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브랜드를 만들 생각은 없었다.
그저 내가 알고 있는 것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자주 받는 질문을 블로그에 적고, 지식iN에 답변하고, 짧은 영상을 만들었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평범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같은 일을 몇 달 동안 반복하면서 한 가지 변화가 생겼다.
사람들이 콘텐츠가 아니라 나를 기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콘텐츠는 단순한 홍보물이 아니라
나를 설명하는 자산이 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정보’를 만들었다
콘텐츠를 처음 만들 때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단순했다.
“사람들이 무엇을 궁금해할까?”
좋은 글을 써야 한다거나, 멋진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보다
현장에서 실제로 받았던 질문에 답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렌탈 계약은 언제 끝나는지,
제품을 바꾸기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서 가장 많이 헷갈리는지.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해서 설명하는 내용을 글로 옮겼다.
처음에는 그것뿐이었다.
그런데 콘텐츠가 쌓이기 시작하자
내가 하는 일을 설명하기가 쉬워졌다.
“저 이런 일을 합니다.”
라고 말하는 대신
“제가 쓴 글을 한번 보세요.”
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
콘텐츠가 명함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콘텐츠가 쌓이면 검색 결과가 달라진다
개인브랜딩 이야기를 하면 보통 SNS 팔로워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직접 해보니 내게 더 강력했던 것은
팔로워 숫자가 아니라 검색 가능한 콘텐츠의 양이었다.
블로그 글 하나,
지식iN 답변 하나,
숏폼 하나.
각각은 작았다.
하지만 계속 쌓이자 내가 특정 주제와 함께 검색되기 시작했다.
이 변화가 중요했다.
누군가 나를 처음 알게 됐을 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직접 설명하지 않아도 됐다.
검색하면 이미 내가 해온 일이 나왔다.
개인이 브랜드가 되는 순간은
로고를 만드는 순간도, 이름을 정하는 순간도 아니었다.
사람들이 어떤 주제를 떠올렸을 때 내 이름을 함께 떠올리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외부 플랫폼은 브랜드를 증명해주는 장치가 됐다
콘텐츠가 어느 정도 쌓인 뒤부터는
내 채널 안에서만 글을 쓰지 않았다.
외부 플랫폼에도 글을 보내기 시작했다.
오픈애즈, 모비인사이드, 위픽레터, EO Planet, 청년공감 등
다양한 곳에 지원하고 글을 발행했다.
물론 모두 한 번에 된 것은 아니다.
떨어진 곳도 많았다.
답장이 오지 않은 곳도 있었고,
여러 번 지원한 곳도 있었다.
하지만 실패해도 이상하게 남는 것이 있었다.
지원하면서 만든 글과 포트폴리오였다.
하나의 외부 활동이 생기면
그 활동은 다음 지원의 근거가 됐다.
그리고 다음 플랫폼이 추가되면
내가 직접 “저 콘텐츠 잘합니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외부 레퍼런스가 대신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개인브랜딩에서 외부 플랫폼의 힘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자기소개가 아니라 타인의 선택이 증거가 되는 것.
어느 순간 ‘무엇을 파는 사람’보다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해졌다
처음에는 상품이 중심이었다.
무엇을 판매하는지,
어떤 제품을 다루는지가 중요했다.
그런데 콘텐츠가 계속 쌓이면서 중심이 조금씩 이동했다.
사람들이 제품보다
“이 사람은 설명을 잘해준다.”
“이 사람은 꾸준히 콘텐츠를 만든다.”
“이 사람한테 물어보면 정리해서 알려준다.”
라는 이미지를 먼저 갖기 시작했다.
이 차이는 꽤 컸다.
상품은 바뀔 수 있다.
플랫폼도 바뀔 수 있다.
회사도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이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가’라는 이미지는 남는다.
개인브랜드가 필요한 이유도 결국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무엇을 파는지를 넘어
내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인지 기억되게 만드는 것.
개인브랜드는 한 번의 바이럴보다 반복에서 만들어졌다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늘 숫자를 보게 된다.
조회수, 좋아요, 구독자.
나 역시 그 숫자를 신경 썼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다른 숫자가 중요해졌다.
오늘도 글 하나를 올렸는가.
이번 주에도 하나를 만들었는가.
지난달보다 검색되는 콘텐츠가 늘었는가.
외부에 보여줄 결과물이 하나 더 생겼는가.
내 경험상 개인브랜드는
한 번 크게 터진 콘텐츠보다
“이 사람은 계속 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구나.”
라는 인식에서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인식은 결국 반복에서 나온다.
콘텐츠는 결국 기회를 만드는 자산이었다
콘텐츠를 만들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조회수가 아니었다.
기회가 생기기 시작했다.
외부 기고 기회가 생기고,
새로운 사람과 연결되고,
내 경험을 전자책이나 다른 형태의 콘텐츠로 확장할 수도 있게 됐다.
처음 작성했던 평범한 글 하나가
다음 글의 근거가 되고,
그 글들이 포트폴리오가 되고,
포트폴리오가 다시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다.
그래서 지금은 콘텐츠를 이렇게 생각한다.
콘텐츠는 오늘 팔기 위한 광고가 아니라
내일의 기회를 만들어두는 자산이다.
지금 다시 시작한다면 이렇게 할 것이다
처음부터 개인브랜드를 만들려고 애쓰지는 않을 것 같다.
대신 세 가지만 반복할 것이다.
첫째, 내가 실제로 경험한 것을 쓴다.
검색해서 정리한 정보보다
내가 직접 겪은 경험이 결국 가장 강한 차별점이 됐다.
둘째, 하나의 주제를 반복한다.
매번 새로운 사람이 되려고 하지 않고
한 분야에서 충분한 콘텐츠를 쌓는다.
셋째, 내 채널 밖으로 계속 나간다.
블로그만 하지 않고
외부 미디어, 커뮤니티, 뉴스레터 등에서 계속 새로운 독자를 만난다.
개인브랜드는 혼자 만든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나를 발견하면서 완성되기 때문이다.
결국 브랜드는 ‘쌓인 기록’이었다
나는 아직 완성된 브랜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도 계속 글을 쓰고,
새로운 플랫폼에 지원하고,
떨어지고, 다시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예전과 달라진 점은 하나 있다.
이제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처음부터 나를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그동안 만든 콘텐츠가 대신 설명해준다.
내가 어떤 일을 해왔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어쩌면 개인브랜딩의 끝은
거창한 슬로건을 만드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계속 기록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내가 하나의 검색 결과가 되는 것.
나는 지금도 그 과정을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