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 없어서 알바 쓴 건데, 시간이 더 없어졌어요.”
이 문장은 특정 개인의 하소연이 아니라, 하루에 쓸 수 있는 시간이 이미 한정된 대표들이 공통으로 반복해서 꺼내는 말입니다.
특히 워킹맘, 워킹대디, 해외 근무자와 시차를 두고 소통해야 하는 대표처럼 하루 중 업무 소통 가능한 시간이 일부 구간에만 묶여 있는 경우에 자주 등장합니다.
이런 대표들은 늘 시간이 모자라다고 말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일을 못해서 생기는 문제는 아닙니다. 애초에 시간 관리가 쉽지 않은 전제 위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직원들과 실시간으로 말을 주고받기 어려운 구조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간이 더 부족하게 느껴질 뿐입니다.
그런데도 많은 회사의 기본 전제는 여전히 같습니다. 대표가 언제든 톡방에 들어와서 보고를 확인하고, 요청에 바로 답해줄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입니다. 직원은 질문하면 바로 답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보고를 남기면 곧 피드백이 돌아오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청이 생기면 바로 올리고, 대표는 바로 확인해서, 바로 다음 단계로 넘기는 흐름입니다.
이 구조는 대표가 하루 종일 자리에 상주하는 회사에서나 가능한 방식입니다.
이 글은 여기서부터 출발합니다. 워킹맘처럼 하루에 6~7시간만 정해진 시간에 일할 수 있는, 시간 제약이 큰 여성 사업가에게 왜 일반적인 업무 진행 방식이 맞지 않는지, 그리고 그 상황에 맞춰 일하는 방식을 통째로 바꿨을 때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한 사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하루에 접속 가능한 시간이 정해져 있는 대표
이런 조건을 가진 대표의 업무 시간 패턴은 명확합니다. 실제로 일을 볼 수 있는 시간이 하루 6~7시간 안팎이고, 이 시간이 하루 전체에 걸쳐 열려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아침·저녁처럼 특정 구간에만 몰려 있거나, 주어진 루틴 안에서만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대표는 아침에 아이 식사 챙기고 학교 보내고, 오후에는 다시 귀가 시간과 저녁 준비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 사이 남는 시간에 업무를 몰아 넣어야 합니다.
이 와중에도 대표는 회사에서 계속 판단과 피드백을 해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본인이 직접 손을 움직이지 않더라도, 직원들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대표의 컨펌을 필요로 하는 지점은 계속 등장합니다. 콘텐츠 기획, 일정 조정, 각종 업무 요청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 대표가 쓸 수 있는 업무 시간을 마음대로 늘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아이 등·하교 시간, 돌봄 시간처럼 바꿀 수 없는 고정 스케줄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조금 더 하고, 밀렸으니 밤새서 처리하자” 같은 선택지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대표에게 중요한 것은 속도보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업무를 보고 받고, 언제 어떤 방식으로 피드백을 남기느냐입니다.
사람을 늘렸는데도 대표의 시간이 비지 않는 이유
같은 상황에 놓인 대표들은 대개 시간이 부족해졌다고 느끼는 순간, 가장 먼저 인력 확충을 고민합니다. 직접 처리하지 않아도 되는 일부터 외부 인력이나 직원에게 넘기고, 대표가 직접 확인해야 하는 일을 줄이려 합니다.
하지만 사람을 늘렸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달라지는 지점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업무 요청, 수정 사항, 대표 컨펌이 필요한 결정들은 대표가 자리에 없는 시간에도 계속 발생합니다. 누군가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확인을 기다리고 있고, 누군가는 대표의 판단이 필요한 지점에서 멈춰 있습니다.
대표가 카카오톡, 슬랙 같은 메신저를 열면 이런 화면을 마주하게 됩니다.
- 이미 지나가버린 요청들이 대화창 위로 밀려있고
- 급해 보이는 일들이 한꺼번에 쌓여 있으며
- 어떤 요청은 이전 맥락을 다시 찾아 읽지 않으면 파악이 어렵습니다.
결국 대표는 “내가 일할 수 있는 시간에, 내 기준대로 확인한다”가 아니라, 눈앞에 떠 있는 메시지부터 먼저 처리하는 방식으로 끌려가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말이 나옵니다.
“사람을 썼는데, 왜 여유가 더 없어졌지?”
업무량이 갑자기 폭증해서가 아닙니다. 대표가 확인해야 할 일들이 대표의 업무 가능 시간과 상관없이 실시간으로 쌓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요.
기존 방식의 한계가 드러나는 지점
이 패턴이 반복되면 대표는 어느 지점에서 깨닫게 됩니다. 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더 부지런해진다고 해결되는 이슈가 아니라는 것을요.
핵심은 하나입니다. 직원들의 업무 보고 시점을 대표가 통제할 수 없다는 점.
업무 요청, 콘텐츠 아이디어, 일정 변경 같은 것들이 그때그때 메신저로 흘러들어오고, 대표는 자신이 접속 가능한 시간에 톡방에 쌓여 있는 요청들을 눈에 보이는 순서대로 처리합니다. 이 방식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눈앞에 보이는 것만 빠르게 처리하게 되기 때문에, 중요한 일이 누락되기도 쉽고, 조각난 정보들을 조합하지 못한 채 단편적으로 받아들여야 해서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대표에게 필요한 환경은 다릅니다. 직원들은 언제든 필요한 내용을 미리 남겨둘 수 있지만, 대표는 그 요청들을 모아둔 곳을 일정한 리듬으로 방문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대표는 일에 끌려다니게 됩니다.
선택 기준은 단순합니다
만약 지금 이 지점에 와 있다고 느껴진다면, 기준은 하나만 가져가도 충분합니다.
“내가 일할 수 있는 시간에만 확인해도 다음 작업이 문제없이 진행되는가.”
이 기준을 만족시키려면, 단순히 카톡방을 노션 같은 협업 툴로 옮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 안에 해야 할 일들이 빠짐없이 남아 있어야 하고, 콘텐츠 기획도 같은 규칙으로 정리되어 있어야 하며, 일정 역시 대표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기준으로 쌓여 있어야 합니다.

