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7,000억 기업가치 '세탁 혁명'을 만드는 런드리고의 결단력
모바일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 만든 의식주컴퍼니 조성우 대표

신윤주
· 기획자

여러분은 어떤 세탁기를 쓰시나요?

소위 ‘통돌이’라고 불리는 임펠러 세탁기? 드럼 세탁기? 아니면 건조기와 스타일러…? 각종 브랜드의 각양각색 세탁기를 쓰고 계실 텐데요. 

만약 온 세상 세탁기가 갑자기 다 없어져서 당장 내일부터 다시 손 빨래를 해야 한다면 어떨까요? 상상만 해도 아득하죠. 세탁기가 없는 지금을 상상하기 어려워요. 이처럼 기술의 발전은 시대를 가르는 경험을 낳습니다. 

요즘 기술은 또 다른 방식으로 시대를 가릅니다. 배달의 민족 이전에는 전화로 음식을 주문하고 문 앞에서 계산을 했어요. 근데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음식을 주문부터 결제까지 가능합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배달원과 마주치지 않고 문 앞에 있는 음식만 집어가는 옵션도 생겼습니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전화로 음식을 주문하라고 하면 벌써 머리가 아픈 분들 좀 있을 거예요. 심지어 살면서 전화 주문을 한번도 안 해본 분들도 꽤 있을 것 같고요. 기술이 발전하면서 예전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변화, 다시 말해 “비가역적인 변화”가 많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여기, 다시금 집에 세탁기가 없는 시대를 꿈꾸는 팀이 있습니다.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 당일 밤 11시까지 세탁물을 문 앞에 내놓으면 수거 후 24시간 이내에 문 앞에 깨끗한 세탁물을 가져다 줍니다. 2019년 3월에 오픈한 이 서비스는 전국적으로 6만 가구(2021년 11월 기준)가 정기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6만 가구가 ‘빨래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셈입니다. 

 

배민 닮은 런드리고, 세탁물 '새벽배송'혁신… 615만 1인가구 “빨래 끝” - 중소기업뉴스

 

모바일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조성우 대표는 세탁에도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세탁을 위한 가전제품은 날이 갈수록 진화하지만, 세탁을 하고, 말리고, 접어서 옷장에 넣는 것은 변함 없죠. 세탁 기술은 발전했지만, 세탁의 경험은 변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세탁의 시대’를 한 번 더 가르기 위해 런드리고는 공격적으로 투자를 받고, 투자를 하며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누적 73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2021년 9월 기준), B2B 세탁 사업 진출을 위해 국내 최대 규모 세탁공장인 크린누리를 인수했습니다.(2022년 2월)

당장 조성우 대표의 집에도 세탁기가 없다고 해요. 조 대표가 ‘세탁의 비가역적인 변화’의 가장 큰 수혜자인 셈이죠. 천일 가까이 빨래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조성우 대표에게 새로운 시대를 사는 소회를 들어봤습니다. 

 

 


 

의외로 세탁은 ‘알짜배기 문제’입니다. 

 

Q. “월 6만 가구면 엄청 큰 규모는 아닌데, 어떻게 투자를 많이 받았지?”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세탁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인의 문제예요. 깨끗한 빨래에 대해 세계인들이 가지고 있는 기준은 거의 비슷하죠. 이런 관점으로 시장을 바라보면 세탁 산업은 굉장히 크죠.

한국 기업이 세탁에 대한 원천 기술력을 확보하고 시장을 키워나가면 세계에서도 1등을 할 수 있는 것이 세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자체 기술로 스마트팩토리를 만들 수 있는 미국 회사를 하나 인수했어요.

처음 런드리고를 만들 때 한국에만 집중했던 것이 아니라 글로벌 지향적으로 서비스를 만들었고 외국으로 우리가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지금도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Q. 모바일 세탁 서비스는 아직 낯선 개념 같습니다. 국내 모바일 세탁의 현황을 알 수 있을까요? 

세탁 시장은 여전히 오프라인이 99%이고, 모바일 시장이 1%가 채 되지 않아요. 다른 모든 산업이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 오프라인 세탁 시장도 점점 모바일로 옮겨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앞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는 시장이 큰 것이죠.

