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
eo · 에디터
인터뷰
불황에도 채용 늘리는 스타트업은 '이것'이 다르다
'앞으로 더 잘 될 수밖에 없는 프로덕트'는 이렇게 만들어진다

불황에도 투자 받고, 채용을 늘리는 스타트업들이 있습니다. 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B2B SaaS)를 만드는 곳입니다. B2B SaaS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영되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뜻합니다. 업무용 툴(ex: 메신저), 채용 프로세스, 전자계약, 주주 관리 등 기업 활동에 필요한 서비스를 소프트웨어 형태로 제공하는 거죠. 

2022년 경기침체에도 B2B SaaS 회사들은 그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프로덕트를 쓰는 고객과 그들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명확하고, 구독 모델을 통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매출 규모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왼쪽부터 모더레이터 태용, 코드박스 정진경 테크리드, 모두싸인 김태영 CTO, 두들린 서동민 CTO. 출처 : eo스튜디오)

“전자계약부터 온라인 주주명부 관리까지, 어린 시절 접했던 ‘정보화 시대’라는 이야기가 B2B SaaS를 통해서도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코드박스 정진경 테크리드

“기업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효율화하려는 흐름 속에서 B2B로 문제 해결을 하면서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 모두싸인 김태영 CTO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는 B2B SaaS 스타트업에서 기술적인 챌린지에 도전하면서 훌륭한 동료들과 제품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배우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 두들린 서동민 CTO

 

eo가 요즘 잘 나가는 B2B SaaS 스타트업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테크리드를 만났습니다. 다들 입을 모아 말했어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폭풍성장하는 회사에서 개발자로서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요.

지금 B2B SaaS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잘 나가는 그들은 어떻게 다르게 일할까요? 국내 B2B 시장에서 활약하는 두들린(그리팅) CTO, 모두싸인, 코드박스(ZUZU)의 CTO, 테크리드로부터 어떻게, 그리고 왜 B2B SaaS를 개발하는지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불황에도 잘 나가는 스타트업은 어떤 사업을 할까?

 

Q.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코드박스 정진경 테크리드 : 안녕하세요. 코드박스에서 ZUZU(주주)라는 B2B SaaS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테크리드 정진경입니다. ZUZU는 주주명부를 관리하는 서비스인데요. 주 고객은 기업을 시작하는 대표님들입니다. 

주식마다 취득일, 유형 등에 따라 세금 계산이 다 달라집니다. 보통 세무사나 법무사에 회사 정보를 다 맡겨서 계산해 달라고 요청하는데요. ZUZU는 이를 SaaS화해서 대표님이 직접 계산해볼 수 있고, 필요시 변호사나 세무사에게도 맡길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주주명부 업데이트나 다운로드 기능도 제공됩니다.

 

(출처 : ZUZU)

 

모두싸인 김태영 CTO : 저는 모두싸인이라는 전자계약 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는 김태영이라고 합니다.

과거에는 계약이 종이에 도장을 찍거나 사인을 하는 식으로 많이 이뤄졌는데요. 그러다 보니 분실도 자주 발생하고 계약을 위해 오프라인으로 만나야 하는 상황이 많았습니다. 누구나 전자계약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서 더 간편하고 안전하게 계약하게 한다는 미션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출처 : 모두싸인)

 

두들린 서동민 CTO : 안녕하세요. 채용 관리 솔루션 그리팅을 운영하는 두들린의 서동민 CTO입니다. 2021년 1월에 론칭해서 현재 가입 고객이 한 1800곳 이상이 됐습니다. 매달 20%씩 성장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고 실제로 월 활성 사용자(MAU)가 평균 35%씩 성장하고 있죠. 그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출처 : 두들린)

 

Q.모두싸인, ZUZU는 언제 론칭됐나요?

모두싸인 김태영 CTO : 모두싸인은 한 6년쯤 전에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부산대 창업 동아리에서 시작했어요. 제가 2020년 7월에 합류했을 당시, 서울 팀에서 4번째 인원이었어요. 전체 규모가 20명정도 됐는데, 현재는 80명 가까운 인원이 근무하고 있으니 2년 만에 4배 가까이 성장했습니다. 

