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를 꽤 많이 만들었다.
블로그도 쓰고,
짧은 영상도 만들고,
카드뉴스도 만들고,
여러 플랫폼에 글도 발행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콘텐츠 마케팅이라는 게 결국 좋은 콘텐츠를 많이 만드는 일 아닐까?”
그런데 최근 콘텐츠 마케팅 실무 과정을 경험하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콘텐츠 마케터에게 중요한 건
‘만드는 능력’보다 콘텐츠를 운영하는 능력에 더 가까웠다.
처음에는 Figma를 배우는 게 실무인 줄 알았다
실무형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처음 접한 것 중 하나가 Figma였다.
이미지를 넣고,
텍스트를 배치하고,
크기를 맞추고,
카드뉴스를 만드는 과정.
처음에는 솔직히 조금 의문이 들었다.
요즘은 AI로 이미지도 만들고 디자인도 빠르게 할 수 있는데,
“콘텐츠 마케터가 이런 툴을 얼마나 잘 다뤄야 하는 걸까?”
그런데 프로그램 전체 구조를 보고 나니 중요한 건 Figma 자체가 아니었다.
피어진 2기에서는 콘텐츠를
기획 → 제작 → 발행 → 성과 분석의 사이클로 운영한다.
툴은 그 과정에서 쓰는 하나의 수단이었다.
진짜 핵심은 그 앞뒤에 있었다.
콘텐츠는 만들기 전에 이미 절반이 결정된다
“이번 주에는 무슨 콘텐츠를 만들지?”
이 질문만으로는 부족했다.
누구에게 보여줄지.
어떤 반응을 얻을지.
어떤 지표를 목표로 할지.
왜 지금 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지.
이게 먼저 정리돼야 했다.
실제 과정도 기획안을 먼저 작성한 뒤 피드백을 받고, 이후 제작과 검수를 거쳐 발행하는 방식이었다.
여기서 하나를 느꼈다.
콘텐츠 제작자는 결과물을 만든다.
콘텐츠 마케터는 결과물이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부터 설계한다.
비슷해 보이지만 꽤 큰 차이다.
발행은 끝이 아니라 중간이다
예전에는 콘텐츠를 올리고 나면 일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조회수가 잘 나오면 좋아하고,
안 나오면
“이번 콘텐츠는 별로였나 보다.”
그 정도였다.
그런데 실무 과정에서는 발행 이틀 뒤 데이터를 다시 본다.
도달, 노출, 저장, 공유, 좋아요, 댓글, 팔로우 전환 등을 기록하고, 중요한 건 숫자 옆에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해석을 적는 것이다.
심지어 운영 규칙에는 이런 내용도 있었다.
숫자만 적고 해석을 하지 않으면 성과 기록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 문장이 꽤 인상적이었다.
왜냐하면 우리가 콘텐츠 성과를 볼 때 너무 쉽게 숫자 자체에 빠지기 때문이다.
조회수 1만.
좋아요 500.
저장 100.
그런데 이 숫자보다 중요한 질문이 있다.
왜?
조회수 1만보다 중요한 것은 ‘왜 1만이 나왔는가’다
예를 들어 어떤 콘텐츠가 1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러면 다음 질문이 시작된다.
제목 때문이었을까?
첫 화면 때문이었을까?
주제 때문이었을까?
업로드 시간 때문이었을까?
공유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일까?
반대로 조회수는 높았지만 팔로우 전환이 없었다면?
콘텐츠는 많이 소비됐지만
브랜드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래서 목표 지표도 하나를 명확하게 정하도록 되어 있었다.
모든 숫자를 동시에 잘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 콘텐츠에서는 무엇을 확인할지 먼저 결정한다.
이게 결국 가설이었다.
콘텐츠 마케팅은 결국 작은 실험의 반복이었다
콘텐츠 하나를 만든다.
결과를 본다.
가설과 실제 결과를 비교한다.
하나를 바꾼다.
다시 콘텐츠를 만든다.
또 결과를 본다.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한다.
실제 운영 과정에서도 피드백을 반영하고 A/B 테스트를 하며 마지막에는 운영 리포트로 정리하도록 구성돼 있었다.
그래서 콘텐츠 마케팅을 조금 다르게 보게 됐다.
대박 콘텐츠 하나를 만드는 게임이 아니다.
작은 실험을 계속하면서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게임이다.
AI 시대에는 오히려 ‘만드는 능력’의 가치가 내려갈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 같다.
이미 AI는 글을 쓴다.
이미지를 만든다.
영상을 만든다.
썸네일도 만든다.
콘텐츠를 ‘만드는 행위’ 자체의 비용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콘텐츠 마케터에게 무엇이 남을까.
나는 오히려 세 가지가 더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무엇을 만들지 결정하는 능력.
결과를 해석하는 능력.
해석을 다음 실행으로 연결하는 능력.
AI에게
“인스타그램 카드뉴스 하나 만들어줘.”
라고 하면 만들어준다.
하지만
“왜 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가?”
“누구에게 보여줘야 하는가?”
“왜 이 콘텐츠의 저장률이 높았는가?”
“다음 콘텐츠에서는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이 질문은 사람이 해야 한다.
결국 콘텐츠 마케터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콘텐츠 제작은 전체 업무 중 한 단계에 불과했다.
기획한다.
만든다.
발행한다.
데이터를 본다.
해석한다.
다시 기획한다.
그리고 또 반복한다.
그래서 지금은 콘텐츠 마케터라는 직업을 이렇게 생각한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콘텐츠를 통해 계속 가설을 검증하는 사람.
그리고 좋은 콘텐츠 마케터는
콘텐츠 한 편을 잘 만드는 사람보다,
지난 콘텐츠에서 배운 것을
다음 콘텐츠에 반영할 줄 아는 사람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