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프로덕트 #커리어
"마케팅은 곱셈이에요." 10년 경력 마케터 조용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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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1인창업가를 위한 커뮤니티 ‘솔로프리너’의 프로그램 매니저 라비안(스레드)입니다.

오늘은 10년 경력의 마케터이자 온라인에서 ‘전환율’에 관한 콘텐츠로 활발히 활동 중이신 조용수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용수님은 이커머스 전환율을 2배 올리는 컨버전 인사이트를 ‘하이퍼컨버전’ 뉴스레터 를 통해 전달해주고 계세요.

 


 

Q. 솔로프리너 구성원분들께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조용수라고 해요. 현재 SNS와 뉴스레터에서 '하이퍼컨버전' 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고, 마케팅 분야에서 10년이 조금 넘는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여러 스타트업을 거치셨는데,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A.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요. 첫 번째는 내적인 동기예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좋은 회사들과 서비스들이 있는데, 그것들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사실 제 커리어 초기에는 지금과는 다른 분야의 일을 했습니다. 해외에서 호텔리어로 커리어를 시작했었는데, 2년 정도 경험을 하다 보니 제 적성이나 성향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느꼈어요. 그러던 중 2013-14년경에 에어비앤비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하는 것을 보면서 스타트업이라는 세계를 알게 됐죠. 제로에서 시작해서 맨땅에 헤딩하며 키워나가는 그 과정이 멋있어 보였고 성취감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양한 조직 경험은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으로 귀국해서 스타트업 커리어를 시작했는데, 제 나름대로는 다른 사람보다 시작이 늦었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래서 빠르게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었던 것이 첫 번째 이유였습니다.

두 번째는 외적인 이유인데요, 실무를 많이 경험해보고 싶다면 내 의견이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는 형태의 회사가 필요했습니다. 대기업에서는 처음부터 기본적인 업무부터 차근차근 시작하잖아요. 하지만 스타트업이나 규모가 작은 회사들은 직원 한 명 한 명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업무들을 맡을 수 있고,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만큼 스타트업은 대기업에 비해 재무구조가 불안정하기도 하고 경영상황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그런 외적인 이유로 이직하게 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Q. 많은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A. 이커머스 회사인 블랭크코퍼레이션에서 일할 때의 기억이 가장 많이 납니다. 특히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프로모션을 준비하면서 밤새 사무실에서 작업했던 기억이 인상적이에요. 코로나 이전이었는데, 자정에 프로모션을 시작하기 위해 다 같이 밤늦게까지 준비하고 점검했던 그 장면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힘든 촬영현장이지만 배울 것도 많았습니다

또 TV CF 캠페인을 진행했던 것도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디지털 마케팅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이었거든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스튜디오 중 한 곳과 협업하면서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많이 배웠습니다. 지방의 촬영장에서 새벽부터 모여 촬영을 시작했던 고생스러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Q.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접근방식이 인상적인데요. 문제인식부터 해결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사실 이런 방식을 누군가에게 따로 배운 적은 없어요. 사람마다 일하는 방식이 다른데, 제 성향은 먼저 현상을 관찰하고, 그 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일까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스타일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식당에 갔는데 음식은 굉장히 맛있는데 장사가 잘 안 된다고 해봅시다. '왜 이렇게 장사가 안 될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볼 수 있는 현상들을 하나씩 살펴봅니다. 음식 맛, 가격, 인테리어, 사장님의 접객 태도 등을 보면서 문제점을 찾아가는 거죠.

모든 문제에는 원인이 있다는 마인드로 접근합니다

 

만약 사장님이 불친절하다면, '왜 불친절할까?' 더 깊이 들어가봅니다. 혹시 너무 피곤해서일까? 아니면 이전에 공무원이라든지, 다른 업계에 계셔서 서비스 마인드가 익숙하지 않은 걸까? 이런 식으로 계속 원인을 찾아가다 보면 근본적인 원인들이 보이기 시작해요.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나면 해결책은 비교적 쉽게 나오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어려운 점은, 그 해결책을 실행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원인이 인간관계나 정치적인 원인과 관련이 있다면, 이는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이 되는 거죠.

 

Q. 제시하신 해결책이 통할 것이라는 확신은 어디서 얻으시나요?

A. 사실 100% 확신을 가질 순 없죠(웃음). 하지만 확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있는데요, 먼저 발견한 원인과 관련된 다양한 해결책들 중에서 가장 부담이 적고 리스크가 낮은 것부터 시도해봅니다.

작은 시도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점차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해결책을 확장해가는 거죠. 반대로 현상이 변하지 않거나 악화된다면, 접근 방법 자체를 다시 검토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최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죠.

 

 

Q. 요즘은 제품의 본질보다 마케팅이 더 중요해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과거에 비해 마케팅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품과 마케팅이 일종의 ‘곱셈 공식’이라고 봐요.

제품과 마케팅은 둘 다 좋아야 좋은 결과가 나옵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이 아무리 좋아도 50점이고 제품이 1점이면 결과는 50점이에요. 하지만 마케팅이 10점이고 제품도 10점이면 결과는 100점이 되는 거죠.

과거에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에 제품만 잘 만들면 되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제품들이 평준화되고, 선택지가 다양해지면서 사람들이 마케팅이라는 요소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Q. AI 시대에 마케터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태도를 견지하고 계신가요?