코드박스 정진경 테크리드 : ZUZU는 2020년 2월에 론칭해서 현재 4천 여개 기업이 가입해서 쓰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올해(2022년) 두나무에서 코드박스를 인수해서 현재 어떻게 협업할지 접점을 살펴보는 단계입니다. 

두나무가 업비트라는 앱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원래부터 증권회사였어요. 비상장주식 거래 서비스도 하고 있었죠. 그 포인트에서 협업할 여지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서 스타트업 CTO가 됐나요?


Q.세 분은 어떻게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개발자, 그 중에서도 CTO가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두들린 서동민 CTO : SW마에스트로라는 창업 동아리에서 현재 두들린 대표님을 처음 만났고, 그때 같이 팀이 돼 합을 맞춰본 후에 제가 먼저 창업 제안을 했습니다.

그 전부터 코딩을 배우면서 막연하게나마 꼭 한번 창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만 무언가 만들기 위해 코딩을 했다기보다는 그냥 재밌어서 코딩하는 면이 컸고요. 흔히 알고 있는 정보올림피아드 대회에 나가서 열심히 코딩하는, 그런 학생이었습니다.

코딩 자체는 12살 때부터 배웠어요. 계기가 좀 특이한데요. 어느 날 컴퓨터가 고장난 적이 있었어요. 근데 컴퓨터 수리 기사님이 저를 부르시더니 ‘같이 수리해보자, 도와주겠다’고 해주셨어요. 

같이 뚝딱뚝딱 컴퓨터를 고치는 과정이 너무 신기하고 재밌더라고요. 컴퓨터 수리하자마자 바로 인터넷에서 ‘컴퓨터를 배우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찾아보니까 C언어를 공부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무작정 C언어 책을 사서 학원 다니면서 공부를 하다 보니 10년 넘게 코딩을 쭉 하게 됐어요. 정보올림피아드나 국제 대회도 나가보고 CTO도 하게 됐고요.

 

 

코드박스 정진경 테크리드 : 저도 정보올림피아드에 참가했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집에서 컴퓨터 게임만 하는 학생이었어요. 어머니께서 ‘너 어떻게 먹고 살래’ 걱정하시다가 저를 컴퓨터 학원에 끌고 가셨죠ㅎㅎ 

학교 공부에는 큰 욕심이 없었지만 컴퓨터 배우는 건 나쁘지 않겠다 싶었어요. 처음에는 엑셀 배워서 자격증을 땄고, 이후 C언어 반에 넣어주더라고요. 그 때부터 프로그래밍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로직을 짜서 제가 생각했던 일을 1초도 안 되는 시간 안에 딱 수행해서 답을 낼 수 있다는 게.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쯤이라서 경시대회 준비를 하긴 늦은 타이밍일 수 있었어요. 하지만 욕심이 나서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고, 다행히 잘 풀려서 고등학교 때 입상을 했습니다. 그 덕분에 안전하게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싸인 김태영 CTO : 저는 진경 님처럼 게임에 관심이 많았어요. 중학교 3학년 때쯤 게임을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증이 생겨서 애니메이션 고등학교에 있는 게임제작과에 진학했습니다. 처음에는 게임을 만들기 위한 프로그래밍으로 시작한 거죠.

그랬다가 정보과학 자체를 계속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던 것 같아요. 알고리즘이나 문제 풀이에 집중된 형태로 학업을 이어갔어요. 이후 22살 때 ‘애드바이미’라는 에드테크 스타트업에서 처음으로 병특 겸 인턴으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애드바이미 멤버들이 *채널코퍼레이션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시작했습니다.

*채널코퍼레이션 : 온라인 상담 메신저 서비스 ‘채널톡’을 만들고 운영하는 B2B SaaS 스타트업.