즉, 업무요청, 콘텐츠 기획, 일정 관리가 서로 다른 도구에 흩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 안에 같은 기준으로 쌓여 있어야 합니다.
이건 이론이 아니라 실제 사례에서 검증된 방식입니다.
10인 미만 스타트업을 위한 표준 노션 시스템을 도입한 고객사 중에는, 하루에 정해진 시간에만 업무를 볼 수 있는 워킹맘 대표가 있었습니다. 이 대표에게도 업무요청, 콘텐츠 기획, 일정이 대표가 접속하지 않은 시간에도 계속 생성되고 있었고, 본인은 가능한 시간에 들어가 한 번에 확인과 피드백을 처리할 수 있는 구조를 필요로 했습니다.
대표의 피드백 방식이 바뀌었을 때 생긴 변화
도입 이후 달라진 것은 대표의 역할이 아닙니다. “피드백을 주고받는 방식”입니다.
업무 요청은 더 이상 들어오는 즉시 처리해야 하는 알림이 아니라, 업무 요청 페이지에 쌓이는 항목이 됩니다. 대표는 시스템에 접속했을 때 그 목록을 보고, 우선순위가 높은 것부터 차례대로 검토합니다.

콘텐츠 기획도 동일한 구조로 다룹니다.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해서 바로 메신저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기획 페이지에 기록해 둡니다. 대표는 접속 가능한 시간에 이 목록을 모아서 한 번에 확인합니다.

일정 역시 알림이 울릴 때마다 반응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예정된 일정은 캘린더에 정리되어 있고, 대표는 접속했을 때 그날 확인해야 할 일정만 모아서 봅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 세 영역은 서로 다른 일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본질은 하나의 규칙으로 정리됩니다.
“직원은 미리 남겨두고, 대표는 접속했을 때 한 번에 확인한다.”
실제 고객사 대표가 말한 변화
이 대표는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워킹맘이었습니다. 시간 제약이 구조적으로 큰 조건에서 출발한 셈입니다. 아이가 초등학생이 된 지금도, 워킹맘으로 사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여전히 만만치 않은 조건입니다.
“보통 아이를 오전 보내면 집 정리하고 10시쯤 출근하고, 방학 때는 점심 시간까지만 일합니다. 총 근무시간은 6~7시간 정도예요. 더 일하고 싶어도 퇴근 시간을 더 늦출 수는 없었어요.”
시장 조사, 상세페이지 기획, 콘텐츠 발행, 고객 응대까지 몇 년 동안 모든 실무를 혼자 감당하다가 직원을 채용했지만, ‘시간 제약’이라는 조건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 시스템을 도입한 지 2개월 차인 이 대표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애가 이제 5학년, 6학년 올라가는 시점이긴 한데, 방학 때가 더 힘들어요. 밥을 챙기고 나와야 하니까 출근을 점심 먹이고 나올 때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연락 오면 그때그때 봐야 되는 구조는 안 맞더라고요.
업무든 콘텐츠든 일정이든 다 거기 남겨두고 제가 시간 될 때 들어가서 한 번에 보면 된다는 게 제일 좋았어요.”
이 사례에서 달라진 것은 대표의 하루 일과표가 아니라, 일의 흐름입니다.
실시간으로 직원들과 대화하며 반응하던 구조에서, ‘대표가 접속 가능한 시간에만’ 피드백을 남기는 구조로 완전히 전환된 것입니다.
'시간 제약' 속에서 일하는 대표들에게
이 사례의 핵심은, 대표가 더 많은 일을 해내게 되었다거나, 위임을 극적으로 잘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그때그때 반응하던 방식에서, 대표가 접속했을 때 지금 확인해야 할 업무, 콘텐츠, 일정이 각각 한눈에 남아 있는 방식으로 일하는 구조가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업무요청, 콘텐츠 기획, 일정이 모두 같은 기준으로 쌓여 있을 때, 일은 대표가 감당 가능한 범위 안에서 정리되고 처리됩니다. 시간 제약이 있다는 사실은 그대로지만, 그 안에서 쓰이는 시간의 구조가 달라집니다.
대표들이 함께 많이 본 콘텐츠
확인 시점을 대표가 정하지 못하는 회사에서 왜 일이 계속 밀리는지, 카카오톡·슬랙 중심 업무 방식의 구조적 한계를 정리한 글입니다.
시간 제약 문제를 시스템으로 정리했다면, 다음은 첫 채용입니다. 신입이 대표 도움 없이도 회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온보딩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방법을 다룹니다.
© 공여사들. ‘일의 구조’를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