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출원공개 18개월을 앞둔 스타트업이 후속 특허 출원을 검토한다면, 새 연구성과를 전부 출원 목록에 올리는 것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첫 출원에 이미 설명된 내용과 그 후 새로 개발한 기술을 구분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첫 출원 이후 제품은 바뀝니다. 제형을 조정하고, 제조조건을 개선하며, 새로운 용도를 시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연구 결과가 새로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모두 별도의 발명인 것도, 기존 특허가 그 결과를 모두 보호하는 것도 아닙니다.
창업자 의사결정 한 줄: 후속 연구를 ‘첫 출원에 적힌 내용·새로 확인한 기술·아직 아이디어인 내용’으로 나눈 뒤 출원 우선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특허 출원공개 18개월 전에 확인할 것
우선 첫 출원의 명세서와 도면을 다시 봅니다. 지금 연구 중인 제형, 제조조건, 용도가 그 문서에 어디까지 설명돼 있는지 표시합니다. 단순히 발명의 명칭이 비슷한지만 확인해서는 부족합니다.
다음으로 첫 출원 뒤에 새로 확보한 결과를 따로 모읍니다. 기존 내용의 추가 입증인지, 다른 구성이나 조건을 확인한 것인지 구분합니다. 바이오·화학 기술이라면 어떤 실험 조건에서 어떤 차이가 나타났는지도 함께 기록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연구별 공개 일정을 확인합니다. 출원공개일뿐 아니라 해당 기술을 외부에 설명할 예정이 있는지도 봐야 합니다. 이 일정들을 알아야 어떤 연구를 먼저 검토할지 정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지점
첫 출원에 ‘관련 용도도 가능하다’고 적혀 있다는 이유로 후속 연구까지 충분히 정리됐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반대로 데이터를 새로 얻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신규출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기도 합니다.
제가 먼저 보는 것은 새 데이터가 보호하려는 기술의 경계를 바꾸는가입니다. 첫 출원의 설명을 더 뒷받침하는 결과인지, 별도의 제형이나 조건처럼 구별해 검토할 기술이 생겼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여기서 두 시계를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첫 출원 후 일정 기간 내 우선권을 주장하며 다시 출원하는 문제와, 출원 내용이 공개되는 시점은 별개입니다. 공개까지 시간이 남았다는 이유만으로 앞선 출원일의 효력을 후속 연구에 그대로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연구부터 후속출원을 검토할까요?
한 소재 스타트업이 첫 출원 이후 세 가지 결과를 얻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기존 소재의 성능을 재확인한 실험, 양산을 위해 새로 정한 공정 조건, 아직 실험하지 않은 다른 사용처입니다.
이 셋을 같은 ‘후속 특허 후보’로 묶지 않습니다. 성능 재확인 자료는 첫 출원의 설명과 어떤 관계인지 살펴봅니다. 새 공정 조건은 기존 문서에 기재돼 있는지, 어떤 기술적 차이와 결과가 확인됐는지 검토합니다. 실험 전인 사용처는 현재 설명할 수 있는 내용과 추가로 확인할 내용을 구분합니다.
그다음 사업에서 중요한 순서를 봅니다. 실제 양산에 쓰일 공정이고 외부에 설명할 일정도 가깝다면 먼저 검토할 이유가 있습니다. 반면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건수에 맞춰 서둘러 제출하는 것이 항상 나은 선택은 아닙니다.
후속 기술을 정리한 다음, 기존 특허가 현재 제품을 어떻게 보호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이 판단은 특허 포트폴리오 전략, 핵심 제품을 설명 못하는 이유에서 이어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첫 특허는 무조건 출원 후 18개월에 공개되나요?
원칙적으로 출원일 또는 우선권 주장의 기초가 된 날부터 1년 6개월이 지난 후 공개됩니다. 조기공개 신청 등 개별 사정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실제 공개 예정일은 출원별로 확인해야 합니다.
Q. 첫 출원 이후 얻은 데이터는 모두 새로 출원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첫 출원에 이미 설명된 발명을 뒷받침하는 결과인지, 새로 구별되는 기술을 확인한 결과인지 먼저 검토해야 합니다.
Q. 첫 특허가 공개되면 후속 특허는 더 이상 받을 수 없나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후속 발명이 기존 공개 내용과 어떻게 다른지, 그 차이를 뒷받침할 설명과 자료가 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만 첫 출원 내용이 후속출원의 검토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공개 전부터 대비하는 편이 좋습니다.
후속 연구 점검 체크리스트
- 첫 출원의 명세서와 도면에 후속 연구 내용이 어디까지 적혀 있나요?
- 새로 얻은 데이터는 기존 발명을 입증하나요, 다른 기술적 구성을 보여주나요?
- 제형·용도·공정 중 실제 제품이나 양산에 쓰일 것은 무엇인가요?
- 각 후속 기술의 차이를 설명할 실험 결과가 있나요?
- 출원공개일과 별도의 외부 발표·자료 제공 일정은 확인했나요?
- 후속출원 후보 중 먼저 검토할 기술을 사업 일정에 맞춰 골랐나요?
첫 출원의 공개가 가까워지기 전에 후속 연구의 성격을 구분해야, 출원 건수가 아니라 필요한 기술에 판단과 자료를 집중할 수 있습니다.
첫 출원 문서와 후속 연구노트를 나란히 놓고, 각 연구를 ‘이미 기재·새 기술·추가 검증 필요’로 표시해 보세요.
석종헌 변리사 | 특허법인 린 파트너 (15년 차 바이오·화학 전문)
고려대학교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지난 15년간 바이오, 제약, 소재 스타트업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습니다. 단순한 등록을 넘어 정부 과제 대응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 명세서 설계를 전문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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