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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나는 누구, 여긴 어디. 그 답은 쓰는 삶 속에 있다’고 믿는 텍스트 크리에이터 슐리입니다. 모닝페이지를 주제로 SNS(스레드/인스타)에서 활동하면서 동시에 솔로프리너 커뮤니티 매니저로도 일하고 있어요. 갓 두돌이 지난 아들을 키우는 워킹맘이기도 해요.
Q. 글쓰기 덕후라는 타이틀로 본인을 소개하시기도 하셨죠. 왜 글쓰기를 좋아하시나요? 계기가 있으셨나요?
시간을 꽤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요. 척박하고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내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어요. 어렸을 땐 또래 집단이 인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잖아요. 힘든 일이 생기면 좀 털어놓기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성격상 잘 그러질 못 했어요. 그래서 뱉을 수도 없고 삼킬 수도 없는 말을 글로 담게 되었던 것 같아요. 글쓰기는 돈이 들지 않고 시간이나 장소의 제약도 없다는 점이 큰 위안이 되었달까요.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싸이월드 다이어리가 그 시작이었어요.
당시 가장 힘들 시기여서 글이 좀 어렵거나 칙칙한 내용이 많았어요. 그렇지만 너무 무겁게만 보이고 싶진 않아서 비유나 은유를 자주 활용했는데요. 겉으로는 마냥 놀기 좋아하고 쾌활해 보였던 제 모습과는 달리, 어딘가 속을 알 수 없는 글이 친구들의 흥미를 끌었던 것 같아요. 그런 호기심, 관심들이 깨나 재밌더라고요. 글로 나를 표현하는 일의 즐거움을 일찍이 맛본 셈이죠.
Q. 텍스트 크리에이터의 길을 걷게 된 여정도 궁금해집니다.
잠시 육아 얘기를 해야 할 것 같네요. 올해 초, 9년 동안 다닌 회사를 그만 두었는데요. 주된 이유가 육아 때문이었어요. 어린 시절의 결핍이 많아 주양육에 대한 욕심이 컸어요. 커리어 욕심은 그리 크지 않은 것도 한몫 했고요. 하지만 육아를 하다 보니 무지로 인한 막막함이 밀려왔어요. 그 덕에 육아관을 뚜렷하게 세워야겠단 결심을 하게 되었고요.
우연히 인스타를 통해 육아서를 읽는 ‘엄마빠독’이라는 독서모임에 들어가게 됐어요. 육아와 자기계발을 같이 하는 또래 엄마들과 함께 웬만한 육아서를 섭렵하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이를 잘 키우려면 우선 내가 잘 살아내야겠구나. 사실 이 ‘잘’이란 단어는 참 주관적이잖아요. 스스로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에게 있어 육아를 ‘잘’한다는 의미는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에요. 그것을 말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몸으로 직접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제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되었고, 그 중심에 글쓰기가 있었지요. 나아가 퍼스널 브랜딩에도 관심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되었어요. 이왕이면 수익화도 하고 싶었거든요. 결핍이 계기와 만나 욕망을 키웠달까요.
Q. 그 중에서도 모닝페이지라는 글을 쓰는 여정을 매일 기록으로 남기고 계세요. 덕분에 스레드 팔로워 3300명을 넘었고요. 모닝페이지를 쓰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글쓰기를 주제로 인스타랑 스레드를 키우며 거대한 벽에 부딪혔어요.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전문성이 없으니 자신감은 점점 사라지더라고요. 이를 메워보고자 글쓰기, 마케팅, 브랜딩 관련 책을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했어요. 인스타 수익화, 퍼스널 브랜딩 강의를 찾아 듣기도 했지만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고요. 그저 쏟아지는 정보를 줍기에 급급했던 것 같아요.
그동안 Action Faking을 하고 있었단 사실을 깨닫고 나니 동력을 확 잃게 되더라고요. 온통 바깥으로 향해 있는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싶었어요. 하지만 쉽지 않았죠. 그러다 우연히 인스타에서 창작자 재수님의 모닝페이지 관련 릴스를 보게 됐어요.
