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셋 #커리어
퇴사를 통과하는 일

퇴사를 가장 실감하는 때는 언제일까요? 퇴사를 한 바로 다음 날 '출근하지 않을 때'일 거예요. 저는 어제, 속초행 버스표를 끊고 Work와 Vacation이 합쳐진 'Workation'을 즐기러 '맹그로브 고성'에 왔습니다. 바다가 코앞에 있는 워케이션 숙소로, 업무를 할 수 있는 자리가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어요. 특히 바다를 바라보며 일을 할 수 있는 컴포트존은 정말 최고입니다.

'퇴사'. 직장인의 인생에서 퇴사는 손에 꼽힐 만큼 중대사입니다. 이직을 위해 퇴사했다면 매일 아침 일어나 향하는 직장이 바뀌고, 만나는 동료들이 바뀌고, 업무가 바뀌고, 대표님도 바뀝니다. 반면, 퇴사를 위한 퇴사도 있습니다. 이 경우 내가 결정해야 할 선택사항이 더 커집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 어디로 향할지, 누굴 만날지, 무엇을 할지, 누굴 위해 일할지 온전히 혼자 결정해야 하니까요.

그게 얼마나 부담되는지는 '퇴사'를 앞두면 뼈저리게 느껴집니다. 각자마다 변화를 마주하는 방법은 다르겠지만, 저는 변화를 꽤 고통스럽게 받아들이는 편인데요. 아마도 긴 공백기를 경험하며 취업을 간절히 소망했던 적이 있기에, 커리어의 변화를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즉, N번의 퇴사를 경험했다는 건 저에겐 N번의 큰 고통을 경험했다는 의미와도 같습니다.

한 회사에서 퇴사할 때 제가 엉엉 울자 대표님께서 "그렇게 울 거면 계속 같이 일해요"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속으로 '정말 그럴까?'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그 회사를 좋아했어요. 매일 9시간 함께 가족처럼 지냈던 동료들의 얼굴이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그럼에도 저는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퇴사가 고통스러울 만큼 회사를 사랑했지만,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 때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는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끝낼 것인가'라고 지금의 나는 생각한다." - 박소령, <실패를 통과하는 일>중에서

여러분은 현재 근무하는 회사에 어떤 마음으로 입사하셨나요? 한 가지 고백하자면, 이번에 퇴사한 회사에 입사할 때 저는 절에 소원을 빌었습니다. 꼭 붙게 해달라고. 불교가 아닌데도 말이죠. 간절하게 시작했던 만큼 끝맺음을 결정하기까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머리만 대면 곯아떨어지는 제가 일주일간 새벽에 말똥말똥 눈을 뜨고 생각했어요. 나는 왜 끝맺으려 하는가. 어떻게 끝맺을 것인가.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아침이 찾아왔죠.

'어떻게'의 결론은, 퇴근하듯이 퇴사하는 것이었습니다. 꽤 큰 프로젝트를 멋지게 마치고 퇴근하는 날은, 몸은 피곤해도 마음만은 날아갈 것처럼 뿌듯하잖아요. 마치 그런 날 퇴근하듯이 퇴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마지막 근무날, 동료들이 저녁에 무얼 먹고 싶냐고 물었을 때에도 '특별하지 않은 저녁'을 먹고 싶다고 말했어요. 레스토랑에서 근사한 저녁을 먹으면 왠지 '끝'을 내는 기분이 들 것 같아 푸드코트에서 분식을 먹었어요.

퇴사를 '끝'이 아니라 내일을 향해 '통과'하는 과정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고성으로 떠나와 돌이켜보니, 또 한 번의 퇴사를 잘 통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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