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마인드셋 #트렌드
고객은 제품이 아니라 ‘나중에 생길 문제’를 검색한다

구매 직전의 고객이 끝까지 검색하는 것은 의외로 제품의 장점이 아닐 때가 많다.

정수기의 크기나 필터 성능을 충분히 살펴본 뒤에도 검색창에는 다른 질문이 남는다. 우리 집 싱크대에 설치할 수 있는지, 상판에 구멍을 뚫어야 하는지, 이사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계약 중간에 해지하면 비용이 얼마나 생기는지 같은 문제다.

여기서 콘텐츠의 역할이 달라진다.

고객이 아직 제품을 모르는 단계라면 장점을 알려주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하지만 구매 직전까지 온 사람에게 계속 제품의 장점만 설명하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답을 반복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왜 사야 하는가’보다 ‘사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가’에 대한 답이다.

렌탈처럼 계약 기간과 설치가 함께 따라오는 상품에서는 이 차이가 더 크다.

코웨이 공식 제품 페이지를 확인하면 현재 판매 중인 정수기에도 의무사용기간 중 중도 해약 시 위약금이 발생하고, 총 렌탈 기간 안에 해지하면 회수비가 발생한다고 안내돼 있다. 렌탈 등록비 할인 혜택을 받은 경우 약정 기간 안에 중도 해약하면 할인받았던 등록비가 위약금에 더해질 수 있다는 조건도 명시돼 있다.

이런 조건은 제품의 기능과는 전혀 다른 영역이다.

그런데 구매 결정에는 상당히 가까이 붙어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월 렌탈료 몇천 원의 차이보다 “2년 뒤 이사하면 어떻게 되지?”라는 질문이 더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집이 자가가 아니라면 설치 과정에서 상판을 건드려도 되는지가 먼저 신경 쓰일 수 있다. 제품이 마음에 들어도 이 질문 하나가 해결되지 않으면 결제는 다음 날로 미뤄진다.

중요한 것은 이런 불안을 모두 하나의 숫자로 단정해서 없애려 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코웨이 공식 사용설명서는 정수기를 냉수 배관에 연결해야 하고, 제품에 따라 설치 공간과 주변 환경 조건을 확인해야 하며, 상세한 설치 방법은 설치 기사와 상의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반면 내가 이번에 확인한 코웨이 공개 공식 자료만으로는 모든 제품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상판 재질별 타공 기준’, ‘무타공 설치 가능 조건’, ‘철거 후 원상복구 범위’를 하나의 규칙으로 묶을 수 없었다. 이전설치 역시 코웨이 고객지원에서 별도의 신청 항목을 운영하고 있지만, 공개 페이지에서 모든 제품과 상황에 적용되는 단일 이전설치비를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오히려 이 지점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에게 중요한 힌트다.

고객의 질문에 무조건 “됩니다”라고 답하는 것이 좋은 콘텐츠가 아니다. 어디까지 바로 답할 수 있고, 어디서부터 설치 환경이나 계약 조건을 확인해야 하는지를 구분해 주는 것이 더 쓸모 있다.

예를 들어 제품 소개 콘텐츠의 순서를 바꿔볼 수 있다.

기존에는 성능, 디자인, 가격, 혜택을 설명한 뒤 마지막에 설치나 계약 조건을 짧게 붙였다면, 구매 직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에서는 반대로 시작할 수 있다.

“싱크대에 구멍을 뚫어야 하나?”

“이사하면 제품은 어떻게 옮기나?”

“약정 중간에 해지하면 무엇을 부담하나?”

먼저 이 질문을 꺼내고, 확인 가능한 것과 개별 확인이 필요한 것을 나눈다. 그다음 제품을 설명한다.

이 구조가 중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콘텐츠가 새로운 욕구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이미 구매 의사가 생긴 사람이 마지막에 걸려 있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데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 원리는 렌탈에만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B2B SaaS라면 기능 소개를 충분히 본 고객이 마지막에 검색하는 것은 데이터 이전, 기존 시스템 연동, 계약 종료 후 데이터 처리일 수 있다. 교육 상품이라면 커리큘럼보다 중도 환불이나 수강 기간이 마지막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온라인 서비스라면 가입 혜택보다 해지 방법이 신뢰를 결정하기도 한다.

제품마다 질문은 다르지만 구조는 같다.

고객이 결제 직전 다시 검색하는 질문에는 이미 마케팅의 답이 들어 있다.

무엇을 더 자랑할지를 고민하기 전에, 고객이 무엇 때문에 아직 결제를 누르지 못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그래서 구매 전환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 때 나는 제품 장점 목록보다 먼저 세 가지를 확인할 만하다고 본다.

고객이 구매 직전 가장 많이 걱정할 현실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그중 공식적으로 바로 답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개별 조건을 확인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여기까지 정리되면 콘텐츠도 달라진다.

더 세게 설득하지 않아도 된다. 모르는 부분을 감추지 않아도 된다. 고객이 마지막까지 들고 있던 질문을 먼저 꺼내 정확히 처리하면 된다.

구매 직전의 고객에게 필요한 콘텐츠는 제품을 한 번 더 칭찬하는 글이 아니라, 결제 버튼 앞에서 생긴 마지막 불안을 하나씩 없애주는 글에 더 가깝다.

링크 복사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추천 아티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