모닝페이지는 생각과 감정을 의식의 흐름대로 써내려가는 글쓰기예요. 알고는 있었지만 굳이 필요성을 못 느껴 써볼 생각은 안 했었거든요. 재수님이 모닝페이지를 쓰며 삶이 전체적으로 개선되었다고 하는 거예요. 뭐랄까 비상탈출구를 찾은 기분이었어요. 바로 영업을 당해 2주만 써보자 하는 마음으로 쓰기 시작했어요. 그게 벌써 4개월 전이네요.
그 과정을 매일 영상으로 담아 일부를 공개했어요. 그날의 느낀점과 함께요. 그러면서 팔로우가 늘어나는 속도가 전보다 빨라졌어요. (여전히 느리지만요) 과정을 공유하는 콘텐츠의 힘을 느꼈어요. 프로세스 이코노미가 이런 건가, 싶기도 하고요.
Q. 모닝페이지가 궁금해집니다. 정확히 어떤 것이고 무슨 효과를 보고 계신가요? 꼭 아침에 써야 하는 건가요?
모닝페이지는 아침에 일어난 직후 생각과 감정을 글로 쓰는 건데요. 그 어떤 자기 검열 없이 손으로 쓰는 것이 핵심이에요. 보통 30분 전후로 2~3페이지 쓰는 것을 권장해요. 저는 A5 사이즈로 2페이지, 30분 정도를 매일 쓰고 있어요.
모닝페이지가 주는 효과는 크게 5가지가 있는데요. 실제로 제가 전부 경험하고 있는 것들이에요.
- 가벼워지는 하루 : 머릿속을 맴도는 걱정과 불안을 글로 풀어내면 하루를 가볍게 시작할 수 있어요.
- 명확해지는 하루: 생각을 정리하고 나면 집중력이 올라가서 주도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어요.
- 창의적인 발상: 떠오르는 생각을 자유롭게 적다 보면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와 영감이 솟아날 때가 있어요.
- 나에 대한 이해: 나에게 집중하며 글을 쓰다 보면 점차 스스로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하게 되고 내면의 성장으로 이어져요.
- 스트레스 해소: 내면의 묵은 감정들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감정이 정리되고 치유의 효과도 볼 수 있어요. 해방감도 꽤 크고요.
모닝페이지를 널리 알린 책 <아티스트 웨이>에서는 기상 직후 45분 이내에 쓰라고 하는데요. 뇌과학적으로 그때가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있는 시간이라고 해요. 좀 더 내면의 내밀한 이야기를 쏟아낼 수 있고, 깊이 잠자고 있는 아티스트를 깨울 수 있다고 말이죠. 하지만 저는 늘 아침에만 쓰진 않았어요. 아이를 키우다 보니 변수가 많거든요. 이브닝페이지, 나이트페이지를 쓸 때도 왕왕 있고요. 각각의 특징이 있는데요. 밤에 쓰는 글은 그날 하루에 초점이 맞춰진다면, 아침에 쓰는 글은 삶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요. 그리고 밤엔 좀 더 자조 섞인 이야기를, 아침엔 좀 더 희망적인 이야기를 쓰게 되더라고요.
Q. 인생에 대해 철학적이고 본질적인 부분을 많이 생각하시는분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쓴다는 행위로 어떤 삶을 만들어가고 싶으신가요.
삶을 본질적으로 바라보고 숙고하기는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쓰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이고요. 제 글이 단순히 저를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누군가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한번 돌아보고 스스로를 돌보게 만드는 작은 계기가 되어주었으면 해요.
1년 동안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깨달은 건,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걸 정말 좋아한다는 거예요. ‘영향’이라는 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만한 큰 사건이 될 수도 있고, 단순히 행동을 따라 해보는 작은 실천일 수도 있고요. 어떤 형태로든 타인의 삶에 긍정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제가 텍스트 크리에이터로서 계속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런 과정 속에서 의미와 재미를 느끼며, 앞으로도 쓰는 삶을 이어가고 싶어요.
Q. 잠시 커뮤니티 이야기도 해보죠. 슐리님은 솔로프리너 커뮤니티 매니저로 활동하고 계세요. 어떻게 함께 하게 되셨나요?
저는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내향인이에요. 그런 면에서 느슨한 연대를 하는 온라인 모임이 좋더라고요.
