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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콘텐츠를 만들수록, 플랫폼은 신뢰를 팔아야 한다

누구나 전자책과 온라인 강의를

만드는 시대, 구매자는 결국 리뷰를 확인한다

 

AI를 활용하면 전자책 한 권을 만드는 데 필요한 시간이 크게 줄어듭니다.

목차를 구성하고, 자료를 정리하고, 초안을 작성하는 일까지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노션 템플릿이나 PDF 자료, 온라인 강의의 기획안도 이전보다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지식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려는 사람에게는 좋은 변화입니다.

하지만 구매자 입장에서는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비슷한 전자책과 온라인 강의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어떤 콘텐츠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지 판단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괜찮은 상품처럼 보여도 막상 결제해 보면 검색이나 AI 답변으로 얻을 수 있는 내용을 다시 정리한 수준일 수도 있습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비용은 낮아졌지만, 믿을 만한 콘텐츠를 고르는 비용은 오히려 높아진 것입니다.

이런 시대에 콘텐츠 판매 플랫폼이 제공해야 하는 것은 단순한 결제 기능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구매자가 상품을 믿고 결제할 수 있는 근거, 즉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합니다.

 

전자책이나 온라인 강의의 판매 페이지에는 비슷한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실무 노하우를 모두 담았습니다.”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합니다.”

물론 모두 틀린 표현은 아닙니다. 문제는 누구나 비슷한 문장을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AI를 활용하면 상품명, 상세페이지 문구, 커리큘럼과 판매 카피까지 짧은 시간 안에 완성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설명만으로는 상품의 깊이나 저자의 실제 경험을 구분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콘텐츠는 구매 전에 전체 내용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전자책의 몇 페이지만 미리 볼 수 있고, 온라인 강의도 일부 영상과 커리큘럼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노션 템플릿 역시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 전까지 사용성을 완전히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구매자는 판매자의 설명 외에 다른 근거를 찾게 됩니다.

누가 만들었는지, 실제 경험이 있는지, 먼저 구매한 사람은 어떻게 평가했는지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리뷰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실물 상품은 매장에서 직접 확인하거나 사진을 통해 크기와 형태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자책, PDF, 온라인 강의와 같은 지식 상품은 결제 전 품질을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콘텐츠를 모두 제공하면 구매할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리뷰는 이 정보 차이를 줄여줍니다.

실제 구매자는 상품 설명만으로 알기 어려운 내용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내용이 상품 소개와 일치했는지, 기존 무료 정보와 무엇이 달랐는지, 초보자도 실제로 따라 할 수 있었는지, 결제 후 콘텐츠가 정상적으로 전달됐는지 같은 정보입니다.

정말 좋은 리뷰는 아래 이미지(제로피에 작성된 리뷰 中)처럼 단순히 “만족합니다”라고 말하는 리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아래 이미지(제로피에 작성된 리뷰 中)처럼 구매 전에 어떤 문제가 있었고, 상품의 어떤 부분을 활용했으며, 실제로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리뷰가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내용에 따라 기대와 달랐던 부분이나 적합하지 않은 대상도 함께 알려줄 수 있습니다.

이런 리뷰는 다른 구매자에게 간접적인 체험이 됩니다.

디지털 콘텐츠에서 리뷰는 홍보 문구가 아니라, 구매자가 상품을 미리 판단할 수 있게 해주는 정보에 가깝습니다.

AI로 그럴듯한 상품 설명을 만들기 쉬워질수록, 실제 거래 이후에 남은 기록의 가치는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리뷰가 많다고 모두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리뷰의 중요성이 커질수록 다른 문제도 생깁니다.

리뷰 역시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구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후기, 판매자가 직접 입력한 후기, 일부 내용만 편집한 후기와 광고성 리뷰가 함께 노출되면 리뷰의 개수가 많아도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조작 판치는 네이버 리뷰…자영업자 울리는 '허위 별점' (2021.03.17/뉴스데스크/MBC)

출처: MBC News

 

그래서 콘텐츠 플랫폼은 리뷰 기능을 제공하는 데서 끝나면 안 됩니다.

적어도 구매자가 다음 내용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실제 결제한 구매자가 작성한 리뷰인지
  • 어떤 상품을 구매한 사람인지
  • 언제 구매하고 언제 리뷰를 남겼는지
  • 판매자가 리뷰 내용을 수정할 수 있는지
  • 외부에서 가져온 리뷰인지
  • 광고나 보상을 받고 작성한 리뷰인지

 

결국 중요한 것은 리뷰의 수가 아니라 리뷰의 출처와 거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가입니다.

제로피에서도 리뷰 기능을 고민하면서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별점과 후기 입력란을 만드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 구매 리뷰와 판매자가 임의로 등록한 후기를 같은 방식으로 보여주면, 오히려 플랫폼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플랫폼이 리뷰의 내용을 보증할 수는 없어도, 어떤 과정에서 만들어진 리뷰인지는 투명하게 보여줘야 합니다.

 

플랫폼을 옮기면

리뷰도 포기해야 할까?

 

리뷰 기능에 대해 생각하면서 또 하나의 고민이 생겼습니다.

