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마인드셋 #커리어
직장인이 스타트업에 대한 글 100개를 쓰며 느낀 점

이오플래니에서 ‘스타트업 뼈때리는 글’로 자주 순위에 오르는 크리에이터가 있습니다. 바로 필명 “디오니소스”로 활동하는 이준혁 님입니다. 

준혁 님은 10년 넘게 스타트업 업계에서 일한, 잔뼈 굵은 스타트업 리더입니다. 인슈어테크부터 HR테크, 프롭테크, 디지털 헬스케어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스타트업에서 신사업을 개발하고 프로덕트를 기획해 운영해왔습니다. 

그는 ‘디오니소스’라는 필명으로도 활동합니다. 링크드인에 팔로워 8천 명 이상 보유한 크리에이터입니다. 주로 스타트업에 관한 글을 쓰는데요. 꽤나 도발적인 제목과 소재, 관점으로 이오플래닛 내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몇 가지 아티클만 살펴봐도 준혁 님만의 개성이 눈에 들어옵니다. 

 

준혁 님의 아티클은 이오플래닛 랭킹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놀랍게도 준혁 님이 본격적으로 꾸준히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2023년이었다고 합니다. ‘1년간 100개 글을 쓰자’는 목표로 매주 글을 쓰다 보니 이만큼 성장한 것이죠. 직장인이, 바쁜 스타트업 C레벨 리더가 매주 장문의 글을 써서 100개의 글을 채웠다니 놀랍습니다. 

어떻게 꾸준히 써서 이만큼 성장했는지 궁금해졌는데요. 이오플래닛에서 직접 만나 인터뷰를 했습니다. 

 


[아티클 한 눈에 읽기]
동대문에서 스타트업으로, 프로덕트오너로
‘스타트업의 현실’을 담은 글 100개를 쓰다
스타트업 리더로서 글쓰기의 다음 목표는


 

제공 : 디오니소스 님


 

동대문에서 스타트업으로, 프로덕트오너로

 

Q.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성공을 만드는 프로덕트오너(PO)를 지향하는 이준혁이라고 합니다. 저는 주로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PO와 서비스 운영, 서비스 기획, 사업 기획 및 개발로 활동했습니다. 

 

Q.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필명을 ‘디오니소스’로 정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리스 신화를 좋아합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디오니소스는 술과 풍요, 창의성을 상징하는 신입니다. 강한 의지, 적응력, 즉각적인 행동력, 집념 등을 잘 드러내는 일화들로 유명합니다. 

저 또한 다양한 스타트업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에 도전하면서 보다 자유롭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계속 추구했습니다. 경력이 쌓일수록 창의적인 사고방식, 개방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체감했고요. 

그래서 제 모습을 디오니소스에 비유하고 싶었습니다. 역동적인 스타트업 환경에서 창의성과 실행력이 제가 가진 큰 무기들이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Q. 그동안 다양한 스타트업에서 일하셨습니다. 다방 초창기 멤버로 일하셨던 점도 눈에 띕니다. 

2014년에 다방 초기 팀에 팀원으로 합류했습니다. 힘들면서도 재밌게 일했습니다. 하나하나 만든 것이 구현될 때마다 ‘이게 스타트업이구나’ 실감했죠. 빡세더라도 항상 제가 추구하는 ‘성장’이라는 키워드에 맞닿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Q. 원래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으셨던 걸까요?

저의 첫 직장은 메이크업협회였습니다. 거기서 메이크업 시험을 감독하는 업무를 맡았죠. (자격증도 있습니다ㅎㅎ) 이후 건설사에서도 일하고, 마케팅 컨설팅이나 프리랜서로 활동했습니다. 그러면서 동대문에서 원단 장사, 남대문에서 악세사리 장사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스타트업에 발을 들이게 됐습니다. 

제가 자취만 한 20년 넘게 했습니다. 결혼 전까지 자취생으로서 방을 구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그러다가 다방 플랫폼을 초창기에 발견해 거기서 방을 구하면서 서비스에도 흥미가 생겼어요. 이런 걸 만드는 회사는 어떤 회사일까 궁금해서 잡코리아에서 회사에 대해 검색하다가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Q. 신기하네요. 이후 쭉 스타트업에서 일하셨던 셈이네요. 

이후 AI 보험설계사 매칭 서비스 ‘원슈어’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어반베이스에서 신사업개발 리드로 일했습니다. 2021년에는 부동산 매칭 플랫폼 ‘버킷하우스’의 신사업 총괄 리더로 활동했고, 2022년에는 디지털 헬스케어 메디아이플러스에서 사업부 총괄을, 2023년에는 템덤의 COO로서 사회초년생을 위한 커리어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현재는 J사에서 근태/급여 관리 솔루션 ‘보스몬’을 만드는 스쿼드(팀)의 PO로 일합니다. 

