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사업전략 #운영
제품 3개로 시작해, 3년 만에 1조 원대 브랜드를 만든 사업가

'유명한 사람이니까 된 거겠지.'

성공한 셀럽 브랜드를 보면 이런 생각부터 들 때가 있습니다. 
팔로워가 수천만 명이고, 유명한 친구도 많고, 자본도 있다면 뭘 만들어도 잘 팔리는 거 아닐까? 
특히 작은 사업을 하는 우리에게는 애초에 출발선부터 다른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유명인이 만든 뷰티 브랜드는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 몇 년이 지나도 살아남는 브랜드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유명세는 사람들을 한 번 보게 만들 수는 있어도, 계속 사고 싶게 만들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소개할 헤일리 비버는 그 사이의 차이를 만들어낸 사업가입니다.

2022년 단 3개의 제품으로 시작한 로드는 약 3년 뒤인 2025년, 뷰티 기업 이엘에프 뷰티(e.l.f. Beauty)와 최대 10억 달러 규모의 인수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렇다면 헤일리는 자신의 유명세를 어떻게 '브랜드'로 바꿨을까요?

그리고 유명하지도, 거대한 자본을 가지고 있지도 않은 우리가 이 사례에서 가져올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오늘은 헤일리 비버가 로드(Rhode)를 만들면서 사용한 브랜딩 전략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이 글은 이런 분들께 추천드려요

 

✅ 퍼스널 브랜드를 사업으로 연결하고 싶은 분

✅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

✅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지만 구매로 연결되지 않는 분

✅ 광고비보다 브랜드와 팬을 만드는 방법이 궁금한 분

✅ 작은 브랜드지만 사람들이 기억하고 이야기하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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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헤일리 비버는 제품보다 먼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만들었습니다

헤일리 비버 (출처- 헤일리 비버 인스타그램)

 

로드를 이해하려면 제품보다 먼저 헤일리 비버라는 사람을 봐야 합니다.

헤일리는 오랫동안 패션과 뷰티 영역에서 자신만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힘을 많이 준 것 같지는 않은데 세련돼 보이고, 화장을 진하게 하지 않아도 피부가 좋아 보이고, 자기 관리를 즐기는 사람.

지금은 익숙해진 클린걸(Clean Girl)이라는 이미지와도 강하게 연결되어 있었죠.

흥미로운 점은 헤일리가 배우나 가수처럼 특정한 작품이나 음악으로 팬을 만든 사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오히려 헤일리가 사는 방식 자체를 좋아했습니다.

  • 어떤 옷을 입는지,
  • 무엇을 먹는지,
  • 어떤 스킨케어를 사용하는지,
  • 어떻게 자기 관리를 하는지.

그래서 헤일리가 쓰는 제품 하나가 관심의 대상이 됐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단순히 '유명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따라 샀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헤일리는 사람들이 동경하면서도 자신을 투영할 수 있는 거리에 있었습니다.

화려한 삶을 살지만 가끔 피부 트러블도 보여주고, 
명품을 입지만 기본적인 옷도 함께 입고, 
셀럽의 삶을 살지만 사람들이 따라 해볼 수 있는 스킨케어 루틴을 보여줬습니다.

너무 멀지도, 너무 평범하지도 않았던 겁니다.

'나는 절대 저 사람이 될 수 없어'가 아니라, 
'나도 저렇게 살아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볼 수 있는 첫 번째 인사이트

사업을 하면서 우리는 대부분 이렇게 묻습니다.

"내 제품의 장점은 무엇이지?"

그런데 브랜드는 한 단계 다른 질문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할까?"

로드를 사는 사람은 립 제품 하나만 사는 게 아닙니다.

자기 관리를 하고, 필라테스를 가고, 말차를 마시고, 트렌드를 알고,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멋을 가진 사람.

로드는 그 이미지를 함께 팔았습니다.

그래서 제품이 하나의 '정체성 표식'이 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물건이 되는 거죠.

