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검증 #사업전략 #프로덕트
정부지원사업 심사위원은 당신의 비전이 아니라 '생존 능력'을 봅니다

정부지원사업 서류 심사에서, 혹은 발표 평가에서 매번 고배를 마시는 대표님들이 찾아오시면 
저는 어떤 아이템인지 묻기전에 사업계획서나 발표자료를 먼저 보여달라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떨어지는 자료들은 약속이나 한 듯 정확히 같은 지점에서 부족함이 보입니다. 

바로 심사위원이 정말로 보고 싶어 하는 '3C'가 빠져 있다는 것입니다.

 

투자 유치와 정부지원사업, 같은 '3C'라도 보는 렌즈가 다릅니다

정부지원사업의 탈락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먼저 ‘3C 가치분석’이라는 기준을 이해해야 합니다. 

3C는 Customer(고객의 문제), Company(우리의 역량), Competitor(경쟁 우위)를 의미합니다. 

투자 유치를 위한 IR 피치덱이든, 정부지원사업 발표자료든 이 3C라는 뼈대는 동일합니다. 

하지만 많은 초기 스타트업 대표님이 “IR 자료 만들어 둔 게 있으니 이걸로 정부사업도 지원하면 되겠지”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다 탈락의 고배를 마십니다. 

같은 3C를 다루지만, 심사위원과 투자자가 보고 싶어 하는 '포인트'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는 '수익성'과 '회수 가능성'을 봅니다. 
그래서 그들은 다소 위험하더라도 10년 후 시장을 독점할 유니콘의 꿈, 
즉 '비전'을 Company 파트에서 보고 싶어 합니다. 

반면 정부지원사업 심사위원은 '안정성'과 '실행 가능성'을 봅니다. 
그들은 국민의 세금을 집행하는 사람들이기에, 이 자금이 허공으로 사라지지 않고 
1년 내에 약속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검증하려 합니다. 

즉, 투자자 앞에서는 "우리는 미래를 바꿀 팀입니다"라고 어필해야 하지만, 
정부지원사업에서는 "우리는 이 과제를 완수할 능력이 있는 팀입니다"를 증명해야 합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가장 빈번하게 실패하는 영역인 Company, 
즉 '현실적인 역량 증명'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Company는 '팀 소개' 페이지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대표님이 Company 파트를 단순히 팀원 사진과 이력을 나열하는 페이지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심사위원의 관점에서 Company는 발표자료의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신뢰의 증거'여야 합니다. 

회사 소개, 제품 개발 계획, 비즈니스 모델 등 모든 장표에서 
당신이 이 사업을 완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냄새가 나야 합니다. 

심사위원이 돋보기를 들고 찾는 것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문제 해결에 직접 연결되는 경험이 있는가?

둘째, 주장하는 솔루션을 실제로 구현할 기술력이 있는가?

셋째, 빈틈을 메울 수 있는 구체적인 팀 구조가 있는가?

넷째, 작더라도 검증된 실적(MVP, 테스트 등)이 있는가?

이 네 가지 요소가 발표자료 전반에 녹아 있지 않다면, 아무리 아이템이 좋아도 탈락 1순위가 됩니다. 
대표적인 실패 사례 세 가지를 통해 여러분의 자료를 점검해 보시길 바랍니다.

 

유행하는 키워드에 매몰된 '가짜 역량'을 경계하세요

 

사례 1: 개발자 없는 AI 스타트업

최근 가장 흔하게 접하는 탈락 사례입니다.

“저희는 독보적인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합니다.”

제품 소개에는 딥러닝이니 알고리즘이니 화려한 용어가 가득하지만, 
정작 팀 구성을 보면 AI 개발자가 한 명도 없습니다. 

대표님은 병원 행정직 출신이고, 팀원은 물리치료사 출신의 마케터뿐입니다. 
이런 경우 심사위원은 '망상'이라고 판단합니다. 

요즘처럼 AI가 트렌드일 때, 무리하게 기술 키워드를 붙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은 하루에도 수십 개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하는 전문가들입니다. 
누가 진짜 기술을 가졌고, 누가 키워드만 빌려 썼는지 단 1분이면 파악합니다. 

개발자가 없다면 차라리 AI를 빼고, 당신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서비스 본질에 집중하십시오.

 

사례 2: '외주 개발'이라는 위험한 단어

“핵심 기술 개발은 전문 외주 업체에 맡길 예정입니다.”

이 문장이 개발 계획에 들어가는 순간, 선정 확률은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수많은 스타트업이 외주 개발로 시작했다가 
커뮤니케이션 실패, 일정 지연, 품질 저하로 무너지는 것을 심사위원들은 수도 없이 목격했습니다. 

여러분이 심사위원이라면 자체 개발팀을 보유한 A팀과, 
지원금을 받아 외주를 주겠다는 B팀 중 누구에게 세금을 지원하겠습니까? 

답은 명확합니다. 

만약 내부에 개발자가 없다면, 단순히 '외주를 주겠다'고 쓰지 말고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CTO 영입을 위해 현재 누구와 접촉 중인지, 
협력 파트너사와 어떤 계약 관계를 맺었는지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십시오. 

심사위원이 원하는 것은 막연한 계획이 아니라 실행의 확신입니다.

 

사례 3: 아이템과 무관한 고스펙

명문대 출신, 대기업 경력은 훌륭한 자산이지만 그 자체로 사업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의료기기를 만들겠다고 왔는데, 대표의 경력이 대기업 마케팅 5년이라면 
심사위원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화려한 스펙을 나열하기보다, 그 경력이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를 연결해야 합니다. 

관련성이 부족하다면 이를 인정하고, 어떤 자문단이나 파트너를 통해 전문성을 보완할 것인지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훨씬 전략적입니다. 

심사위원은 완벽한 슈퍼맨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알고 이를 해결할 줄 아는 똑똑한 경영자를 원합니다.

 

잘 할 수 있는 사업을 해야 선정될 확률이 높습니다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되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으려는 분들을 많이 봅니다.(정말 많습니다.) 

없던 기술을 있다고 부풀리고, 실현 불가능한 숫자를 적어 넣습니다. 
하지만 그런 자료는 작성하는 데에도 엄청난 에너지가 들 뿐더러, 
발표 현장에서 날카로운 질문 몇 마디에 금방 밑천이 드러납니다. 

결국 시간 낭비이자 리소스 낭비입니다. 

가장 강력한 사업계획서와 발표자료는 '있는 그대로' 쓰는 자료입니다. 
여러분이 병원에서 10년을 일했다면 그 경험으로 풀 수 있는 문제를 이야기하십시오. 

개발자가 없다면 노코드 툴로 검증할 수 있는 모델을 가져오십시오. 
여러분이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사업을 설계할 때, 
자료에는 진정성이 담기고 심사위원은 그 실행 가능성에 점수를 줍니다.

지금 여러분의 사업계획서와 발표자료를 다시 한번 펼쳐 보시길 권합니다. 

혹시 유행을 좇아 억지로 끼워 넣은 기술이나, 내 능력 밖의 약속들이 적혀 있지는 않습니까? 
그 거품을 걷어내고, 지금 당장 내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정부지원사업 합격은 물론, 여러분의 소중한 젊음과 열정을 지키는 가장 지혜로운 길입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3C의 또 다른 핵심, Customer(고객의 문제)를 
어떻게 증명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막막한 예비 창업가 여러분의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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