드라이 클리닝 시장만 봤을 때 세탁 시장은 4조 원 정도됩니다. 물빨래 시장까지 합치면 향후 10년 내에 10조 원 가까이 되는 규모입니다. 여기서 모바일 시장으로 얼마나 옮겨갈 것인가. 저희는 30%까지는 충분히 모바일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월정액 기준 런드리고의 재구매율(리텐션)은 약 85%로 매우 높은 편이에요. 런드리고를 이용하는 방법은 월정액, 자유서비스, 일회용 서비스 총 3가지인데요. 월정액 고객은 전체의 50%쯤 됩니다. 정기적인 활동인 세탁과 구독모델을 잘 엮어서 리텐션이 좋습니다. 

 

Q. 세탁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뭘까요?

세탁은 경험재예요. 사용해봐야지 그 가치를 알 수 있습니다. 사용했던 고객이 새로운 고객을 데리고 오는 형태로 저희 런드리고도 성장해왔습니다. 그만큼 세탁이 갖고 있는 경험의 전염 굉장히 강력한 것이죠.

인터뷰를 진행하던 도중 조성우 대표가 핸드폰을 들었어요. 런드리고 앱을 켰죠.  “빨래 없는 생활 968일째” 2019년 1월 베타 테스트부터 지금까지 빨래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겁니다. 조 대표의 집에 세탁기가 없는 이유죠. “이 서비스 망하면 안된다” “저야말로 거꾸로 못 갑니다”라며 조 대표는 웃어 보였습니다. 

 

 


 

살아남으려고, 진짜 안 해본 서비스가 없어요.

 

Q. 런드리고가 첫번째 창업이 아니시죠?

2011년도에 덤앤더머스라는 소셜 커머스를 창업한 적 있었습니다. 대기업에서 5년차 대리로 근무하다가 소셜 커머스가 한창 유행했을 때 저도 사업해보겠다면서 사직서를 던지고 나왔습니다. 그때부터 개고생을 했죠.

 

Q. 왜 개고생이었나요. 

너무 사업을 모르고 시작을 했어요. 그때는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도 없을 때였어요. 벤처 도전하면 무조건 대박 난다고 생각하고, 꿈과 환상에 젖어서 사업을 시작을 했었던 것 같아요. 사업의 본질보다는 홍보나 마케팅에 치중을 했었고 그래서 굉장히 빠른 속도로 사업이 망했어요. 

그때 자본금이 1억 5천이었는데, 시간당 3천 300만원 정도하는 네이버 메인 광고를 서비스 오픈 첫날에 걸었어요. 우리 자본금의 5분의 1이었죠. 이걸 하면 무조건 대박 날 거라고 생각했었죠.

 

Q. 그 이후 사업 방향을 많이 바꾼 것으로 알고 있어요. 

굉장히 많은 피봇팅을 거쳤어요. 소셜 커머스를 함께 시작했던 동료들이 모두 남자 직장인이었어요. 우리가 남자 직장인은 잘 안다는 생각으로 회식 장소를 추천해주는 사이트를 만들었어요. 요즘 잡플래닛이나 블라인드 같이 직장인을 타켓할 수 있는 사이트도 만들어봤죠. 그다음에 와이셔츠도 만들어서 팔았어요. 결국 다 잘 안 됐고, 필요한 것들을 정기 배송해주는 에브리먼스라는 서비스가 효율이 좀 났어요. 

 

덤앤더머스 배달서비스 초기. (제공 : 조성우)

 

여러가지 상품 중에서도 샐러드 도시락을 정기적으로 보내주는게 가장 반응이 괜찮았어요. 신선이라는 속성과 정기배송이 굉장히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달았죠. 신선식품은 빨리 안 먹으면 상해버리고, 정기적으로 먹어야 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신선식품 정기배송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Q. 런드리고에서도 중요한 키워드인 “배송”이 등장하네요. 당시만 해도 정기배송 서비스가 없었나요? 

그 당시만 해도 신선식품을 배송해주는 채널이나 시스템들이 별로 없었어요.  우유, 녹즙, 신문처럼 새벽에 배달해주는 전통적인 서비스들에서 착안해서 새벽 배송을 처음 시도했었어요. 제 차량 트렁크에 하나하나 싣고 배달했던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Q. 초반 사업을 실패하면서 가장 크게 얻은 것이 무엇일까요.  