 

 

2.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이미 '팔릴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좋은 피부로 유명했던 헤일리 비버 (출처- rhode)

로드가 공식적으로 등장하기 전부터 헤일리는 스킨케어 콘텐츠를 꾸준히 보여줬습니다.

민낯을 보여주고, 자신의 루틴을 소개하고, 윤기가 나는 피부를 계속 보여줬습니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조금씩 이런 연결이 만들어졌습니다.

헤일리 비버 = 좋은 피부 = 스킨케어에 진심인 사람

여기서 순서를 한번 볼까요?

일반적으로 제품을 만들 때 우리는 이렇게 움직입니다.

제품을 만든다. → 브랜드를 만든다. → SNS 계정을 만든다. → 이제 사람들에게 알린다.

하지만 헤일리는 반대였습니다.

'이 사람이 스킨케어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인식을 먼저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로드가 등장했을 때 사람들에게 뜬금없는 사업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화장품 사업을 하네?"보다는 "헤일리라면 스킨케어 브랜드를 만들 만하지."라는 느낌에 가까웠던 겁니다.


제품 출시 전에 무엇을 보여줘야 할까요?

이건 작은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들에게도 중요한 힌트가 됩니다.

우리는 제품이 완성돼야 홍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전에도 보여줄 것은 많습니다.

  • 왜 이 제품을 만들게 되었는지,
  • 어떤 문제를 발견했는지,
  • 제품을 만들면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 무엇 때문에 샘플을 다시 만들었는지,
  • 고객들을 만나며 어떤 생각이 달라졌는지.

이런 과정이 쌓이면 출시 전에 이미 고객 머릿속에 맥락이 생깁니다.

'아, 이 사람은 계속 이 문제를 고민하던 사람이었지.'

브랜드의 첫 판매는 제품이 완성된 날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그 훨씬 전부터 시작되는지도 모릅니다.

 

 

3. 보여주기는 했지만, 전부 보여주지는 않았습니다

rhode 인스타그램 피드

헤일리는 스킨케어 콘텐츠를 보여주면서도 테스트하던 제품의 정체를 모두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 라벨이 없는 용기
  • 정체를 알 수 없는 제품
  • 뭔가 개발 중인 것 같은 장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궁금해집니다.

"저건 뭐지?"

로드는 이후에도 한정판이나 웨이트리스트(waitlist, 재입고 알림 대기 명단) 같은 방식을 자주 활용했습니다.

사람에게는 재미있는 심리가 있습니다.

언제든 살 수 있는 것보다, 지금 놓치면 못 살 것 같은 것에 더 관심이 갑니다.

운동화나 스트리트 브랜드에서 자주 쓰는 드롭(drop, 정해진 시간에 소량만 공개 판매하는 방식)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무조건 수량을 적게 만드는 게 아닙니다.

먼저 사람들이 원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관심 → 기대 → 기다림 → 구매

이 흐름이 먼저입니다.

원하지 않는 상품을 한정 판매한다고 희소성이 생기지는 않으니까요.

 

 

4. 제품은 단 세 개였습니다

2022년 6월 로드가 처음 출시됐을 때 제품은 단 3개였습니다.

  • 펩타이드 글레이징 플루이드 (세럼)
  • 배리어 리스토어 크림 (보습 크림)
  • 펩타이드 립 트리트먼트 (립 제품)
초기 로드 제품 (출처- rhode 인스타그램)

화장품 브랜드라고 하면 수십 개 제품을 먼저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로드는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세 개만 내놓았습니다. 
제품 수가 적으니 브랜드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가 더 명확해졌습니다.

동시에 고객 입장에서는 이런 인상도 생깁니다.

'아무거나 만들어서 내놓는 브랜드는 아니구나.'

