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합니다.
A/B 테스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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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며
테무나 몬스터슈퍼리그 사례와 같이 서비스의 온보딩이나 FTUE 과정에서 유저가 ‘행운’ 혹은 ‘축복’이라고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세요. 유저의 이탈을 막고 퍼널을 개선하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 '축복받았다'라는 보상의 가치에 대한 손실 회피, 그리고 매몰 비용 효과를 함께 유도할 수 있습니다.
- 튜토리얼에서 경험했던 강력한 캐릭터를 선망하게 만드는 전략도 함께 활용해보세요[5].
[1] 레온 페스팅거가 이야기한 '인지 요소'란 단순 태도나 행동 뿐만 아닌 주위 환경이나 자기 자신, 또는지식, 신념, 정보, 태도, 행동 등의 여러 요소를 포괄한다.
[2] 인지부조화 이론 (레온 페스팅거, 2016, 나남)
[3] 이 결과는 1950년대 당시 심리학계의 메인 스트림이었던 ‘인간은 보상에 의해 학습하는 합리적 존재’라는 주장과 대치되어서 더욱 주목받았다.
[4] [NDC2017 정서연] 몬스터 슈퍼리그 리텐션 15% 개선 리포트 - 숫자보다 매력적인 감성 테라피
젠 (soomshuim@gmail.com)
쿠키런 데브시스터즈부터 글로벌 7억 다운로드 비트망고까지, 지난 14년간 B2C 프로덕트에서 UX와 그로스 리드로 일하며 100회 이상의 그로스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특히 모바일 게임과 멘탈헬스케어 분야에서 성과를 보였으며,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한 LTV(고객 생애 가치) 그로스에 스페셜리티를 가지고 있습니다.
- 현) 마켓핏랩 Growth PM, Consultant
- 전) 마보 Growth PM
- 전) CookApps Growth PM
- 전) Bitmango UX-Growth Lead
- 전) Devsisters UX Lead
다음 주제는?
관찰 학습(Observational Learning)의 사례로 온보딩과 튜토리얼에서 유저에게 코어 밸류나 경험을 성공적으로 학습시키기 위한 모바일 게임의 기술을 살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