의사결정 할때 가장 중요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고객이라는 것. 솔직히 말하자면 수많은 피보팅 이전에는 고객을 거의 못봤어요. 소셜 커머스라는 단어에 갇혀서 벤처를 하는 그 자체에 취해 있었어요. 가장 중요한 고객을 놓치고 있었어요. 당연히 사업이 잘 안됐고, 방향을 바꿔야했죠. 

제가 제일 잘 아는 것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제일 쉽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직장인이었으니까 직장인 마음은 잘 알 수 있다고 생각했죠. 고객을 중심에 두고 사업 방향을 계속해서 찾아나갔죠. 

덤앤더머스는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로 자리를 잡아갔어요. 2015년에 배달의민족에 인수합병 됐죠. 조성우 대표는 배민프레시 CEO로 2년 반 더 일하고 2017년에 퇴사를 했습니다. 

 



죽어도 다시 안 한다던 창업, 다시 시작한 이유

 

Q. 퇴사 계기가 있나요?

어느 순간 ‘왜’라는 생각이 굉장히 크게 들었던 것 같아요. 7-8년 정도를 정말 미친 듯이 살았어요. 모든 스타트업은 비정상적인 에너지를 투입해야지 굴러가요. 지쳐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지쳐있었어요.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게, 배민을 퇴사하고 집에 딱 들어왔는데, 결국 다시 혼자가 됐더라구요. 수백명이 있는 조직의 대표로 있다가 결국에는 혼자가 되는구나. 그때 느꼈던 감정들과 생각들을 지금도 잊을 수 없어요.

스타트업의 여정에는 끝이 있는 건데, 그 끝이 너무도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감정에서 빠져서 한달 정도는 집밖으로 나오지도 못했어요. 몸도 굉장히 아팠고요. 그때 다짐했죠. 사업은 죽어도 다시 안한다. 그리고 미국으로 여행을 떠났어요.

이렇게 단호했던 조 대표가 다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퇴사 여행으로 미국을 여행하던 도중 도둑이 렌트카 유리를 깨고 모든 것을 훔쳐갔거든요. 조 대표가 빨래하기 위해 쇼핑백에 넣어둔 옷가지만 빼고요. 트렁크 덩그러니 남아있던 빨래감이 새로운 사업의 단초가 됐습니다.

 

‘왜 이렇게 차 안이 시원하지…?’ 생각했는데 간밤에 도둑이 차 창문을 부쉈던 건에 대하여. (제공 : 조성우)

 

Q. “다시는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무너지기까지 며칠이 걸린건가요.  

결심이 무너진 특정 순간이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계속해서 스스로 질문을 던졌어요. “왜 도둑놈이 빨래는 안 훔쳐갔을까?” 생각보다 빨래를 내놓고 가져오는 활동이 생각보다 안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퇴사 여행이 자연스럽게 세탁 여행으로 주제가 바뀌었어요. 자연스럽게 그 여정을 따라가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솔직히 제가 왜 지금 사업을 하게 됐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Q. (스타트업이)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 잘 아실 텐데, 다시 시작하게 된 동력이 무엇인가?

엄청난 계획이나 원대한 포부로 다시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면 당장 나부터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첫 창업 때 새벽 배송, 정기 배송을 만들면서 사람들이 너무나 당연하게 했던 것들이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뀌는 것을 조금이나마 경험했어요. 그때 얻었던 마력 같은 성취감은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것 같아요. 어쩔 수 없나 봐요. 말로 설명이 좀 잘 안 돼요. 그런 DNA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창업 DNA가 따로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조 대표의 창업 DNA는 질문하는 힘으로 발현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스로를 향한 끝없는 질문이 창업으로 다시 한 발짝 이끌었어요. 질문 끝에 여전히 무엇이 펼쳐질지 앞은 안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발자국 더 가는 대범함, 창업가들의 공통분모 아닐까요? 

 



세탁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구현하기까지

 

Q. 세탁 여행에서 얻은게 뭔가요? 

세탁의 핵심은 원가구조와 세탁의 퀄리티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미국의 워시오처럼 세탁업체와 고객을 이어주는 플랫폼 비즈니스는 모두 실패로 끝났어요. 수수료만으로는 이익이 날 수 없는 구조였고, 세탁의 질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없는 것이 실패의 요인이었어요.

