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제품 KPI를 매일 보듯, 내 몸과 마음의 KPI도 매일 측정했다. 그 후기를 일부분 정리해본다.
1️⃣ 루틴을 유지해야만 하는 파운더 특성 5가지.
A. 창의성이 높은 파운더
보통 예술적 감각이 높거나, 확장형 사고가 더 쉬운 파운더에게 시도때도 없이 발산되는 창의성은 많은 경우 쥐약이다. 스타트업은 비슷한 환경에서 하나 두개의 변수를 적용해 반복적으로 가설을 검증하는게 기본이기 때문에, 창의성이 필요한 구간은 가설을 처음 세울때와 메인 가설에서 크고 작은 변수를 적용시키는 타이밍 밖에는 없다. 나머지는 무식해야 한다. 이 무식함과 Execution-bias를 유지시키는데에 루틴보다 좋은건 없다.
B. 감수성이 높은 파운더
파운더 대부분이 섬세하고 감수성이 높은데(실제로 커리어 중 파운더가 유독 우울증을 많이 겪는다 - 이는 Causation도 Correlation도 될수 있다고 본다), 그만큼 밖으로 표현하지 않아서 그렇지 우리는 일희일비하는 사람들에 속한다. 예민해야, PMF를, 시장의 미세한 수요 변화를 감지할수 있으니 없어서 안되는 장점이다. 하지만, 문제는 멘탈이 하향곡선을 그릴때다. 이럴때 매일 꾸준히 해오던 루틴은 파운더를 살리고, 팀을 살리고, 사업을 살린다.
C. 욕심이 많은 파운더
SaaS로 10인 미만 팀으로 +$10M ARR도 만들어야하고, 꾸준히 하는 헬스로 바디 프로필도 찍어야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언젠가 순례자의 길, 핀란드 오로라도 봐야 하고, 컨슈머 브랜드도 런칭해봐야 하고.. 대부분 일욕심이 많은 사람들이 파운더가 된다. 욕심이 많다면, 하루를 쪼개야 한다. 하루를 쪼개는데에 가장 좋은 단위는 루틴이다. 하루를 구성하는 루틴 스택을 뽑고 0.5-2년 단위로 조정하며 계획적으로 욕심부리지 않으면, 단언컨대 단 하나도 제대로 달성할수 없다. 욕심도 철저히 계획적으로 부려야 한다.
D. DIY를 좋아하는 파운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본인이 직접 하는것을 좋아하는 Founder mode의 추종자라면, 하루를 채우는 활동들도 루틴들로 꽉꽉 채우길 바란다. DIY는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대신 결과물이 매우 높다. 나는 특정 활동을 마스터하기 전까지, ChatGPT를 포함한 자동화 솔루션을 사용하는것을 일체 금하는것을 추천한다.
E. 상황과 사람에게 자주 휘둘리는 파운더
B와 비슷한 로직인데, 고객 또는 투자자의 피드백이 아주 크게 와닿는 파운더 일수록, 루틴으로 자신의 철학과 자아를 지켜내기 바란다. 고집부리며 이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말라는게 아니라, 이들의 피드백을 제대로 소화하라는 뜻에 더 가깝다. 타인의 의견에 자아가 튕겨나가는 이유는 체력이다. 체력은 루틴으로 길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