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형식을 바꿔야 회사가 산다
우리는 보고의 노예다. 매달, 매 분기, 매 반기, 매년마다 보고서를 만들고 발표한다. 보고서는 항상 정갈하고 알아보기 쉬워야 하며 숫자로 구성이 되면 좋다. 그리고 회사마다, 보고 받는 임원마다 정해진 폰트와 폰트 크기가 있다. 그래프가 있어야 하고 색으로도 구분해야 하고 너무 기준과 제한이 많다.
보고를 위한 보고라는 말이 있다는 것이 참 가슴 아프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보고 체계와 형식을 매우 중요시한다.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쏟아 붓는 시간으로 인해 오히려 다른 업무를 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야근을 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내가 경험하고 있는 외국 팀원들은 보고 형식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빠르게 상사와 이야기하고 팀원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그 과정에서 ppt는 핵심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보고서 ppt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이는데 애자일한 조직은 ppt를 굉장히 간단하게 만든다. 길게 만들지도 않고 핵심만 추가한다. 또한 ppt 없이도 미팅을 잘한다.
아마존 기업 문화 중 하나로 파워포인트 대신 6페이지 문서를 만들어서 발표하는 문화가 있다. ppt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제프 베조스의 방법이다.
그리고 구글이 만든 구글 슬라이드에는 ppt보다 기능이 적다. 그 이유로 쉽고 빠르게 작업 및 협업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고급 기능을 제외시킨 것이다.
불필요한 디자인 작업보다는 간결하고 핵심이 포함된 글을 통해 보고하고 공유할 수 있다. 서식이 어떻고, 디자인이 어떻고에 대해서 평가하는 것은 시간 낭비다. AI를 활용해서 ppt를 제작할 수 있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하지만 ppt에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면 AI를 활용해서 ppt를 만들 필요도 없고, 결국 근본적으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ppt 보고서가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효율화를 위한다면 보다 빠르게 보고를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형식적인 보고가 아니라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내용의 보고, 그리고 빠르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지금보다 직원들의 업무 능률을 높이고 불만족도는 낮출 수 있다. 특히 젊은 직원들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보고 형식, 체계를 바꿔야 한다.
최근 장관급 회의에서 윤호중 장관의 발언 또한 결을 같이 한다. 과도한 보고서 편집 문화로 인해 속도가 느리고 젊은 직원들 역시 상당한 피로도를 느끼고 있다. 정말 변화를 맞이해야할 시기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