 

Q.CTO 태영 님과 테크리드 진경 님은 이전에 어떤 일을 하셨나요?

모두싸인 김태영 CTO : 인턴으로 들어갔던 회사에서 8년 넘게 다녔던 것 같아요. 그 사이에 여러 피봇을 거쳐서 2014년도쯤 워크인사이트라는 오프라인 매장 고객 분석 솔루션이 안착했어요. 채널톡은 2017년에 만들어졌던 걸로 기억하고요. 워크인사이트에 관해서는 제가 제품을 유지, 보수하고 매출을 만들어 나갔던 경험을 했습니다. 

그렇게 워크인사이트를 6년 가까이 개발하다가 2020년쯤, 여러 변수를 고려해서 완전히 채널톡으로 방향을 정하는 시점이 있었어요. 이 회사에서 하나의 제품이 태어나서 그걸 접기까지의 과정을 경험해봤으니 새로운 시도는 새로운 환경에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모두싸인 대표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이직을 결심하게 됐어요. 좀 더 성장하고 성숙한 스테이지의 스타트업에 합류해서 ‘잘 나가는 회사는 어떤 회사일까’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물론 창업에 대해서도 고민했지만, 제품의 시작과 끝을 연속적으로 더 겪어보고 나서 창업을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어요.

코드박스 정진경 테크리드 : 저는 대학교 2학년 생활을 마치고 휴학 신청을 했어요. 벌써 20대 중반이라는 게 당시에 약간 충격이었거든요. 삶에 변화를 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어차피 병역 문제를 해결해야 하니까 병역 특례 업체를 찾다가 ‘컴퍼니원헌드레드’라는 스타트업에서 병특으로 근무했습니다. 

그때 제 면접을 보셨던 분이 지금은 코드박스 대표님이신 서광열 CTO님이었어요. 이걸 인연으로 한 2년간 함께 일을 했죠. 병특이 끝나고 저는 학교로 돌아갔고, 제가 졸업할 때쯤 광열 님이 따로 저를 부르셨어요. 사업을 하려는데 조인하면 어떻겠느냐 제안을 주셔서 좋은 기회라고 보고 합류했습니다. 그때가 2017년이니 벌써 5년이 지났네요.

 

(왼쪽부터 코드박스 정진경 테크리드, 모두싸인 김태영 CTO, 두들린 서동민 CTO. 출처 : eo스튜디오)


 

실제 CTO, 테크리드가 말하는 ‘개발자로서 성장했던 순간들’ 


Q.개발자로서 커리어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성장은 계단식'이라는 말도 있던데요. 세 분은 각자 어떤 식으로 성장해오셨나요? 

두들린 서동민 CTO : 진짜 계단식 성장을 하는 것 같아요. 특히 알고리즘 공부를 하던 초반 5~6년간 ‘이걸 왜 하는 거지? 대회에서 상 타는 것 외에 어디에 쓰일까?’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배워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짱이다’와 ‘난 별 거 아니구나’라는 사이클이 반복되면서 성장하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세상에서 제가 제일 코딩 잘 하는 줄 알았다가 SOMA에서 실제 서비스를 만드는 코딩을 해보니까 ‘제가 알고 있는 게 전부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짜 굴러가는 서비스를 만드는 데 필요한 걸 하나씩 다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성장했다가 실제로 창업을 해서 사용자가 돈 내고 쓰는 서비스를 만들어 보니 ‘이런저런 게 부족했구나’를 체감했어요. 그걸 바탕으로 다시금 ‘보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많이 고민하면서 자연스레 또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Q.창업을 하고 개발자로서 특히 느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두들린 서동민 CTO : 서비스를 만드는 입장에서 코딩은 단순히 이 서비스가 효율적으로 굴러가도록 만드는 게 아니라 고객이 진짜 원하는 가치를 제공해주는 데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아무리 잘 짜여진 코드, 효율적이고 빠른 코드를 만든다 해도 결국 고객이 그 기능에서 가치를 못 느끼면 쓸데가 없는 것이거든요.