다시 말해, 세탁을 직접할 수 있는 공장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깨달았어요.
 

Q. 미국에서 본 세탁 공장을 한국에 지으면 되는 거였나요?

우리가 생각한 혁신의 핵심은, 드라이클리닝과 물빨래를 동시에 해결하는 것이었어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해 줄 수 있는 고도화된 세탁 공장은 세계 어디에도 없었어요. 벤치마킹을 할 곳이 없었죠. 선례가 없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으며 만들어야 했어요

첫 공장을 만드는 데 거의 1년 3개월이 걸렸어요. 외국에 있는 것도 수입해보고, 우리나라에서 만들기도 하고, 빨래 개는 기계도 제작해봤어요. 세탁의 여러 요소들을 하나의 스마트팩토리로 만드는 데 굉장히 어려운 점들이 많았죠.

 

Q. 고객하고 연결은 어떻게 생각했나요?

진정한 모바일이라는 게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굉장히 컸어요. 99%의 오프라인 시장을 어떻게 모바일로 가져올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였어요.

일단, 세탁의 특이한 구조를 알아야 해요. 모바일로 주문하고 나서 세탁물이 집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해요. 이 복잡한 과정을 모바일로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저희가 낸 결론은 “만나면 답이 없다. 무조건 비대면으로 해야 한다”였어요.

 

Q. 비대면으로 구현하는데 가장 중요한건 무엇이었나요?

그래서 생겨난 것이 런드렛입니다. 런드렛은 ‘빨래통’이라고 보시면 돼요. 빨래를 런드렛에 담아 문 앞에 놓고 수거 신청을 하면 수거해가서 다시 옷을 담아서 가져다 줍니다. 택배로 치면 택배 상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죠.

이거 만드는 데 9개월이 걸렸어요. 처음에 만들었을 땐, 들지도 못하는 수준의 무게였어요.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서 2kg까지 경량화시켰고 지금의 모델이 됐습니다.

 

비대면 세탁의 핵심인 ‘런드렛’ (출처: 런드리고 유튜브) 

 

Q. 요즘 오피스텔 복도에 런드렛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걱정되시진 않았나요? 

처음에는 너무 두려웠어요. 런드렛을 사용해서 세탁물을 맡기고 찾는 행위 자체가 그동안 없었던 행위였죠.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이 경험이 불편하다고 하면 어떡하지 걱정이 컸어요.
 

Q. 베타 테스트는 어떻게 했나요?

베타 테스트를 할 수는 없었어요. 세탁은 공장과 물류 인프라가 모두 갖춰져야 하기 때문에 조금씩 해서는 결과를 만들어내기 어려워요. 지금 생각해도 좀 미쳤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직관에 의지해야 큰 결정들이 너무 많았어요.

 

Q. 초기 고객 확보는 어떻게 했나요?

이 서비스를 썼으면 좋겠는 100명 리스트를 만들었어요. 이 분들에게 처음에 무료로 경험하게 하고, 좋은 점과 안 좋은 점 수집을 한 달 가까이 했죠. 이 100명의 고객이 저희에게 굉장히 중요한 씨앗이 됐어요.

백 명의 고객에게 ‘이 서비스를 사용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주변 한 분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줬어요. 저희 마케팅 한 거 그거밖에 없어요. 처음에는 강남, 서초, 송파 3개 구에서 시작을 했었고, 그러면서 서울 전역 등으로 지역을 점점 확장해 나가는 전략을 폈죠.

 

Q. 100분의 첫 고객을 선정할 때 어떤 점을 고려했나요.

가구 유형이랑 소득수준 등을 많이 고려했어요. 처음에는 당연히 1인 가구에 집중한 전략을 많이 펼쳤는데, 생각보다 2인 가구 3인 가구도 많이 쓴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어요. 지금도 1인가구 40%, 2인가구 30%, 3인 가구 30% 비율로 이용하고 있어요.

