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은 왜 후드티를 입을까' - 1편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리더의 메타인지, 어떻게 향상시킬까?
3) 설명하는 습관
잘 질문하고 잘 듣고, 그 다음은 무엇일까요? 잘 말하는, 즉 설명하는 습관입니다.
EBS 다큐멘터리 ‘학교란 무엇인가(0.1%의 비밀)’ 편에서 상위 0.1%의 성적을 거두는 아이들의 특성을 분석하였는데요. 이들은 메타인지가 뛰어나며 무엇보다 주변 친구나 가족들 또는 스스로에게 학습한 것을 설명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어떤 것을 안다는 느낌만으로 이미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안다는 느낌은 인지심리학자들 관점에서 아는 것이 아니고 지식도 아니라고 합니다. 안다는 느낌을 넘어 지식을 완벽하게 인지하고 설명하는 습관은 메타인지를 향상시킨다고 합니다.
메타인지가 부족한 창업가의 4가지 유형
1) 회사 역량에 대한 과대평가 : 인재유치 실패
자신의 회사를 과대평가 하는 것은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유형입니다. 이 경우 많은 부작용이 있으나 가장 대표적으로 인재를 데려오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회사가 아직 10%밖에 되어있지 않아 90%를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엔 외부 투자를 받고, 좋은 인재를 데려와서 부족한 것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게 됩니다.
반면 자신의 회사가 90%가 되어 있고 10%만 채우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 역량 있는 인재일수록 본인의 역할은 제한되어 있다고 생각하여 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또한 이런 회사는 직원이 10%만 채우면 된다고 생각 하기에 보상에도 인색할 수밖에 없죠. 실상은 상용화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 인재가 필요한 상황인데 창업가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해 좋은 인재를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2) 회사 역량에 대한 과소평가 : 스케일업 실패
반면 스스로에게 엄격한 창업가들도 계십니다. 준비가 덜 되어서 아직 투자기관들 대상으로 IR을 돌기 부끄럽고 부족하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투자자와의 만남을 통한 검증과 보완을 바탕으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합니다. 너무 완벽하게 만들어서 보여주려고 하면 적절한 시기와 시장에서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들을 놓칠 수 있습니다.
3) 기업가치(재무상황)에 대한 인지부조화 : 투자유치 난항
투자 시장에서 한 회사의 기업가치는 일정 부분 컨센서스를 이루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극초기 시드 투자 펀딩임에도 높은 기업가치를 주장하시는 창업가 분들이 간혹 계십니다.
“저희 회사 밸류는 500억은 인정해주셔야 합니다.”
“지분이 희석되면 안되니까.. 기업가치 100억에 3억만 투자를 받을게요.”
현금흐름이 탄탄한 경우 고밸류에 투자를 조금 받는 것이 워킹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현금흐름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투자유치를 받으며 성장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전 라운드에서 고밸류를 인정받게 되면 후속투자 유치 시 VC와 시각차가 달라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아무리 회사가 고성장을 하고 있어도 당해의 수익으로 다음 해의 성장비용을 커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적절한 기업가치에 충분한 투자를 받는 것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보험과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4) 주관적인 고객가치 추구 : 매출하락, 서비스 종료
“우리 기술과 제품 성능이 이렇게 뛰어난데 고객이 당연히 좋아하겠지?”
창업하신 분들 중 일부는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정작 고객이 원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고객이 느끼는 서비스 가치를 오해하거나 착각하는 것입니다.
제품-시장 적합성(Product-Market Fit)이라고 하죠. 창업가는 이것을 확인하는 작업을 치열하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때로는 스티브잡스의 격언을 믿기도 합니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무엇을 원하는 지도 모른다.”
맞는 말이지만, 고객이 느끼는 서비스 가치를 창업가의 주관적인 판단에 맡겨도 된다란 뜻은 아니므로 위에서 언급한 메타인지를 잘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메타인지는 스타트업 리스크를 예방하는 힘
인식이 행동을 낳고, 행동이 결과를 낳습니다. 근본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결국 리더의 현실인식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자기 자신과 우리가 하는 일을 객관적 시선에서 바라보고, 타인에게 질문하고, 경청하는 습관으로 메타인지를 키워보면 어떨까요? 그럼 놓칠 수 있었던 우리 회사의 리스크와 기회를 캐치하면서 건강하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Written by 이용관
블루포인트의 대표. 카이스트에서 물리학을 전공, 한때 작가를 꿈꾸기도 했으나 창업에 도전했다. 12년 만에 엑시트(Exit)한 경험을 바탕으로 블루포인트를 설립,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지원하며 이들과 함께 꿈을 키워 나가는 액셀러레이터의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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