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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로 먹고사는 중개 플랫폼이, 판매 수수료를 없앤 이유

제로피를 소개하면 거의 항상 같은 질문을 받습니다.

“중개 플랫폼인데 수수료가 0%면 어떻게 돈을 버나요?”

제로피는 전자책, 노션 템플릿, 온라인 강의, 멤버십 같은 디지털 콘텐츠의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입니다.

보통 중개 플랫폼은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판매금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습니다. 거래액이 커질수록 플랫폼 매출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제로피는 반대로 플랫폼 판매 수수료 0%를 내걸었습니다.

처음에는 판매 수수료만 없애면 기존 플랫폼과 분명하게 차별화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알게 된 것은 달랐습니다.

수수료를 없애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수수료를 없애고도 플랫폼이 살아남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판매자가 성장할수록 비용도 커지는 구조

 

중개·대행 플랫폼의 수수료는 보통 판매금액에 비례합니다.

수수료가 10%라면 월 100만 원을 판매할 때 10만 원, 월 1,000만 원을 판매할 때 100만 원을 플랫폼에 지급합니다.

판매 초기에는 크게 부담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플랫폼이 결제와 콘텐츠 전달을 대신 처리해주기 때문에 필요한 비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판매가 늘어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콘텐츠는 판매자가 직접 만들고, 구매자도 대부분 판매자의 SNS나 블로그를 통해 유입됩니다. 플랫폼이 제공하는 기능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데, 판매자의 매출이 증가할수록 플랫폼이 가져가는 금액은 계속 커집니다.

판매가 잘되는 크리에이터일수록 직접 홈페이지를 만들거나 PG를 연동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이유입니다.

제로피는 여기서 시작했습니다.

판매자가 성장하더라도 플랫폼 비용이 함께 커지지 않는 구조를 만들 수 없을까?

 

판매 수수료 0%는 모든 비용이 0원이라는 뜻이 아니다

 

먼저 분명하게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제로피가 말하는 0%는 플랫폼 판매 수수료 0%입니다.

카드결제를 처리할 때 발생하는 PG 수수료와 부가세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플랫폼이 별도로 가져가는 판매 수수료는 서로 다른 항목입니다.

제로피가 없애려는 것은 판매자의 매출에 비례해 계속 증가하는 플랫폼 수수료입니다.

하지만 플랫폼 역시 운영비가 필요합니다.

카드결제를 안정적으로 처리해야 하고, 파일과 링크를 구매자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주문과 정산 정보를 관리하고 결제 오류, 환불과 고객 문의에도 대응해야 합니다.

판매자가 늘어나면 서버와 메시지 발송 비용도 늘어납니다. 제품을 계속 개선하려면 개발 인력도 필요합니다.

아무런 수익 없이 판매 수수료 0%만 유지한다면,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플랫폼이 더 큰 손실을 볼 수도 있습니다.

서비스가 오래 유지되지 못한다면 낮은 수수료는 판매자에게도 장점이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로피는 수익 구조를 3가지로 나누었습니다.

 

1. Free 플랜의 플랫폼 수수료 1%

Free 플랜은 월 이용료 없이 시작할 수 있고, 판매가 발생하면 판매금액의 1%를 플랫폼 수수료로 받습니다.

지식 상품을 처음 판매하는 사람에게는 월 8,900원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아직 상품이 실제로 팔릴지 모르는데 고정비부터 지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Free 플랜은 판매가 없으면 플랫폼 비용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먼저 상품을 출시하고 시장 반응을 확인하려는 판매자를 위한 구조입니다.

 

2. Max 플랜의 월 이용료 8,900원

Max 플랜은 월 8,900원이며 플랫폼 판매 수수료는 0%입니다.

판매량이 늘어나더라도 플랫폼 이용 비용은 동일합니다.

Free 플랜과 Max 플랜의 비용이 같아지는 월 판매액은 89만 원입니다.

월 89만 원의 1%가 8,900원이기 때문입니다.

월 판매액이 89만 원보다 적다면 Free가 유리합니다.

월 판매액이 89만 원보다 많다면 Max가 유리합니다.

처음에는 고정비 없이 판매를 검증하고, 판매가 늘어난 뒤에는 구독형 플랜으로 전환하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월 500만 원을 판매하면 Free 플랜의 플랫폼 수수료는 5만 원입니다. Max 플랜에서는 판매액과 관계없이 월 8,900원만 발생합니다.

판매자가 성장할수록 Max 플랜의 비용 효율이 커집니다.

 

3. 결제 파트너십을 통한 제휴 수익

제로피는 나이스페이먼츠 파트너사입니다.

제로피를 통해 결제가 발생하면 현재 계약 구조에 따라 거래액의 일부가 제휴 수익으로 발생합니다.

덕분에 Max 이용자에게 플랫폼 판매 수수료를 받지 않아도, 플랫폼 안에서 거래가 늘어나면 제로피에도 일정한 수익이 생깁니다.