그걸 알게 된 순간, 제가 지금까지 했던 코딩은 단순히 학문을 위한 것이었구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코딩은 아니구나 깨달았어요. 성장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스파게티 코드’*가 생기는 수밖에 없잖아요. 개발자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너무 못 짰다, 마음에 안 든다 싶은 코드라도 회사 전체 차원에서, 비즈니스 차원에서 가치를 줬다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Q.다른 분들은 개발자로서 어떤 성장을 해오셨나요?

모두싸인 김태영 CTO : 처음 스타트업 인턴으로 일하면서 기업이 아무리 잘해도 외부 변수로 인해 휘청일 수 있다는 경험을 해봤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중국 사드 분쟁이 있던 당시 화장품 업계가 반토막이 났어요. 그러다 보니 주요 고객사인 대형 화장품 회사들이 광고를 모두 뺐어요. 소셜 광고 플랫폼 입장에선 타격이 컸습니다.

그러다 보니 외부에 의존적인 서비스를 만들면 흔들릴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던 것 같아요. (앞으로는) 의존도가 적은 제품을 만들자는 관점도 생겼고요. 개발자로서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이만큼 성장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코드박스 정진경 테크리드 : 개발자로서 저도 피봇을 경험하며 많이 성장했습니다. 코드박스가 원래 코드 스니펫(snippet)을 올려서 실행시켜 보거나 어떤 상황에서 어떤 문제를 어떤 식의 코드로 푸는지 검색할 수 있는 ‘코드박스’라는 서비스로 출발했어요. 

당시 투자 유치를 고민하다가 ‘블록체인’과 연결시켜보면 어떨까 했죠. 당시 서비스상에서 이더리움 개발 언어인 솔리디티로 스마트 컨트랙트를 개발할 수 있었기 때문에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하는 툴’이라고 문구를 잡았죠.

점차 블록체인 기술 기업까지 발전했어요. 법적 테두리 안에서 미술품, 부동산 소유권 등을 증권형 토큰(STO)으로 나누고 거래하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 기술 기업이 됐습니다. 

헌데 기술만 개발한다고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법적 지위를 만들어 가는 것도 쉽지 않고요. 궁극적으로 이 아이템만으로는 회사가 생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그래서 증권 관리 소프트웨어로 피봇을 해서 주주명부 및 증권 관리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두들린 서동민 CTO : 저 또한 처음 만들었던 제품은 지금과 달랐어요. SOMA에서 지금 대표님과 처음 시도했던 아이템은 취업준비생의 면접을 도와주는 인공지능(AI) 서비스  ‘아이엠터뷰’였습니다. 노트북을 켜고 영상 인터뷰를 진행하면 시선처리나 목소리, 표정 등을 AI가 디렉션 해주는 서비스였어요.

 

아이엠터뷰 소개 자료 중. (출처 : 두들린)

 

두들린 서동민 CTO : 실제로 이 서비스를 활용해서 합격에 성공하신 분도 많았어요. 이 서비스를 사랑해주시는 유료 고객도 적잖았고요. 하지만 이 서비스를 잘 만들수록 유저가 떠나가는 서비스가 되더라고요. 저희를 통해 면접을 잘 봐서 취업이 되면 사실상 이 서비스를 다시 쓸 수 없죠. 이 서비스를 접으면서 ‘지속적으로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구직자 입장에서 대한민국 취업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취업’이 다소 복잡한 문제라는 것도 알게 됐고요. 취업 준비생에게는 하루 이용료 5900원조차 없을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이 사이드에서 문제를 풀기는 어렵겠다는 판단이 들었죠. 그래서 그리팅이라는 채용 솔루션을 만들어서 기업 사이드에서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CTO, 테크리드는 스타트업에서 어떤 일을 할까?


