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받기 위해선 꼭 미국에 살아야 할까?
· 한국에서도 미국 거주 창업자보다 잘 하는 방법.
· 모두가 당연히 해야 한다고 믿는 ‘미국 이주 → 투자’ 공식을 굳이 따르지 않아도 되는 이유
· 오히려 ‘하지 말라’고 배운 행동, 투자자에게 먼저 다가가는 행동, 을 해야 하는 이유
실리콘밸리에 살지 않아도 투자받을 수 있을까?
많은 한국 창업자들이 가장 먼저 꺼내는 질문이다. 그런데 우리 팀이 ‘어디에 있어야 하느냐’에만 시선을 고정하면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학습하고 있는가를 놓치기 쉽다.
미국 VC들은 결국 실험 속도, 고객 학습력, 그리고 레퍼런스를 본다. 이 세 가지는 지리적 위치보다 창업자의 행동 패턴과 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를 반증하듯, 얼마전 바이럴된 포스팅에 따르면, YC내 인도 마피아(인도에 HQ 위치)만 9조원을 투자 받았다. 스탠포드의 연구만 봐도, 팀의 실제 성과 예측력에서 물리적 거리의 영향력은 5% 미만이다. 반면 실험 주기의 길이(Iteration Cycle Time)는 성과 변동의 30~40%를 구성했다. 결국 어디 사느냐 보다 얼마나 빨리 학습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는 뜻이다.
1️⃣ 한국에 있어도 미국 거주 창업자보다 잘 영업할수 있는 이유.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미국에 가야만”이라고 믿는 이유는 하나다. 미국 VC들이 가까이 있어야 신뢰가 생긴다고 생각해서다. 그러나 실제 실리콘밸리 VC들은 가까이에 있는 창업자보다 ‘더 자주 학습을 공유하는’ 창업자에게 더 높은 신뢰를 주는 편이다.
이는 공개적 진전(Public Progress Effect) 또는 창업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building in public 개념으로도 설명된다.
즉, 사람들은 ‘어디 사는 사람’보다 ‘얼마나 자주 학습 로그를 공유하는 사람’에게 더 큰 신뢰를 느낀다는 점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있더라도 미국 고객 인터뷰, 실사용 데이터, 주간 실험 로그를 만든다면, 실제로 미국에 사는 창업자보다 더 빠르게 진전 신호(Progress Signal)를 줄 수 있다. 여기에 한국 창업자 특유의 강점도 있다.
· 리소스 절벽에서 빠르게 MVP를 뽑아내는 능력
· 팀 단위로 밤새 협업하는 몰입 문화
· 레거시 기업과 PoC를 시작하는 속도
미국 VC들은 이런 아시아 창업자들의 특성을 보고 “오히려 한국에 있어서 가능한 결과”라고 말할수도 있다. 결국, 내가 어디 사는지 아닌지보다, 미국 고객을 얼마나 빠르게 실험에 넣고 있는가가 중요한거 아니겠나.
2️⃣ 모두가 당연히 해야 한다고 믿는 ‘미국 이주 → IR Deck → 대면 피칭’을 굳이 따르지 않아도 되는 이유
한국 창업자들이 오해하는 부분 중 하나는 “IR Deck 없이 미국에서는 대화가 시작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우리가 실리콘밸리에서 보아온 대부분의 Pre-seed 투자는 Deck이 아니라 ‘고객 행동 데이터’로 결정됐다. YC의 인터뷰에서도 묻는 질문은 Deck이 아니라 다음과 같다:
· 지금까지 배운 것 무엇인가?
· 지난 2-3주간 무슨 실험을 했고, 무엇이 달라졌나?
여기 현지에서의 Deck은 증명의 도구가 아니라 생각 정리의 도구일 뿐이다. 또한 미국 이주 역시 대부분 지나치게 과대평가된다.
미국에 살아도 실제 의사결정권자와 연결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 반대로 한국에 있어도
· 미국 전문가 인터뷰
· LinkedIn 세그멘테이션 아웃바운드
· 미국 PoC
는 모두 지금 당장 실행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미국에 있어야만 한다고 믿는가? 그 믿음은 근거가 있는가? 라고 되묻고 싶다.
3️⃣ 미국에서 만큼은 투자자에게 먼저 연락하는 행동을 해야 하는 이유
한국 생태계에서는 투자를 받기 위해 “VC가 먼저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가르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실리콘밸리의 룰은 우리에게 정반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미국 VC들은 측정 가능한 근거를 가진 창업자가 직접 접근하는 것을 훨씬 더 선호한다.
단, 접근 방식이 잘 설계되어야 한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Single Insight Hypothesis 프레임워크다. 고객·시장·데이터 중 하나에서 뚜렷한 인사이트 하나를 증명한 뒤, 이를 사람들에게 반복적으로 전달해 신뢰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VC에게 먼저 연락하는 행동이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창업자의 실행력이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이며
· VC 입장에서는 “이 팀은 우리가 몰랐던 데이터를 발견했다”는 신호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태도다.
투자를 요청하기 위해 연락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시장에 대한 통찰을 업데이트하기 위해 접촉하는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실리콘밸리 VC는 이렇게 생각한다. “창업자가 먼저 연락하는 팀 = 적극적인(Hustling) 팀이 더 빨리 배우고, 더 빨리 성장한다.”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자, “나는 어떤 이유로 VC에게 먼저 연락하는 행동을 피해왔는가?”
질문.
· 한국에 있더라도 미국 고객을 빠르게 만들 수 있다면, 미국내 거주지가 정말 중요한가?
· 미국에 이주하지 않아도 되는 근거들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왜 여전히 이주를 결심하는가?
· VC에게 먼저 연락하는 행동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독자의 경험과 관점을 댓글로 공유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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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Oakwood Premier Incheon, 송도.
· 실리콘벨리를 품는 창업가들을 위한 영어 뉴스레터 - https://lnkd.in/gK67Fw_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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