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갈아타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내가 사랑하는 시즌이 왔다. 고즈넉한 강북 동네에서 상쾌한 공기가 도는 이 겨울에 멋쟁이사자처럼의 Tech-It 프로그램에 출강하는 시즌. 열정 넘치는 파운더들을 만날 설레는 마음으로 송도에서 종로로 출근하는 아침, 1시간 반 가량의 긴 출근길이 가볍다. 지하철 안에서 문득 깨달은 바를 적어본다.
인생은 어디에서 어떤 선택을 내리는가에 달렸다.
좋은 선택을 내리기 위한 조건은
1️⃣ 첫번째, 내가 가야 할 도착지와 그 시점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강연장이 위치한 종로 5가역까지 가는 철도의 노선은 똑같다. 하지만 도착하는 시점에 따라 실패할 수 있으며, 건물 인근까지는 도착 할 수는 있지만 정작 내가 강연을 해야 하는 B1 강연장을 찾지 못해 실패할 수도 있다. 따라서 출발하기 전에 내가 어디에, 언제까지 도착해야 하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
2️⃣ 두번째, 기왕이면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내야 한다.
기왕 가기로 먹었다면 고생을 덜하는게 좋겠다.
3️⃣ 세번째 조건은 잘 갈아타는데에 있다.
급행열차가 멈추지 않는 종로5가 역은 완행열차를 미리 구로역에서 갈아타는지, 종착역인 용산역에서 갈아타는지에 따라 경험과 결과가 크게 갈린다. 구로역의 경우, 하차 후 바로 앞에 서는 완행 열차를 타면 되지만, 용산역은 매우 번잡한 종착역 플랫폼에서 내려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는 수고를 감내해야 한다. 노량진역에서 내리는 경우 더욱 복잡해진다. 똑같은 교통수단인데도, 불과 몇 정거장 전에 갈아타는 것 만으로도 많은 인파와 불필요한 이동을 방지할 수 있다.
당장은 갈아탈 이유가 없더라도 제때 갈아타지 않는다면, 열차는 종착지에 도착할 뿐이며 여기엔 내 주도적인 선택권 대신 벌어진 상황에 대응하는 방법 밖에 없다.
나는 이 세번째 조건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목표가 설정된 상황에 갈아타는 행위는 내가 취할 수 있는 가장 능동적인 선택이고, 상황을 역전시킬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대안이다.
인생이란 여행에서 잘 갈아타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3가지이다.
A. 도착지까지 가는 모든 옵션들을 미리 출발하기 전에 알아보는 것이다.
택시로 가는게 더 좋은지, 지하철+버스 콤보가 더 나은지, 어느 역, 어느 탑승구에서 타는게 제일 좋을지 미리 고민해보자.
B. 내가 추구하는 여행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
10분 더 걸리더라도 마포로 넘어가는 한강뷰를 보고 싶을 수도 있고, 용산역에 있는 보리빵집에 들르고 싶을 수 있다. 심지어 1시간 더 걸리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느릿한 여행을 더 원할 수도 있다. 노력했다는 것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내가 무엇을 선호하는지, 기꺼이 감내할 기분 좋은 노력이 무엇인지 미리 고민해보자.
C. 원할 때 갈아타는 여유로움은 언제 출발하는지에 달렸다.
‘나’라는 사람에 맞는 옵션들과 방식으로 목적지에 가겠지만 늦게 도착해선 안되기에 되도록이면 앞당겨 출발하는게 좋겠다. 그러면 마포대교를 건너는 다리를 맘껏 음미할 수 있게 되고, 함께 가는 사람의 Company를 즐길 수 있다. 바쁘게 분주하게 가는 것보다 일찍 여유롭게 가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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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Platform 9¾이 있는 King's Cross S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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