Q.개발팀 팀원으로 일할 때와 CTO, 테크리드로 일할 때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모두싸인 김태영 CTO : 처음에는 (요즘 표현대로라면) ‘풀스택’으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늘 ‘어떻게 해결할까’가 중요했죠. B2B 영업을 하면서 아직 없는 기능을 언제까지 해주기로 약속하고 세일즈를 해냈다면,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열심히 구르면서ㅎㅎ 약 5년간 기술적인 측면에서, 그리고 문제 해결력이 많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코드박스 정진경 테크리드 : 그쵸. 다 구르는 기간이 있는 것 같아요. 성장하는 제품에게는 한 1~2년쯤 필수 코스가 아닌가 싶긴 해요.

모두싸인 김태영 CTO : 지금은 CTO로서 아키텍터에 가까운 것 같아요. 팀이 커지다 보니 설계와 최소 퀄리티를 보장하기 위한 개발문화, 프로세스 등을 살피죠.

가끔은 스스로 잡캐(?!)인가…? 생각도 하고요ㅎㅎ 스타트업에서 불명확한 회색 지대에 있는 업무를 누가 할까 떠올려보면 보통 CTO 혹은 리더가 그런 일을 수행하게 되는 듯해요. 특히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그런 역할이 크지 않나 합니다. 

두들린 서동민 CTO : 저도 ‘회사에서 어떤 문제를 빨리 풀어야 하는데 적임자가 딱 떠오르지 않는다면 저한테 가져오세요’ 역할을 주로 했던 것 같아요. CTO는 잡부라는 게 굉장히 공감이 갔습니다.

코드박스 정진경 테크리드 : ‘회사에 진경 님 같은 사람 3~4명 더 있으면 엄청 빨리 성장할 것 같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어요. 저도 잡부거든요ㅎㅎ 말인즉슨, 일이 많다는 거죠.

(조직이 성장하면서) 테크리드로서 제  잡부 역할을 다른 팀원들과 나누면서 제품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팀’을 구성하는 역할을 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 ‘우리 제품의 기술적인 기준은 이거야’라고 제시하고 강조하죠. 어떤 개발자를 채용해야 하는지, 코드 품질이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 기준을 잡는 겁니다.  

 

“CTO란 무엇인가?” (출처 : Greg Brockman)

 

모두싸인 김태영 CTO : 스트라이프에서 CTO로 일했던 그렉 브룩만이 블로그에서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CTO는 열정(energy) 관리를 해야 한다.” 

본인의 열정과 동기부여를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는 대목이었어요. 그래서 최근 들어 같이 성장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신경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gRPC가 요즘 많이 쓰인다. 나중에라도 우리도 쓸 수 있으니 한 번 스터디 해보자’고 먼저 나섰어요. 13~14명 가까이 스터디에 참석하더라고요. ‘오히려 기회다’ 싶어서 스터디를 4~5개씩 더 뿜어냈던 기억이 납니다. 

팀원 각자가 무엇을 하고 싶고 어떤 성향을 갖고 있으며 어떻게 성장하고 싶은지 이야기 나누기 위해 매주 원온원(1 on 1)도 진행하면 이 코칭을 어떻게 짜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개인의 성장과 회사의 성장을 최대한 얼라인 해야 한다고 하잖아요. CTO 역할을 맡게 되면서부터는 비즈니스, 팀원 매니징, 채용에 관해서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두들린 서동민 CTO : 제가 되고 싶은 CTO의 모습은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이번 생에 CTO는 처음이다 보니 제가 하는 결정이 전부 다 정답이라고 말할 순 없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다양한 의견을 최대한 많이 듣고 존중해서 그걸 바탕으로 더 나은 결정이 이뤄지게끔 돕는 역할을 앞으로도 하고 싶어요. 


 

두들린, 모두싸인, 코드박스 개발 팀은 이렇게 일해요!


Q.‘우리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두들린 서동민 CTO : 두들린 팀은 다 같이 박수치는 문화가 있어요. 이 문화가 생긴 계기가 있는데요. 프론트엔드 개발자님이 랜딩페이지를 직접 하나하나 다 구현해서 매끄럽게 구현하셨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다들 ‘이거 장난 아닌데?’라며 막 일어나서 박수를 치며 환영했거든요. 쉽지 않은 일을 풀었을 때 서로 축하하는 문화가 생긴 듯합니다.