저희가 발견한 중요한 포인트는 가구 구성원의 속성이었어요. 인원수보다도 와이셔츠를 주로 입는 금융권의 직장인이라든지, 좁은 공간에서 빨래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싱글 고객이라든지. 이런 고객 속성에 따라 수요가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세탁 혁신으로 의식주 혁신을 꿈꾸다 

 

Q. 고객만족을 위해 어디에 제일 힘쓰고 있나요

지금은 사람이 할 수밖에 없는 영역을 머신러닝을 통해서 효율화시키는 프로젝트를 많이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품목을 자동적으로 구분해주는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에 있어요. 이게 니트인지 청바지인지 재킷인지 머신러닝을 통해 구별할 수 있게 하는 거죠.

구별할 수 있는 사진 데이터가 수백만 장이 저희가 쌓여 있어요. 스마트팩토리에 고객의 옷이 도착하면 그때부터 저희는 정보를 축적을 하게 돼요. 고객이 맡긴 옷 사진을 다 찍어요. 

그 다음에 옷의 품목이 어떤 것인지 정보를 축적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어요.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력을 만드는 것이 큰 숙제입니다.

최근에는 세계에서 최초로 자동 출고 시스템이라는 것을 만들었어요. 세탁물이 각 영역에서 랜덤하게 세탁되고 출고하는 단계에서 이걸 다시 고객 별로 모아야지 고객에게 안전하게 전달이 가능해요. 수만 장의 옷이 각기 다른 공정으로 세탁됐다가 다시 고객 별로 모이는게 예술이라고 설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고난도의 과정이에요.

세탁의 퀄리티는 어디에서 나올까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는데 저는 세탁의 퀄리티는 IT의 퀄리티에서 나온다라고 직원들하고 소통을 많이 하고 있어요.

 

Q. 세탁을 맡기는 고객의 목소리도 많이 들려오는 걸로 알고 있어요. 

지금도 고객의 목소리가 많이 있어요. 옷은 사실 다 스토리가 있어요. 내 옛날 첫사랑이 준 옷이라고 하면, 아무리 1만 원짜리 옷이더라도 비용으로 환산될 수는 없는 거거든요.

그래서 단순히 기술적인 요소만으로는 세탁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봐요. 커뮤니케이션이나 브랜딩, 친환경적인 노력들이 쌓여서 고객의 신뢰를 만들고, 기술과 데이터가 온전히 해결해 주지 못하는 영역을 채워야지만, 세탁을 완성시킨다고 믿고 있어요.

 

Q. 런드리고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2010년도부터 월 100개씩 세탁소가 없어지고 있어요. 모바일과 동네 세탁소의 대결 때문이 아니라 자연적인 인구 감소가 원인이에요. 현재 세탁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평균 연령은 환갑이 훌쩍 넘었어요. 자식에게 물려주거나, 이어서 하려고 하는 사람도 없어요. 

앞으로 오 년 뒤 십년 뒤에는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세탁 산업 종사자가 줄어들 거예요. 이 관점에서 세탁 산업을 바라보면 마음이 굉장히 바빠져요.

 

 

아직까지는 세탁업이 너무나 가치 있고, 생활의 일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일이라는 인식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이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의 문화와 생각이 건강하게 바뀌고 토양을 만들어야만 진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요.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세탁기, 건조기, 스타일러까지 이용하면서 살고 있어요. 원룸 전용면적 3~4평되는 곳에서도 말이죠. 저는 런드리고 서비스를 통해 당연시되던, 세탁의 공간이 더 의미 있는 공간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확신해요.

세탁을 하는 회사인데 왜 회사 이름이 ‘의식주 컴퍼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거든요. 세탁이 혁신되면 주거 공간의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저희의 아주 강력한 믿음에서 출발해요.  

공간뿐만 아니라 삶에 가져오는 변화도 커요. 런드리고를 쓰면서 ‘실제 내가 못하던 운동을 하게 됐다. 못하던 취미 활동을 하게 됐다’ 이러한 삶의 구체적인 변화에 대한 이런 고객의 목소리들이 들릴 때가 간간히 있어요. 그럴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 우리가 일을 계속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본 아티클은 2021년 11월 공개된 <도둑에게 털리고 구상한 사업 아이템, 700억 투자받다>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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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Contributor
신윤주

금융 서비스 기획,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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