그리고 재미있는 효과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세 개뿐이니 '전부 사고 싶어지는 것'입니다. 
10개 중 3개를 사면 일부만 가진 느낌이지만, 3개 중 3개를 사면 컬렉션을 완성한 느낌이 듭니다. 
초기 세 제품은 3일 만에 품절됐고, 약 44만 명이 재입고를 기다리는 웨이트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로드는 성공한 뒤에도 제품을 급하게 늘리지 않았습니다. 
다음 스킨케어 제품을 추가하는 데 약 1년이 걸렸습니다. 
인수 계약이 발표될 무렵에도 제품 수는 10개 남짓이었죠.

매출을 늘리기 위해 제품 수부터 늘리기보다, 적게 만들고 깊게 팔았습니다.


사업 초기라면 '더 추가하기'보다 이 질문이 먼저일지도 모릅니다

"우리에게 지금 제품이 더 필요한가?"

아니면

"이미 가지고 있는 하나를 더 잘 팔 방법이 필요한가?"

사업을 시작하면 불안해서 자꾸 무언가를 추가하고 싶어집니다.

  • 제품도 늘리고,
  • 서비스도 늘리고,
  • 타깃도 넓히고,
  • 채널도 늘립니다.

그런데 로드 사례를 보면 반대의 가능성도 보입니다.

적다는 것이 명확함을 만들기도 합니다.

 

 

5. 그런데 로드도 처음부터 완벽했던 것은 아닙니다

성공한 브랜드 사례를 보면 결과만 보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하지만 우리 사업에 적용하려면 한계도 함께 봐야 합니다.

가장 먼저 인정해야 할 것은 헤일리의 출발점입니다.

이미 수천만 명에게 알려진 사람이었고, 
제품을 여러 번 다시 만들 수 있는 자본도 있었으며, 
유명한 사람과 브랜드에 접근할 수 있는 네트워크도 있었습니다.

또 로드는 헤일리 혼자 만든 브랜드가 아닙니다. 
마이클 래트너와 로런 래트너, 두 공동창업자가 처음부터 함께하며 회사 운영과 브랜드 설계를 맡았습니다.

일반 창업자가 똑같이 따라 한다고 같은 결과가 나오는 구조는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가 봐야 할 것은 결과가 아니라 구조입니다.

 

또 하나는 희소성의 문제입니다.

제품이 계속 품절되고 배송이 늦어지면 처음에는 '인기가 많은 브랜드'가 되지만, 
그 시간이 길어지면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불편한 브랜드'가 됩니다.

기다리게 하는 것과 실망시키는 것은 한 끗 차이입니다.

브랜드가 만드는 기대만큼 운영도 함께 따라가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6. 어느 순간부터 로드는 화장품이 아니라 '삶의 방식'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로드가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 흥미로운 변화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스킨케어 제품을 파는 회사였습니다.

그런데 점점 제품보다 로드를 사용하는 사람의 삶이 앞에 나오기 시작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음식입니다.

  • 글레이징 밀크(Glazing Milk),
  • 스트로베리 글레이즈(Strawberry Glaze),
  • 시나몬 롤(Cinnamon Roll),
  • 젤리 빈(Jelly Bean).
립 제품 컬러마다 음식 이름이 붙어있다 (출처- rhode)

 

제품 이름부터 먹고 싶은 느낌이 납니다.

우유라고 하면 부드러움이 떠오르고, 글레이즈라고 하면 매끈하고 반짝이는 질감이 떠오릅니다. 
실제로 글레이징 밀크 캠페인에서는 헤일리가 우유에 둘러싸인 듯한 비주얼을 사용했습니다. 
제품 설명을 길게 읽지 않아도 '부드럽고 촉촉하겠다'라는 감각을 먼저 느끼게 합니다.

이런 방식을 감각 마케팅(sensory marketing)이라고 부릅니다.

제품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먼저 느끼게 만드는 것이죠.

 

 

7. 협업도 '유명한 곳'이 아니라 '같은 세계에 있는 곳'과 했습니다

로드의 대표적인 협업 중 하나가 미국의 프리미엄 식료품점 에레혼(Erewhon)입니다.

에레혼은 단순히 장을 보는 마트가 아닌, 
LA의 건강하고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하는 장소에 가깝습니다.