판매자에게 높은 비율의 수수료를 청구하는 대신 다음 세 가지를 조합한 것입니다.

낮은 판매 수수료 + 월 구독료 + 결제 제휴 수익

 

제로피가 세운 가설은 명확합니다.

판매자 한 명에게 높은 수수료를 받는 것보다, 더 많은 판매자가 오랫동안 거래하게 만드는 편이 플랫폼에도 유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수수료 0%만으로 고객이 움직이지는 않았다

 

서비스를 만들기 전에는 가격이 충분히 낮으면 판매자들이 바로 옮겨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존 플랫폼에서 매달 수십만 원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면, 월 8,900원이라는 가격은 분명 매력적으로 보였습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기존 플랫폼에는 이미 상품, 판매 이력과 후기가 쌓여 있었습니다. SNS와 블로그 곳곳에 판매 링크도 공유돼 있었습니다.

플랫폼을 옮기려면 

상품 설명과 파일을 다시 등록하고, 기존 링크를 모두 교체해야 합니다. 구매자에게도 새로운 결제 방법을 안내해야 합니다.

판매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번거로움을 감수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수수료는 고객의 관심을 끌었지만, 이전을 결정하게 만드는 것은 제품이었습니다.

결제가 안정적으로 처리되는지, 구매자에게 콘텐츠가 제대로 전달되는지, 판매자가 주문과 고객을 편하게 관리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했습니다.

깨달음을 얻은 이후 제로피의 우선순위도 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얼마나 저렴한지를 강조했지만, 지금은 판매자가 실제로 옮겼을 때 무엇이 더 편해지는지를 먼저 봅니다.

 

수수료 0%는 강한 장점입니다. 하지만 결제와 콘텐츠 전달, 주문 관리가 안정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결국 제로피가 검증해야 할 것은 하나입니다.

낮은 수수료를 유지하면서도 판매자가 계속 사용할 만큼 좋은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가.

 

거래액이 늘어도 좋은 사업이 아닐 수 있다

 

중개 플랫폼을 설명할 때 거래액은 가장 눈에 띄는 숫자입니다.

하지만 거래액과 플랫폼 매출은 전혀 다릅니다.

거래액이 1억 원이어도 플랫폼 수익률이 1%라면 매출은 100만 원입니다. 여기에서 서버, 메시지, 인건비, 결제 운영과 고객 지원 비용을 제외해야 합니다.

수수료를 1%에서 2%로 올리면 같은 거래액에서도 플랫폼 매출은 두 배가 됩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가장 쉬운 매출 성장 방법입니다.

하지만 판매자가 부담하는 비용도 그대로 두 배가 됩니다. 수수료가 높아질수록 판매자는 다른 플랫폼이나 자체 결제 시스템을 찾게 됩니다.

결국 중개 플랫폼은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한 번의 거래에서 더 많은 금액을 가져갈 것인지, 낮은 수수료를 유지하면서 더 많은 거래와 장기 고객을 만들 것인지.

제로피는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대신 수익성은 더 높은 거래액과 반복 사용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Free 1%, Max 월 8,900원이 판매자에게 유리한 구조라는 점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하지만 제로피에도 지속 가능한 가격인지는 아직 검증 중입니다.

Max 고객 한 명에게 받는 월 8,900원으로 결제, 콘텐츠 전달, 주문 관리, 정산 확인과 고객 지원을 제공해야 합니다.

판매량이 많은 고객일수록 콘텐츠 저장량과 메시지 발송량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결제와 환불 관련 문의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거래액에서 발생하는 제휴 수익이 이러한 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지도 더 확인해야 합니다.

가격이 조정될 수도 있고, 판매자가 필요로 하는 별도의 유료 기능이 추가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0%라는 숫자를 무조건 유지하는 일이 아닙니다.

판매자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플랫폼이 제품을 계속 운영할 수 있는 가격을 찾는 것입니다.

 

중개 플랫폼은 반드시 높은 수수료로 돈을 벌어야 할까

 

제로피는 수수료로 먹고사는 중개 플랫폼입니다.

다만 그 수수료가 반드시 판매금액의 10%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작은 구독료와 낮은 판매 수수료, 결제 파트너십을 조합해도 지속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지 실험하고 있습니다.

아직 이 모델이 성공했다고 말할 단계는 아닙니다.

판매자가 월 89만 원을 넘겼을 때 실제로 Max 플랜으로 전환하는지, 거래액이 증가할수록 제로피의 수익도 건강하게 증가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수수료 절감 외에도 판매자가 계속 사용할 이유를 만들어야 합니다.

다만 한 가지 원칙은 유지하고 싶습니다.

판매자가 더 많이 판매했다는 이유만으로 플랫폼이 과도하게 많은 금액을 가져가지 않는 것.

 

제로피가 증명해야 할 것은 단순히 판매 수수료를 0%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판매자의 매출을 최대한 지켜주면서도, 중개 플랫폼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지금은 그 구조를 검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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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피 제로피 ·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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