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제도를 없애면 우수 사원에게 동기부여가 안 될 것 같습니다.”
2017년, 갓 입사한 회계차장이 제게 한 말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사원-주임-대리-과장-차장-부장으로 이어지는 직급 심사를 폐지하려고 했는데요. 회계차장의 우려도 옳았지만,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제가 없애는 건 ‘승진’이 아니라, ‘승급’입니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는 사람에게는 연속으로 A등급 고과 평가를 부여하면 됩니다. 2~3년 정도 A등급 평가가 누적되면, 급여도 유의미할 정도로 차이가 날 거고요. 맡은 일을 잘하면서 사람들도 잘 관리한다면, 직책자를 맡기려 합니다.”
사실 크린텍은 이미 2016년부터 사원~부장까지 호칭을 전부 ‘매니저’로 통일한 상태였습니다. 전체 직원 중 외근 직원이 2/3이고, 이들은 한 명이 하나의 지역을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원이든 부장이든, 책임과 역할이 동일했죠. 내근 직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수출입, 부품 출고 등 부서별로 담당자가 한 명만 있었거든요. 다른 중소기업들처럼 소위 ‘백업’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의 급이 높아지는 승급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크린텍은 2018년 직급 심사를 없앴습니다. 대신 급여 인상 기준, 매년 인상분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어요. 새로운 제도 시행 전 취지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여러 번 설명회도 가졌습니다. 인사 담당자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질의응답을 공유하고, 이후 전사 회의에서 제가 다시 제도 변화를 설명했죠.
이렇게 정착된 크린텍 인사 제도는 직원 만족도가 높습니다. 나이나 연차와 관계없이 수평적으로 소통할 수 있거든요. 외부 기관에서도 부담 없이 의견을 낼 수 있고, 질문도 할 수 있어 평가가 좋죠. 자연스럽게 사내 분위기도 좋아졌고요.
언급하기에 민감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공정하고 투명해야 하는 승진과 기준. 여러분의 조직에서는 어떻게 임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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