로드는 이곳과 함께 딸기 글레이즈 콘셉트의 스킨 스무디를 선보였습니다.

에레혼과 협업한 로드 (출처- snobbishmedia.com)

 

사람들은 스무디를 마시면서 사진을 찍었고, SNS에 올렸습니다.

그 사진은 단순한 음료 인증이 아니었습니다.

  • '나는 내 몸을 관리하는 사람.'
  • '나는 지금 유행을 아는 사람.'
  • '나는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

이라는 신호가 되었습니다.

도넛 브랜드 크리스피 크림과 딸기 글레이즈 콘셉트로 협업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협업 상대의 규모가 아닙니다.

우리 브랜드가 되고 싶은 이미지를 이미 가지고 있는 곳과 만나는 것.

작은 브랜드라면 유명 브랜드가 아니어도 됩니다.

동네 카페일 수도 있고, 
작은 크리에이터일 수도 있고,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다른 1인 브랜드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팔로워 숫자보다 '결'입니다.

 

 

8. 그리고 립 제품 하나를 '광고 장치'로 만들었습니다

로드의 폰케이스 (출처- 헤일리비버 인스타그램)

 

로드의 가장 유명한 제품 중 하나는 립 제품이 아니라 폰케이스입니다.

휴대폰 케이스 뒷면에 로드 립 제품을 꽂을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죠.

생각해보면 단순합니다. 
사람들이 하루 종일 가지고 다니는 것은 휴대폰입니다. 
그리고 자주 꺼내 쓰는 뷰티 제품 중 하나가 립 제품입니다.

로드는 둘을 합쳤습니다.

여기서 진짜 재미있는 일이 생깁니다. 
사람들이 거울 셀카를 찍습니다. 
사진 속에는 휴대폰 뒷면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로드의 립 제품이 꽂혀 있습니다.

고객이 사진 한 장을 찍을 때마다 로드 광고 하나가 만들어진 겁니다.

광고를 더 많이 만드는 게 아니라, 
고객의 행동 속에 광고가 들어가도록 제품을 설계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이런 질문을 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 제품에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장면이 있는가?"

제품 자체일 수도 있고, 
포장일 수도 있고, 
택배 상자를 여는 경험일 수도 있고, 
작은 스티커나 메시지일 수도 있습니다.

서비스라면 결과 화면이나 수료증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우리 제품을 공유해줬으면 좋겠다' 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면 사람들이 먼저 공유하고 싶을까?'를 생각하는 겁니다.

 

 

9. 팝업스토어에서도 '사진 찍을 이유'를 먼저 만들었습니다

최근에도 코첼라 팝업을 한 로드 (출처- retailboss 인스타그램)

로드는 오프라인에서도 같은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2024년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작은 포토부스를 운영했는데,

그냥 로고를 붙인 포토부스가 아니었습니다. 
로드 로고가 들어간 코인을 받고, 원하는 립 제품 칸에 넣으면, 사진과 함께 해당 제품을 받을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이후 팝업은 공간 전체가 하나의 콘텐츠처럼 바뀌었습니다. 
음료, 쇼핑백, 음악, 가구, 굿즈까지. 
어느 곳을 찍어도 로드처럼 보이도록 만들었습니다.

공동창업자 로런 래트너도 이런 몰입형 세계관 경험이 신규 고객을 모으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큰 팝업을 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작은 사업이라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행사를 연다면 사람들이 사진 찍을 공간 하나를 만들고, 
택배를 보낸다면 상자를 열었을 때 찍고 싶은 요소 하나를 넣고,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한다면 사람들이 기억할 디테일 하나를 만드는 겁니다.

작은 브랜드에게는 이런 디테일이 오히려 가장 비용 대비 효과가 좋은 마케팅일 수도 있습니다.

 

 

10. 결국 로드가 판 것은 '립밤'이 아니었습니다

제품보다 이미지를 판 로드 (출처- rhode 인스타그램)

로드의 브랜드 전략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제품은 뒤로, 삶의 방식은 앞으로.