판매자가 콘텐츠 판매 플랫폼을 옮길 때 기존 리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상품 설명과 파일은 다시 등록할 수 있습니다. 기존 판매 링크도 시간이 들지만 교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개월이나 수년에 걸쳐 쌓은 리뷰는 쉽게 옮길 수 없습니다.

판매자 입장에서 리뷰는 플랫폼이 대신 만들어준 자산이 아닙니다.

자신이 상품을 만들고, 고객을 확보하고, 실제 구매 경험을 제공한 결과입니다. 고객 문의에 대응하고 상품을 업데이트하며 오랜 시간 쌓은 신뢰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플랫폼을 바꾸는 순간 리뷰가 모두 사라진다면, 판매자는 새로운 플랫폼에서 처음부터 신뢰를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기존 플랫폼의 판매 수수료가 부담스럽거나 더 편리한 기능이 필요해도 쉽게 이동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낮은 수수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플랫폼을 옮기면서 판매 이력과 리뷰를 모두 잃는다면, 판매자가 감수해야 할 이전 비용이 너무 커질 수 있습니다.

판매자가 플랫폼을 옮긴다는 이유로, 고객과 함께 쌓은 신뢰까지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할까?

제로피에서도 타 플랫폼의 판매 리뷰를 이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 이유입니다.

 

하지만, 다른 플랫폼의 리뷰를 아무런 제한 없이 가져올 수도 없습니다.

판매자가 직접 입력한 리뷰가 실제 구매자의 후기인지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좋은 리뷰만 골라서 가져오거나, 문장의 일부를 수정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리뷰에 포함된 작성자의 이름, 프로필과 구매 정보도 판매자가 마음대로 이전할 수 있는 정보는 아닙니다.

무엇보다 외부에서 가져온 리뷰를 제로피에서 발생한 실제 구매 리뷰와 동일하게 보여주면 구매자가 오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리뷰 이전 기능을 만든다면 두 종류의 리뷰를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 제로피 실제 구매 리뷰

 

제로피의 결제 기록과 연결된 리뷰입니다.

어떤 상품을 실제로 구매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구매 리뷰’로 표시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 타 플랫폼에서 이전된 리뷰

 

기존 플랫폼에서 작성된 후기라는 사실을 함께 표시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기존 플랫폼의 이름, 리뷰 작성일, 원본 확인 여부와 이전된 리뷰라는 안내가 필요합니다. 작성자 정보는 필요한 범위에서 비식별 처리해야 합니다.

외부 리뷰를 제로피의 평점과 그대로 합산하는 것도 신중해야 합니다.

 

실제 구매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리뷰와 판매자가 제출한 외부 리뷰는 신뢰 수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리뷰를 구분해 보여주는 편이 구매자에게 더 정확한 판단 기준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리뷰 이전의 목적은 리뷰 수를 부풀리는 것이 아닙니다.

판매자가 기존에 쌓은 신뢰를 최대한 이어가게 하면서도, 구매자가 그 리뷰의 출처를 오해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어야 합니다.

결국 제로피가 풀어야 할 문제는 단순히 타 플랫폼 리뷰를 가져오는 기능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제로피에서 실제로 결제한 구매자의 리뷰와 외부 플랫폼에서 이전된 리뷰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구매자가 각각의 신뢰 수준을 판단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타 플랫폼 리뷰에는 기존 판매 채널, 작성 시점, 원본 확인 여부와 같은 정보를 함께 표시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제로피의 결제 기록과 연결된 후기는 ‘실제 구매 리뷰’로 표시할 수 있습니다.

평점 역시 무조건 하나로 합산하기보다 제로피 실제 구매 리뷰와 이전 리뷰를 나누어 보여주는 편이 더 투명할 수 있습니다.

이 기준이 없다면 리뷰 이전은 판매자의 신뢰를 이어주는 기능이 아니라, 후기 수를 부풀리는 수단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AI 시대에는 더 많은 상품보다

판단할 근거가 필요합니다

 

AI는 전자책과 온라인 강의를 빠르게 만들 수 있게 해줍니다. 상품 설명과 판매 페이지도 이전보다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만큼 구매자는 판매자의 설명만으로 상품의 품질을 판단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앞으로 디지털 콘텐츠 판매 플랫폼의 경쟁력은 상품을 얼마나 많이 보유했는지가 아니라, 구매자가 얼마나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지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실제 구매자의 경험이 남아 있는지, 외부에서 가져온 리뷰라면 출처가 어디인지, 판매자가 기존에 쌓은 신뢰를 어떤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입니다.

제로피가 만들고 싶은 것도 리뷰가 가장 많은 플랫폼은 아닙니다.

판매자가 다른 플랫폼에서 쌓은 신뢰를 이어갈 수 있으면서도, 구매자는 그 리뷰가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AI가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에 플랫폼이 제공해야 하는 것은 더 많은 콘텐츠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누가 무엇을 판매하고 있으며, 왜 믿을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

제로피는 결제 기능을 넘어 그 신뢰가 투명하게 쌓이고 이동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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