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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보디스: 마지막 순간까지, 내 몸으로 서 있을 자유

 Written by : 베이스벤처스 한정봉 수석팀장


인류는 왜 무력함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는가?

인류는 수천 년간 수많은 불편을 해결하며 문명을 쌓아왔습니다. 배가 고프면 농사를 지었고, 멀리 가기 위해 바퀴와 비행기를 만들었으며, 이제는 AI로 지능의 한계마저 넘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노화’만큼은 예외였습니다.

나이가 들면 관절이 닳고, 근육이 빠지고, 결국 타인의 손을 빌려야만 움직일 수 있게 되는 삶. 우리는 이 비극적 결말을 ‘자연의 섭리’ 혹은 ‘숙명’이라 부르며 침묵해 왔습니다.

리보디스 팀과 윤성식 대표

하지만 윤성식 대표는 이 당연한 질서에 본능적인 거부감을 느낍니다. 그는 침상에 누워 무력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을 공학자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 말합니다. 그에게 노화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할 운명이 아니라, 기술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일 뿐입니다.

리보디스(Rebodis)는 이름 그대로 ‘몸을 다시 설계(Re-Body)’하여, 이 오래된 난제를 풀기 위해 뛰어든 스타트업입니다.

궁극적 목표: 입는 것을 넘어, 몸의 일부가 되는 로봇(Implant)

윤 대표가 그리는 미래는 단순히 무릎이 아픈 어르신을 돕는 보조기구 회사가 아닙니다. 그의 머릿속에는 훨씬 더 파괴적인, 두 가지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그중 그가 정말로 하고 싶은 궁극의 목표는 ‘임플란트 로봇’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로봇을 몸 안에 박아버리고 싶습니다. 인공 관절 수술의 만족도가 90%가 넘는 것처럼, 인공 근육이나 로봇을 체내에 이식해 신체 기능을 영구적으로 확장하고 싶습니다.”

마치 일론 머스크가 뇌에 칩을 심으려 하듯, 그는 사람의 몸을 로봇으로 커스터마이징하는 미래를 꿈꿉니다. 물론 윤리적 허들과 사회적 합의라는 거대한 벽이 있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 믿기에, 그는 지금의 사업을 통해 그 미래로 가기 위한 신뢰와 기술적 자산을 쌓고 있습니다.

현실의 해법: 안경처럼 당연한 로봇 (Wearable)

임플란트가 미래의 꿈이라면, 그 전 단계로서 리보디스가 당장 해결하려는 현실은 ‘웨어러블 로봇’입니다. 하지만 접근 방식이 기존 경쟁사들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옷장에서 옷을 고르듯이 로봇을 꺼내 입는 미래

대부분의 로봇 회사가 ‘얼마나 큰 힘을 낼까’에 집중할 때, 리보디스는 ‘얼마나 편안한가’에 모든 역량을 집중합니다.

“로봇이 성공하려면 ‘안경’처럼 되어야 합니다. 안경은 한 번 쓰면 평생 쓰지만, 쓰고 있다는 걸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편안합니다. 그러면서도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필수품이죠.”

입어서 못 걷던 사람이 걷게 되는 기적을 만들되, 그것이 거추장스러운 기계 장비가 아니라 마치 속옷이나 안경처럼 일상에 스며들어야 한다는 것. 이것이 윤 대표가 소프트 로보틱스(Soft Robotics)를 고집하는 이유입니다. 딱딱한 금속 로봇으로는 절대 구현할 수 없는 ‘의식하지 못할 정도의 편안함’을 위해서입니다.

집요함이 만든 “근거 있는 자신감”

(좌) 조규진 교수 (우) 윤성식 대표

이 거대한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것은 창업팀이 가진 압도적인 기술적 해자입니다. 리보디스는 소프트 로보틱스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조규진 교수와 그의 제자인 윤성식 대표가 의기투합해 설립한 서울대 바이오로보틱스 연구실의 스핀오프 기업입니다.

Science와 Science Robotics에 게재된 연구실의 요소 기술들

이들은 로봇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논문을 게재하며 1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소프트 로보틱스 기술을 증명해왔습니다.

“우리가 못하면 전 세계 어디도 못 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먼저 치고 나가야 합니다.”

이 말은 오만이 아닙니다. 수만 번의 실험과 압도적인 연구 실적, 그리고 125건 이상의 특허가 증명하는 근거 있는 자신감입니다. 대기업조차 구현하지 못했던 초박형 자가 정렬 관절을 만들어낸 그들의 기술력은, 로봇을 ‘기계’가 아닌 ‘옷’의 영역으로 가져왔습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온전한 '나'로 서 있을 자유

리보디스의 단기 목표는 의외로 현실적입니다. 등산이나 러닝을 즐기는 일반인부터, 무릎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부모님까지 '안경'처럼 자연스럽게 착용하는 웨어러블 로봇을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리보디스는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닙니다. 안경이 시력을 보정해 인류에게 ‘보는 자유’를 주었듯, 소프트 로보틱스를 통해 인류에게 ‘움직일 자유’를 돌려주려는 컨슈머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지금은 옷처럼 입지만, 언젠가는 내 몸의 일부가 될 기술을 향해 나아갑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타인의 도움 없이 온전한 ‘내 몸’으로 서 있을 자유.”

노화라는 인류의 오랜 숙제를 기술로 풀어내겠다는 한 공학자의 지독한 자존심. 베이스벤처스는 그 무모해 보이는 야망이, 윤성식이라는 창업가의 집요함을 만나 결국 ‘당연한 현실’이 될 것임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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