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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제품은 왜 다르게 만들어야 하는가?

<AI 제품을 처음 만들게 된 PM에게> 시리즈
1️⃣ Part 1. 문제 정의의 방식부터 달라진다


 

Part 1. 핵심 요약

- AI 제품은 문제 중심이 아니라, ‘AI가 잘할 수 있는 영역’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 사용자의 문제와 모델의 역량이 만나는 지점을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 기존의 기능 기반 설계가 아닌, 가능성 기반(capability-based) 설계 프레임이 요구된다.

 


 

AI 제품을 기획하게 되면서 가장 먼저 마주한 질문은 의외로 단순했다.

“어떤 문제를 AI로 풀어야 하지?”

기존 제품을 설계할 때 우리는 보통 사용자 경험에서 드러나는 ‘현상’을 분석해 그 안에 숨은 진짜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해결할 기능과 UX를 기획하는 방식에 익숙하다. 예를 들어 ‘고객 문의가 많다’는 현상을 보고, 그 원인이 ‘찾고자 하는 정보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문제 정의로 이어진다. 그 다음엔 ‘FAQ 개선’이나 ‘검색 기능 도입’ 같은 기능적 솔루션이 설계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AI 제품에서는 이 접근이 다르게 작동한다.

생성형 AI는 규칙대로 동작하는 도구가 아니라, 맥락을 추론하고 답변을 생성하는 능력을 가진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문제를 정의한 다음 거기에 기능을 붙이는 방식만으로는, AI가 실제로 어떤 문제를 잘 풀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AI 제품은 ‘무엇이 문제인가’보다도, ‘AI가 어떤 문제를 잘 풀 수 있는가’를 먼저 물어야 하는 구조다.

 

 

1. AI는 만능 해답이 아니다

 

많은 PM들이 AI라는 기술 자체를 ‘더 나은 해결책’으로 오해하곤 한다. 하지만 AI는 어디까지나 도구일 뿐이다. 중요한 건 문제와 도구 간의 궁합이다. 어떤 문제는 AI가 아니라 여전히 규칙 기반(rule-based)나 워크플로우 자동화로 더 효과적으로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AI 제품을 설계할 때는 다음과 같은 프레임워크로 질문을 시작해야 한다:

  • 이 문제는 정답이 여러 개일 수 있는가?
  • 불확실성 속에서도 추론이 필요한가?
  • 문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가?

 

이 질문들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면, AI라는 도구가 더 적합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접근은 어디까지나 도구로서의 기술이 사용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식으로도 잘 작동할 수 있는지 검토할 수 있는 균형 잡힌 관점이 된다.

 

 

2. 기능 단위가 아닌 ‘능력 단위’로 문제를 본다

 

기존 제품은 명확한 요구사항에 따라 기능을 쪼개고, 그 기능들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반면, AI는 사용자의 맥락과 입력에 따라 다양한 응답을 만들어내는 능력 중심(capability-based) 접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문의 자동화’라는 니즈가 있다면, AI가 할 수 있는 능력은 단순 답변 제공이 아니라 의도 파악 → 적절한 문맥 연결 → 신뢰 가능한 응답 생성이라는 일련의 추론 능력이다. 그 전체 플로우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AI의 ‘기능’이 아니라 ‘역량’인 것이다.

이러한 설계 방식은 단순히 AI의 능력을 끌어다 쓰는 공급자 중심의 시각이 아니다. 오히려 AI의 특성상 완벽한 제어가 어렵기 때문에, 미리 정해진 기능 설계가 아닌, 역량 중심의 문제 설계를 통해 제품이 실제 사용자의 문맥 속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3. 사용자 문제 중심 vs. 모델 중심: 균형 맞추기

 

AI 제품을 설계할 때 흔히 빠지는 오류 중 하나는, 지나치게 사용자 중심 사고에만 머무르거나 반대로 모델 능력에만 매몰되는 것이다. 중요한 건 두 축 사이의 균형이다.

  • 사용자 입장: 실제 불편을 겪고 있는 문제인가?
  • 모델 입장: 이 문제를 AI가 해결할 수 있는가?

 

이 두 축이 교차하는 ‘가능성의 지점’에서만 진짜 가치 있는 AI 제품이 만들어진다.

때때로 LLM이 익숙치 않은 경우, 모델이 잘 풀 수 있는 문제를 먼저 정의하고, 이를 사용자 경험으로 어떻게 녹여낼지를 고민하는 역방향 설계(backward design)도 도움이 된다. 기존 제품과 다르게 ‘기술이 할 수 있는 것’을 출발점으로 사용자에게 자연스럽게 도달하는 방식으로도 접근해 보는 것이다.

이 역시 사용자의 문제를 무시하거나 기술을 우선시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와 기술 간 접점을 먼저 좁혀보는 탐색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중요한 건, 두 관점의 교집합으로서 제품의 가치를 확대하는 것이다.

 

 

4. 제품 설계 흐름도 함께 바뀐다

 

AI 제품을 다룰 때, 단지 문제 정의 방식만 바뀌는 것이 아니다. 제품 설계 흐름 자체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 기존처럼 기획자가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디자이너가 UI를 만들고, 개발자가 구현하는 순차적 방식은 AI의 근본적인 반응 특성과 어긋나기 쉽다.

AI는 입력 방식이나 맥락에 따라 응답이 실시간 달라지고, 하나의 프롬프트 변경이 전체 UX 흐름을 바꿔버릴 수 있다. 설계가 곧 실험이고, 실험 결과가 다시 설계로 반영되는 순환 구조가 기본이 된다.

이 내용은 Part 2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AI 제품은 기존처럼 문제를 진단한 뒤 기능을 정의하는 구조로는 설계할 수 없다.

오히려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AI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있다. 그 위에서 사용자의 진짜 문제와 기술의 가능성을 교차시켜야만, 실제로 작동하고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AI 제품의 설계는 정답을 정의하는 일이 아니라, 가능성의 경계를 좁혀가는 탐색에 가깝다. 불확실한 가능성을 제품화하는 일과 가깝다.

그리고 이 글의 모든 메시지는 기술 중심이 되자는 것이 아니다. AI라는 불확실한 도구를, 사용자 중심 제품의 철학 안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 위한 시작점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PM이라면 바로 이 질문부터 시작해보자: "이 문제를 AI가 풀어야 할 이유가 있는가?"


 

*최초 발행 버전은 Brunch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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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샤 · Product Owner

오늘도 베타 모드, 완벽보다 성장에 집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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