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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구형은 어떻게 영상 8개 만에, 14만이 됐을까?

1. 가장 큰 차별점은 강의 포맷이다.

2. 그동안 대표 사례는 정승제쌤, 현우진쌤, 이지영쌤과 같은 인터넷 강의 기반으로 쓴소리를 하는 형태다.

3. 왜냐하면 대가족 → 핵가족 → 1인 가구 → 친구 없음 → (능력주의) -> 외로움 → 은둔형 외톨이로 감에 따라, 점점 젊은 층은 조언을 얻을 사람이 없어지고, 그 결과 디지털 플랫폼 상에서 조언을 얻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4. 이러한 경향은 미국에서도 나타탄다. 액티베이트 HQ 조사 결과, 미국 TOP 10 시니어 인플루언서의 구독자 중 74%가 18~34세라고 한다. 한국에선 박막례 할머니, 밀라논나, 순자엄마, 조재원 채널의 동금엄마 등의 사례가 있으며, 재미 또는 정보(=조언)를 유쾌하게 전달한다.

5. 종구형은, 중년 남성의 일상복에, 근엄한 표정과 함께, 일상에서 쉽게 공감할 만한 내용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마치 대학 강의를 하듯 화이트보드에 주제를 적어두고 설명하며, 오디오 기반 스케치 코미디 같은 느낌을 풍긴다.

6. 꼰대라기보다는, 고도의 풍자에 가까우며, 비주얼과 내용의 부조화 자체가 가장 큰 웃음 포인트다. 가장 권위적인 형식을 빌려, 가장 권위 없는 이야기를 할 때 터지는 반전 개그인 셈

7. 주제도 다양하다. '와이프한테 낚시대 걸렸을 때의 대처법'에선 '남편'의 모습을, '자식한테 갤럭시 워치 받는 법'에선 '아빠'의 모습을, '친구들과 술 한잔 할 때 돈 안 내는 법'에선 '종구형'의 모습을, '출근날 늦잠 잤을 때'에선 '인생 선배'의 모습을 보여준다.

8. 이에 호칭이 다양하며, 댓글을 보면, 세대와 성별 자체도 대중화의 경향을 띠고 있다.

9. 데이터적인 측면에서도, 헌팅 성공하는 법(조회수 371만)'의 경우, 좋아요는 9만, 공유 수는 18만이다. 인게이지먼트 자체가 폭발하기 때문에, 노출도가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10. 구성 자체도, 숏폼 중심의 빠른 재미를 느끼고 싶은 시청자들에게 최적화되어 있다. 문제 제기 → 잘못된 시도(웃음 유발) → 해결책 제시 → 한 줄 정리이며, 시청 지속 시간이 매우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11. 날것 기반의 편집도 한몫하지만, 강의 형태이기 때문에, 각자 갖고 있는 일상적인 고민을 '댓글'로 달며, 다시 한번 인게이지먼트 지표가 폭증하는 구조다.

12. 단순히 '재미'만을 제공하진 않는다. 종구형의 편지엔 "나이 먹어서 취업도 안 되고 고민하던 중, 우스개 소리로 유튜브 한번 해보라고 권유해서 하게 됐습니다. 나이 먹어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와 같은 내용이 있다.

13. "아부지.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십쇼. 응원합니다"와 같은 댓글이 달린다. 최종화 7.6% 시청률로 마감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처럼, 각자도생 시대 속 고령화 사회에 대한 공감이 투영된 것.

14. 다양한 타깃에게 인기를 끌고 있을 만큼, 삼성과 무신사에 광고를 직접 받기도 하며, 하나투어 같은 브랜드들이 댓글을 달기도 한다.

15. 하지만 하나 걱정되는 점은, '강의 형태'이기에, 이를 제작하여 브랜드 계정에 직접 납품하는 부분이다.

16. 유튜버건, 인스타그래머건, 연예인이건 간에, 무조건 이미지는 소진된다. 신선한 신규 콘텐츠를 영구적으로 찍어내는 건 불가능에 가까우며, 소재가 다양하더라도 특정 포맷이 반복되면, 신선함은 증발된다.

17. 실제로 종구형의 릴스 조회수는 941만에서 100만대로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18. 그리고 여러 브랜드 계정에 해당 포맷을 그대로 판매하고 있다. 팬덤이 강할지라도, 내 이미지가 상업적으로 소비되는 순간, 이탈률이 급증한다.

19. 상황에 따라 '내 이미지'는 반드시 조절해야 하며, 실제로 TOP 유튜버들 중 일부는, 상업적으로 내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보다 팬덤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장기적으로 가는 방향을 택하고 있다. (=광고 2차 활용 자체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뜻)

20. 영향력과 팬덤의 핵심은 '시간의 축적'이다. 확 들어오면 확 빠진다. 그만큼 물리적으로 관계를 쌓을 시간 자체가 부족했으니까.

21. 인플루언서 비즈니스의 본질은 '관계'인 만큼, 급격한 상업화보다, 오랜 시간을 들여 팬덤과의 신뢰를 쌓아가는 방향이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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