 

 

두들린 서동민 CTO : 또한 개발자가 직접 CS 채널에 들어가서 고객이 어떤 반응을 주고 계신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다 같이 기획에 참여하고, 그걸 바탕으로 더 나은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게끔 직접 제안을 하기도 해요. 

그리팅 굿즈가 만들어졌을 때 개발팀 팀원이 직접 고객사에 찾아가서 굿즈를 주면서 고객의 비판적인 피드백도 먼저 확인한 예시도 있고요. 고객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문화가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

코드박스 정진경 테크리드 : 행사 부스에서 고객 미팅을 할 때 개발자도 동석해서 고객이 실제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들어요. 아웃바운드나 인바운드 미팅 때도 개발자가 들어가서 고객 목소리를 직접 듣기도 하고요. 

 

Q.개발자가 직접 고객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코드박스 정진경 테크리드 : 행사 부스에서 고객 미팅을 할 때 개발자도 동석해서 고객이 실제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들어요. 아웃바운드나 인바운드 미팅 때도 개발자가 들어가서 고객 목소리를 직접 듣기도 하고요. 개발자가 도메인을 잘 알아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는데, 이 또한 도메인을 잘 알아야 고객 니즈를 정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B2B SaaS 소프트웨어는 도입하기까지 어렵지만, 도입하고 나면 계속 쓰게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 고객의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줘야 되는데요. 회사 차원에서 개발자가 고객의 진짜 니즈가 무엇인지, 그에 필요한 걸 빠르게 개발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효과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보는 거죠. 스타트업이라서 가능한 조직문화라는 생각도 듭니다.

 

(2021년 2분기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는 ZUZU 팀의 모습. 출처 : ZUZU)

 

Q.이 외에 다른 조직문화도 알려주세요!

모두싸인 김태영 CTO : 모두싸인에서는 요즘 애플리케이션 단위의 리뷰를 해요. 그게 없으니 서비스 가치가 잘게 분리되는 상황을 경험했거든요. 이런 형태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하거나 기존 서비스를 변경할 때 (이전에는 코드 단위 리뷰를 해 왔다면) 애플리케이션 단위로 리뷰를 함께 진행하는 문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두들린 서동민 CTO : 조직문화는 결국 우리에게 왜 필요한지 그 이유를 알면 자연스럽게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봐요. 그냥 남들이 코드리뷰를 하니까 우리도 하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 지금 이런 문제가 있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코드 리뷰를 하는 문화를 만들어야겠다는 관점이에요. 

어떻게 더 일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팀원들이 모이다 보니까 일단 활발하게 토론하면서 이유를 이해하고 시도하는 문화가 만들어졌달까요. 유저에 관해선 ‘그게 맞을까?’부터 계속 개선해 나가려는 팀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두들린은 정기적으로 '쿠키데이🍪'를 진행해보고 있어요! 맛있는 간식도 먹으면서 개발팀이 해결해야 할 문제, 신기술 공유 등 다양한 주제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입니다.

 

(두들린 개발팀이 진행하는 쿠키데이. 출처 : 두들린)


 

지금, SaaS 스타트업에 합류해야 하는 이유는? 


Q.개발자 채용 면접 때 어떤 질문을 하시나요? 어떻게 인재를 찾으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코드박스 정진경 테크리드 : 제 경우에는 ‘나중에 창업할 생각 있는지’ 물어봐요. 아무래도 ZUZU의 주 고객이 창업을 한 대표님들이기도 하고, 창업을 고려하시는 분들께 매력적인 회사라고 생각하거든요. 창업 및 사업 운영을 도와주는 SaaS니까요. 

코드박스에서 1~2년간 회사 업무를 익히면 (주요 고객에 해당하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요. 상법 같이 회사 운영에 필요한 지식도 알 수 있게 되고요. 창업할 생각이 있다는 지원자께는 (코드박스 개발팀에서 일하면서) ‘나도 회사 창업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된다고 어필합니다.