로드의 캠페인을 보면 제품이 사진 한가운데에 놓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패션 화보처럼 보이고, 
인물과 공간이 먼저 보이고, 
제품은 그 사람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들어가 있습니다.

헤일리는 처음부터 로드를 단순한 뷰티 브랜드가 아니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만들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고객이 보게 되는 것은 
'이 립 제품이 얼마나 촉촉한가?'만이 아닙니다.

'이 제품을 사용하는 나는 어떤 사람이 될까?'

입니다.

이 구조가 숫자로도 나타납니다.

항목내용
출시2022년 6월, 제품 3개
첫 반응3일 내 품절, 웨이트리스트 약 44만 명
인수 직전 12개월 순매출약 2억 1,200만 달러
판매 방식인수 발표 시점까지 자사몰 직접 판매 중심
2024년언드 미디어 가치 기준 스킨케어 브랜드 1위
2025년 5월이엘에프 뷰티와 최대 10억 달러 규모 인수 계약
2025년 9월세포라 북미 입점, 역대 최대 규모 입점으로 기록

언드 미디어 가치(EMV, Earned Media Value)는 돈을 내고 산 광고가 아니라,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이야기해서 생긴 노출을 금액으로 환산한 값입니다.

로드는 고객이 대신 말해주는 구조를 만든 브랜드입니다.


그런데 저는 헤일리 비버가 아닌데요?

여기까지 읽으면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다 좋은데, 헤일리 비버니까 가능한 거 아닌가요?"

맞습니다.

그래서 그대로 따라 하면 안 됩니다. 우리 규모에 맞게 번역해야 합니다.

 

로드가 출시 전부터 이미지를 쌓았다면, 우리는 출시 3개월 전부터 제품을 만들게 된 과정과 문제를 기록해볼 수 있습니다. 
로드가 44만 명의 웨이트리스트를 만들었다면, 우리는 첫 30명, 첫 100명의 사전 알림 신청자를 모으면 됩니다. 
로드가 에레혼과 협업했다면, 우리는 결이 맞는 작은 카페나 크리에이터와 협업할 수 있습니다. 
로드가 폰케이스를 만들었다면, 우리는 고객이 사진 찍고 싶은 패키지 하나를 고민할 수 있습니다. 
코첼라 팝업을 만들 수 없다면, 소규모 모임에서도 사람들이 찍고 싶은 공간 한 곳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는 규모와 상관없이 꼭 가져올 수 있습니다.

창업자의 목소리입니다.

로드의 뒤에는 공동창업자와 전문 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객이 느끼는 브랜드의 온도와 취향은 계속 헤일리에게서 나왔습니다.

사업이 커질수록 일을 나누는 것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넘길 필요는 없습니다.

일은 나눠도, 브랜드의 목소리는 넘기지 않는 것.

특히 창업자와 브랜드가 강하게 연결된 작은 사업이라면 더 중요합니다.

 

 

헤일리 비버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 10가지

로드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헤일리 비버의 신념 (출처- rhode)

 

1. 유명세는 '관심'을 만들고, 브랜드는 '이유'를 만듭니다

사람들이 한 번 보게 만드는 것과 계속 사게 만드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팔로워 수보다 '왜 이걸 사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먼저입니다.

 

2. 출시 전에 '당연해 보이는 인식'부터 쌓으세요

헤일리는 스킨케어 브랜드를 내기 전에 '스킨케어에 진심인 사람'이 됐습니다.
판매 전에 먼저 그 분야의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이 가장 강력한 사전 마케팅입니다.

 

3. 제품 수가 적은 것은 약점이 아니라 메시지입니다

세 개뿐인 라인업은 '서두르지 않는다'는 신뢰를 줬습니다.
처음에는 대표 상품 하나를 깊게 만드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4. 고객은 제품이 아니라 '되고 싶은 나'를 삽니다

제품 설명보다, 그 제품을 쓰는 사람이 어떤 삶을 사는지 보여주세요.
정체성이 된 제품은 쉽게 버려지지 않습니다.