A. AI가 많은 직군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마케팅 분야는 아직은 다른 직군들보다 나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AI가 만든 결과물을 소비하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마케터가 AI 툴을 사용할 때, 그 결과물은 최종 소비자인 일반 고객이 보게 됩니다. 아직까지는 AI가 만든 결과물이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완전히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있죠.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마케팅이란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어요

 

반면 개발자의 경우, AI 툴을 사용해서 나온 결과물을 개발에 활용하고, 그것을 다시 가공해서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합니다. 즉, 중간 단계가 하나 더 있는 거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AI에 의해 대체되는 게 아니라, AI를 잘 쓰는 사람에게 대체된다는 점입니다. 마치 현재 직장인이 엑셀 함수를 쓰지 않고 계산기로 하나하나 계산하면 뒤쳐질 수 밖에 없는 것 처럼, AI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이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보고 있어요.

 

Q. 스레드에서도 그렇고, ‘전환율’이라는 지표를 용수님의 가장 중요한 콘텐츠로 삼고 있는 모습이 보여요. 전환율 관점에서 어떤 마케팅이 가장 유효하고, 어떻게 기획해야 할까요?

A. 5-6년 전만 해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광고가 처음 도입됐을 때는 광고 안에서 많은 것을 할 수 있었습니다. 동영상으로 제작하고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내러티브를 담은 광고들을 만들 수 있었죠. 당시에는 개인정보 이슈도 지금보다 덜했고, 광고 플랫폼들도 그런 것들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해지고, 사람들이 광고에 면역이 생기면서 상황이 달라졌어요. 이제는 광고가 단순히 사람들을 웹사이트로 유입시키는 역할만 할 뿐, 실제 구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요소들이 필요합니다.

웹사이트에서의 사용자 경험, 문의에 대한 응대 방식, 제품 가격, 상세 페이지 구성 등 모든 것이 갖춰져야 제품이 팔리는 시대가 된 거죠. 마치 연애 시장에서 ‘육각형 이성’이라는 담론이 떠오르는 것처럼, 하나라도 부족하면 구매가 이뤄지기 어려워요.

 

마케팅에서는 모든 부분이 중요하기에 하나하나 신경쓸 수밖에 없습니다

 

 

Q. 스레드, 뉴스레터, 링크드인 까지…이렇게 많은 콘텐츠를 만드시는 개인적인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A. 좀 웃기게 들릴 수 있는데, 저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분노'입니다. 방시혁 의장이 서울대 졸업식 축사에서 자신을 움직이게 한 원동력으로 '분노'를 언급했던 것처럼요.

저도 업계에서 잘못된 정보들이 공공연하게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서 분노를 느낍니다. 특히 그런 잘못된 정보 때문에 피해를 보시는 분들을 볼 때가 안타까워요. 경제적으로 취약하신 분들이 제대로 된 필터링 없이 그런 정보들에 노출되는 걸 보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실제로 업무량이 적지는 않아요. 주말의 70% 정도를 뉴스레터 한 편 쓰는 데 쓰고 있죠. 머릿속에 있는 내용을 꺼내는 건 어렵지 않지만, 그걸 잘 요리해서 콘텐츠로 만드는 게 쉽지 않거든요.

처음에는 이렇게 오래할 줄 몰랐는데, 솔로프리너 커뮤니티에서 다른 분들이 응원도 해주시고, 피어러닝도 되면서 지속할 수 있었어요. 다른 분들이 콘텐츠를 올리시는 걸 보면서 '나도 올려야지' 하면서 동기부여가 되죠.

또 가끔 이메일로 "잘 읽었다", "고맙다"는 회신을 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실제로 누군가 제 글을 읽고 도움을 받고 있다는 걸 느끼면서 계속 쓸 수 있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Q. 솔로프리너 커뮤니티에서의 활동 경험은 어떠신가요?

A.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작년 8-9월경에 시작했는데, 많은 분들을 만났고 컨트리뷰터로 활동하면서 도움도 드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솔로프리너 분들은 대부분 크리에이터, 창작자, 제작자 입장이신데, 저는 직장인으로서 소비자의 관점과 마케팅적 시각을 공유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제가 솔로프리너는 아니지만, 직장을 다니면서도 솔로프리너 마인드로 활동한다는 점에서 조금 다른 관점을 제시할 수 있고, 다행히 그것을 좋게 받아들여주시는 것 같아 제게는 기쁜 일이에요.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A. 회사라는 조직을 좋아하지만, 언젠가는 독립해야 할 시기가 올 수도 있겠죠. 그게 솔로프리너의 형태가 될 수도 있고, 제가 회사를 차리는 형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그때를 위한 경험을 쌓고 있다고 생각해요. 일을 더 잘하는 방법을 배우고, 직접 관여하지 않는 인사나 재무 같은 영역도 관심 있게 보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이런 경험을 돈 받고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소중하죠.

제가 INTP 성향이라 항상 진리를 찾고, 현상을 관조하는 편입니다. 마케팅에서의 진리는 무엇일까, 비즈니스에서의 진리는 무엇일까 같은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지면서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이런 탐구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들을 계속해서 많은 분들과 나누고, 서로 배우면서 성장해나가고 싶습니다. 결국 마케팅이든 비즈니스든 완벽한 정답은 없겠지만, 그 진리에 가까워지려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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