 

다방에서 일하던 초창기 시절, 제공 : 디오니소스 님

 

Q. 분야를 넘나들면서 일하려면 진짜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 듯합니다. 혹시 다양한 프로젝트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소개해주시겠어요?

2020년 어반베이스에서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인테리어를 보여주는 서비스를 론칭한 적이 있습니다. 아파트 도면을 심즈 게임처럼 3D로 구현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이었습니다. 회사에서 인테리어 분야로 진출하는 목표를 세우면서 빠르게 최소기능서비스(MVP)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당시 제 기억에 (이 서비스를 처음으로 선보이는 데) 약 1개월이 걸렸습니다. 인터넷을 싹 뒤져서 인테리어 업체 100여곳을 추렸고, 한 30%의 업체를 직접 다 만났습니다. 이 업체들이 한 달 안에 인테리어 파트너로 모두 합류해주셨죠. 서비스 론칭한 첫날 바로 인테리어 계약이 이뤄졌습니다. 빠르게 제품을 론칭해서 일주일 안에 인테리어 수주가 이뤄져 기억에 남았던 프로젝트입니다. 

 

Q. 한 달 안에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해 론칭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을 텐데, 앞서 ‘성장’을 추구하신다고 말씀해주신 대목이 떠오르네요.

팀원들이 힘들죠. 특히 스타트업에서는 더 빡쎄게 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안 하면 성과가 안 나오니까요. 밤을 새서라도 조금이라도 일을 진척시키는 스타일이라 스타트업이 저에게 잘 맞는 듯합니다. 

 

Q.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스타트업으르 다니셨는데, 나의 다음 스텝을 정하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저는 ‘회사에 돈을 벌어줄 수 있느냐’를 가장 먼저 봅니다. 

개발자 출신이라면 개발, 서비스 기획자 출신이라면 기획, 이처럼 프로덕트오너마다 서로 다른 장점이 있을 텐데요. 저는 서비스 기획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개발에 특화하고자 했어요. 결국 매출이 없으면 회사가 존립할 수 없는 스타트업에서 ‘이 제품이 팔릴 수 있는지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보는 타입입니다.  

지금 제가 맡고 있는 ‘보스몬’ 팀도 제품을 잘 만들면 확실히 시장성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던 겁니다. 현재 그 자리에서 제가 가장 쓸모있는 일을 하는 게 제 선택의 기준이었습니다. 

 


 

‘스타트업의 현실’을 담은 글 100개를 쓰다
 

Q. 일하기도 바쁘셨을 것 같은데, 꾸준히 글을 쓰셨다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왜 글을 쓰시는 걸까요?

개인적으로는 스타트업에서 얻은 제 경험담을 공유하기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가 쌓아온 경험이 이력서에 적는 것만으로는 모두 전달되기 어렵다고 봤어요.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는 글로 풀어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경험담에 담긴 도전, 성공, 실패가 타인에게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던 리더급 시절, 제공 : 디오니소스 님

 

무엇보다 사람들이 스타트업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스타트업의 가치, 본질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스타트업에 합류하기 전에 신중하게 고려해볼 만한 지점들을 경험담으로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겪었던 스타트업 여정에서 배운 전략, 팀워크, 고객과의 소통이 주는 중요성과 부정적인 경험까지도 제가 글을 쓰는 큰 원동력입니다. 

 

Q.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군요. 왜 ‘부정적인 경험까지’ 써야 한다고 보셨는지 좀 더 들어보고 싶습니다. 

사람들에게 ‘스타트업의 현실’에 대해 솔직하게 글을 쓰고 싶었어요. 보통 스타트업에 대한 솔직한 글을 블라인드나 잡플래닛에서 접하곤 하지만, 아무래도 익명성으로 인해 (스타트업에 대한 경험담이 주는 가치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고 봤어요. 그러려면 스스로 드러내면서, 구체적으로 경험과 배움에 대해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평점 1점짜리 기업이 너무나 만족스러울 수 있고, 누군가는 5점 만점짜리 기업이 엉망진창이라고 느낄 수도 있어요. 다분히 주관적으로 갈릴 수밖에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제 경험을 최대한 솔직하게 글로 담아서 객관화하고 싶었습니다. ‘좋은 게 좋다’고 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넘기지 않고 생생하고 자세하게 써서 경험을 공유하고자 했습니다.  
 

Q. 그러다 보니 확실히 디오니소스 님의 경험, 관점을 담은 글을 주로 쓰시는 듯합니다. 

글의 소재가 대체로 실제 경험, 현장에서 마주한 실질적인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어떤 문제를 마주했는지, 그게 왜 생겼는지, 그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외국 사례에서는 어떻게 그 문제를 이겨냈는지 사례로 소개합니다. 그러면서 시장 트렌드와 그에 따른 변화를 체감해 얻은 통찰을 글로 풀어내기 위해 고민하는 편입니다. 