아무래도 육아로 인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많다 보니 더욱 그렇기도 했어요.
독서모임으로 시작해 글쓰기 챌린지, 기록 모임, 육아 커뮤니티 등 여러 그룹에 몸을 담았었는데요. 그러다 지난 5월, 스레드에서 솔로프리너 글쓰기 클럽 1기를 모집한다는 조쉬님의 게시물을 보았어요. 당시 스레드의 성장세가 커질 때였고, 이참에 제대로 계정을 키워보고 싶단 생각에 들어가게 됐어요.
글쓰기 클럽 멤버로 있는 동안 내부에서 커뮤니티 매니저를 채용한다는 공지가 올라오더라고요. 커뮤니티 매니저 경력이 전무했지만 크게 고민하지 않고 지원했어요. 스스로 성장 욕구도 강하고, 타인의 성장을 돕는 일에도 큰 보람을 느끼는 강점을 가지고 있거든요. 프로그램 기획, 운영, 매니징, 커뮤니케이션, 콘텐츠 제작 등 좋아하는 일을 밀도 있게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조쉬님이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고 계시니 업무 환경도 배려를 많이 받을 수 있어 좋았고요. 스레드 알고리즘이 저를 이 자리에 앉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Q. 커뮤니티 매니저로서 배운 점은 무엇인가요?
사람을 다루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직접 부딪히며 깨닫고 있어요. 아무리 사람을 좋아하고, 소통을 잘한다고 해도 커뮤니티는 그보다 훨씬 복잡한 매커니즘으로 굴러가더라고요.
무엇보다 멤버들의 목소리를 듣고 니즈를 빠르게 캐치해야 해요. 그러지 않으면 사람들이 수면 아래로 점점 가라앉거든요. 적절한 때에 그들을 부르고 밀어주며 수면 위로 계속 끌어올리는 작업이 필요해요.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의 경우 직접 만나지 않고도 지속적인 유대감을 만들어야 하는데, 분명한 한계를 느끼고 있어요. 오프라인에서 주고 받는 영감, 인사이트가 주는 에너지는 온라인과는 확실히 차원이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Q. 끝으로 슐리님의 내년 계획은 무엇인가요. 어떤 목표를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올해는 1인 다역(엄마, 프리랜서, 크리에이터, 아내, 딸, 며느리 등)을 하며 정말이지 무작정 달리기만 해왔던 것 같아요. 그러다 얼마 전 부친상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었는데요. 덕분에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질문을 던지고 답하기를 반복하고 있어요. 역할 속에 묻힌 나를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알아가는 시간을 충실히 가지면서요. 현재 버전으로 제가 내린 답은요. 너무 다 잘하려 애쓰지 말고 기본적인 것부터 제대로 챙기자는 거예요.
7시간 이상 푹 잘 자고, 건강한 음식 제때 챙겨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양질의 책을 읽고, 매일 조금씩 글쓰기 같은 것들이요. ‘본립도생’이라는 말처럼, 그렇게 삶의 근본을 잘 챙기다 보면 자연히 나아가야 할 길이 보이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해봅니다.
슐리님은 솔로프리너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커뮤니티에서 함께 해요. :)
1인 창업을 꿈꾸시는 분들, 혹은 현재 창업을 하시는 분들은 개편된 웹사이트에 방문하여 서비스를 둘러봐주세요. 8개월 간 모신 정말 뛰어난 연사진, 창업가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어요.
'솔로프리너'는 트레바리, 넷플연가, 월급쟁이부자들, GPTers와 같은 '커뮤니티형 모임 서비스'의 그 어디엔가 포지션을 위치하고 있습니다. '1인 창업가들의 모임'으로 시작하지만, AI, 자동화, 파이어족 등의 콘텐츠와 스터디 프로그램 제공을 통해 외연확장을 하며 '대한민국 사람들의 독립을 돕는다'는 사명으로 이 서비스를 운영하고자 합니다.
이 과정에 동참하고, 서비스의 성장을 멤버 혹은 커뮤니티 구성원으로서 함께하고 싶으신 분들을 환영합니다. :)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창업'이라는 것을 하나도 몰랐던 저와, 창업을 시작하시는 분들이 어떻게 성장해나가는지 조금이나마 엿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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