두들린 서동민 CTO : 두들린에서는 개발자 채용 때, 항상 '지원자 분의 목표나 꿈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드리고 있습니다. 두들린은 본인만의 꿈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분들이 모여있는 곳이기도 하고, 그런 분들이 잘 어울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또 단순히 회사 입장에서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만 평가하기보다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여쭤보고 회사가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드리고 있습니다.

 

Q.아무래도 세 분 모두 개발자 채용에 신경을 많이 쓰시는 것 같네요.

모두싸인 김태영 CTO : 직접 인재들을 만나러 다니기도 해요. B2B 회사는 솔직히 모르시는 분들도 많거든요. 그래서 당장 회사에 합류하는 게 아니더라도 회사의 목표와 비전에 대해 소개도 하고 서로 인사이트를 주고 받으면서 네트워킹을 합니다. 추후에라도 관심 있으면 연락 달라고 밑밥을 깔아두죠.

 

모두싸인 팀 단체사진. (출처 : 모두싸인)

 

두들린 서동민 CTO : 현재 두들린이 별도로 개발자 채용을 위한 기술 블로그를 쓰진 않아요. 하지만 종종 이런 지원 동기를 접합니다.

‘이직 준비를 하면서 여러 회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그리팅을 통해 메일이 오길래 어떤 회사인지 궁금해서 지원했다’

특별한 스킬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제품을 잘 만들어서 최대한 많은 기업이 그리팅을 쓰게 되면서 홍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마지막으로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로 일해보시니 좋은 점은 무엇이었나요?

두들린 서동민 CTO : 곰곰이 돌이켜봤을 때 제가 가장 성장했을 때는 어떤 기술이나 지식을 배울 때보다 직접 시도하면서 익혔을 때였던 것 같아요. 

지금 두들린의 환경이 그러한 것 같고요.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 기술적인 챌린지를 해결하면서 어떤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직접 도전해볼 수 있어요. 기술적으로 더 좋은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그걸 제품에 녹여낼 수도 있고요.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 바로 시도하고 배우면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드릴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코드박스 정진경 테크리드 : 좋은 팀원, 좋은 개발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개인적으로 개발자를 채용하는 인재 기준이 높아요. 개발자가 많다고 해서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믿는 회사가 아니에요. 그보다는 제품을 이해하고 열정을 가진 개발자들이 모여야 모멘텀을 만들어 제품을 성장시킬 수 있다고 봐요. 

그렇기 때문에 새로 합류하시는 분들께는 좋은 개발 환경을 약속드릴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지 않을까 합니다.

모두싸인 김태영 CTO : 모두싸인은 사회의 비효율을 해소하기 위한 접근을 많이 하고 있어요. 계약을 진행하다 보면 그다지 좋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도장 찍어서 등기나 퀵으로 서로 주고받아야 하는 비효율을 해결해줄 수 있는 제품으로서 전자계약이 매력적인 상황인데요. 구독형 B2B SaaS로서 안정적으로 가치 전달을 해드리고 있죠.

이때 개발자가 문제 해결뿐 아니라 문제 정의도 같이 해볼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단순히 문제 해결 그 자체가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문제로 파고들어서 직접 무엇을 해결할지 정의하고, 그걸 어떻게 해결할지 경험해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이런 경험을 원하시는 분들께는 더 좋은 선택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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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Contributor
김지윤

이 글을 읽고 당신이 용기를 얻기 바라요.

댓글 2
2010년대 이후로 한국이 일본보다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데에는 이러한 IT 산업이 국내에서 성장하고 성공한게 큰 거 같아요. 네이버, 카카오가 국내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자리 잡은 것도 볼 수 있고요. 이런 분들이 더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네요.
Reply   ·   약 1달 전
그러게요. 앞으로 탄탄하게 성장할 것이 기대됩니다…!!
Reply   ·   약 1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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