일례로, 제가 예전에 썼던 글 <스타트업 판타지는 직원을 더 이상 만족시키지 못한다>에서는 스타트업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한 번이라도 더 검토하고 넘어갈 만한 가치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핵심인재는 떠나게 되어 있다>라는 글도 비슷한 취지였습니다. 

<꼰대의 몰락, 리더의 시대가 온다>라는 제목의 글의 경우, 스타트업에서 리더는 단순히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팀과 함께 실패하고 배워가는 존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매번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팀원과의 소통과 협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거든요. 이러한 소재들은 제가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자연스럽게 도출됐습니다. 

 

출처 : 이오플래닛

 

Q. 이렇게 꾸준히 글을 쓰실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글쓰기를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과정 자체가 제게 하나의 쉼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들이 잠든 후, 업무가 끝난 후에 따로 집중할 시간을 확보해서 글을 썼습니다. (가족의 지지가 큰 힘이 됩니다.) 혹은 일하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해두었다가 나중에 시간을 내 글로 발전시키기도 했습니다. 일상 속 경험을 그대로 글로 옮기는 습관 덕분에 생각보다 글쓰기가 크게 부담스럽진 않은 것 같습니다. 

 

Q. 글쓰기가 습관이 되면 참 좋겠지만, 처음부터 그렇긴 쉽지 않을 듯해요😭 어떻게 글쓰기를 습관으로 만드셨을까요?

처음에는 브런치에 매주 글을 한 편씩 쓰는 것으로 시작했어요. 쉽지 않더라고요. 한 3달쯤 글을 쓰다 보니 현타가 왔습니다. ‘이게 의미가 있나’ 싶은 생각에 빠진 적도 있었어요. 

그러다가 링크드인에도 글을 써서 올리기 시작했는데, 여기서는 쉼 없이 꾸준히 글을 공유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궁금했어요. 단지 글쓰기에 편리한 서비스라서 그런지, 네트워크를 쌓으려고 글쓰기를 하는지, 조회수나 팔로워를 모으기 위한 행위인지. 계속 살펴보니 그저 ‘글쓰기를 루틴으로 만든’ 분들이 많다는 걸 발견했어요. 

생각해보니 스타트업 생활도 3개월 만에 포기한 적은 없었어요. 그렇다면 글을 한 100개쯤 써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계산해 보니 대략 1년을 채워서 매주 글을 쓰는 분량이더라고요. 그래서 100개의 글을, 이왕이면 사실적이고 공감 가게 써보자는 마음으로 하나둘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2024년 7월에 딱 100회째 글을 썼습니다. 

 

Q. 글을 꾸준히 써보시니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각 채널마다 팔로워가 늘었어요. 특히 링크드인은 10명이었던 팔로워 규모가 현재 8500여명까지 늘었습니다. 

이오플래닛에도 글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이오플래닛 랭킹에 제 아티클이 매번 손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특히 글의 파급력을 느낄 수 있었어요. 스타트업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가감없이 제목과 글에 담아서 전할 때 업계 분들이 반응하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이오플래닛이) 제게는 커다란 터닝포인트가 됐습니다. 

 

출처 : 이오플래닛


 

스타트업 리더로서 글쓰기의 다음 목표는

 

Q. 그간 100개 넘는 글을 스타트업에 대한 주제로 작성해주셨는데요. 앞으로는 어떤 글을 쓰고 싶으신가요?

기존에는 날 것 그대로의 스타트업 경험 위주로 글을 썼다면, 앞으로는 더욱 깊이 있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리더십, 스타트업 전략, 기술 기반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주제로 한 글을 좀 더 발전시켜보고 싶어요. 특히 ‘실패’를 주제로 한 글을 많이 쓰고 싶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는 것, 이를 솔직하게 나누는 게 창업자들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스타트업의 현실에 대한 글도 꾸준히 쓰려 합니다. 젊은 세대에게 ‘스타트업은 이렇구나’ ‘스타트업에선 이런 시도를 해봐야 하는구나’, 구체적으로 와닿는 글을 전하고 싶어요. 특히 주니어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듣는 게 큰 도움이 될 테니까요. 사실과 경험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 이야기를 계속 쓸 예정입니다. 

 

Q. 글쓰기 외에도 앞으로 디오니소스 님의 목표가 무엇인지도 알려주세요!

단기적으로는 새로 다니는 직장에서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서, 그 성과를 회사의 성공과 저의 성장으로 연결하고 싶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저의 경험을 계속 공유하면서 창업자들에게 멘토링을 제공하는 기회가 늘어났으면 합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언젠가 제 경험과 배움을 담은 책을 출간하는 게 목표입니다. 스타트업에 다니는 90% 이상의 평범한 직장인, 오늘도 성장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현실적으로 와닿는 이야기를 하는 책을 쓰고 싶답니다. 

 


👇 이오플래닛 크리에이터의 글쓰기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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