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운영 #마인드셋
리더가 진짜 해야 할 일

2000년, 저는 잘 다니던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아버지 회사에 합류했습니다. 열 명 남짓한 직원들이 일하던 작은 회사였는데, 참 막막했습니다.

"내가 여기서 뭘 해야 하지?"

 

출처 : 나노바나나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서, 저는 직접 일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홈페이지도 만들고, 제안서 양식도 통일하고, 2003년에는 ERP 시스템까지 도입했죠. 어릴 때부터 시스템 만드는 걸 좋아했거든요. 중학교 때 선생님이 답안지 정리를 시켰는데, 시키지도 않았는데 양식을 만들어서 점수대별로 쫙 정리했을 정도로요.

물론 쉽지 않았습니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회장님 딸이 와서 감시한다’고 느꼈을 수도 있었겠습니다. 당시는 사람 구하기 어려웠던 시절이어서, 상급자 분들도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 힘들어했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저는 먼저 나서서 직원들을 만나고, 대화하며 설득했습니다.  

그렇게 10년이 흘러 공동대표를 거쳐 단독대표가 됐습니다. 회사도 커졌고, 시스템도 자리를 잡았죠. 매출 목표 세우고, KPI 관리하고, 시스템 안정화시키고. 중요한 일이었지만, 중요한 하나를 놓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나?’라는 질문에는 답을 못 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때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경영'이 아니라 '사업'을 해야겠다.”

 

출처 : 크린텍

 

경영은 숫자를 맞추는 일이고, 사업은 방향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크린텍이 그냥 청소장비를 수입하는 회사가 아니라, ‘산업용 모빌리티’ 생태계 전체를 바꾸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그렇다면 방향을 정했다고 끝이 아니었습니다. 구성원들을 설득하는 건 또 다른 일이었습니다. 20년 넘게 현장을 지킨 베테랑조차 ‘내가 쌓아온 경험이 쓸모없어지면 어쩌지?’ 하며 불안해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산업의 중심이 엔진에서 배터리로, 기계에서 소프트웨어로 너무나 빠르게 바뀌고 있었거든요. 머리로는 변화를 알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건 또 다른 문제니까요.

이때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좋은 방향이라도, 상대방이 납득하지 못하면 조직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요. 같은 말을 해도 어떤 사람은 변화를 만들고, 어떤 사람은 엉뚱한 걸 가져옵니다. 그 차이는 리더가 말을 '얼마나 명확하게' 하느냐의 차이더라고요.행동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말도 그만큼 중요했던 겁니다. 

리더가 말을 잘한다는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정확히 아는 것.
둘째, 왜 이 말을 하는지 이유를 아는 것.

저도 매일 이걸 되새기며, 뭔가 부탁할 때는 왜 이게 중요한지, 배경이 뭔지 최대한 설명하려고 노력합니다.

25년이 걸려서 알았습니다. 리더의 일은 정답을 아는 게 아니라, 방향을 정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더라고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진심으로 납득할 때, 비로소 조직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크린텍 #리더십 #조직문화 #직장인

링크 복사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추천 아티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