 

5. 동경과 공감 사이의 거리를 설계하세요

너무 완벽하면 멀어지고, 너무 평범하면 동경이 생기지 않습니다.
멋진 모습과 솔직한 약점을 함께 보여줄 때 사람들은 나를 투영합니다.

 

6. 희소성은 운영이 받쳐줄 때만 무기가 됩니다

기다리게 하는 전략은 강력하지만, 기다림이 실망으로 끝나면 역효과가 납니다.
한정 판매를 한다면 약속한 경험만큼은 반드시 지키세요.

 

7. 협업은 크기가 아니라 '결'로 고르세요

로드는 되고 싶은 이미지를 이미 가진 곳과 손잡았습니다.
작은 브랜드라도 나와 같은 결의 파트너를 고르면 서로의 신뢰가 더해집니다.

 

8. 고객이 찍고 싶은 순간을 설계하면, 고객이 광고가 됩니다

폰케이스, 팝업의 한 구석, 포장 하나까지. 공유될 장면을 처음부터 기획하면 광고비 대신 고객의 이야기가 쌓입니다.

 

9. 디테일은 예산이 아니라 의식의 문제입니다

공간에 널린 짐 몇 개를 치우는 것만으로도 인상이 달라집니다. 작은 브랜드일수록 디테일이 가장 효율 좋은 차별화입니다.

 

10. 일은 나눠도, 브랜드의 목소리는 넘기지 마세요

헤일리의 뒤에는 공동창업자와 팀이 있었지만, 브랜드의 온도는 헤일리에게서 나왔습니다.
퍼스널 브랜드 기반 사업이라면 고객과 만나는 접점만큼은 창업자가 직접 지키는 게 좋습니다.

 

 

이번 주, 우리 사업에 한번 적용해보세요

모든 것을 적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래 질문 중 하나만 골라 생각해봐도 좋습니다.

① 고객은 우리 제품을 사용하면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할까요?

② 출시 전에 사람들이 우리를 어떤 분야의 사람으로 기억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③ 지금 더 추가하는 대신 과감하게 없애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④ 고객이 자연스럽게 사진 찍고 이야기하고 싶게 만들 요소는 무엇일까요?

⑤ 우리 브랜드와 같은 '결'을 가진 사람이나 브랜드는 누구일까요?

제품의 기능은 경쟁사가 따라 할 수 있습니다. 
가격도 비슷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디자인도 언젠가는 닮은 것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다'

라는 인식이 만들어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때부터 고객은 제품을 사는 것을 넘어 브랜드에 자신을 투영하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헤일리 비버는 로드를 제품 3개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세 개보다 먼저 만든 것이 있었습니다.

'이 브랜드를 쓰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이미지였습니다.

물론 헤일리에게는 우리가 가지지 못한 인지도와 자본이 있었습니다. 
그 점까지 지우고 성공을 브랜딩 하나로 설명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이번 사례에서 가져올 것은 더 명확합니다. 
10억 달러짜리 브랜드를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구조를 우리 사업의 크기에 맞게 가져오는 것.

고객에게 무엇을 더 말할지보다, 어떤 감정을 남길지 생각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제품이 아니라 그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의 모습을 설계하는 것.

이번 주, 한 번 적어보셔도 좋겠습니다.

내 고객은 내 제품을 쓰면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할까요?


파운시스는 결과보다, 그 결과가 만들어지기 전 어떤 선택과 시행착오가 있었는지를 자세히 기록하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파운시스에서 다양한 여성 사업가의 과정과, 그 안에서 우리가 직접 적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계속 소개할게요.

오늘 이야기에서 여러분의 사업에 가장 적용해보고 싶은 한 가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답장을 통해 여러분의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

Fear Less. Found More. 파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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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https://youtu.be/v0SRo24_Tts?si=mreY5J9QtgLF_eB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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