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채용하는 Over Hiring의 문제.
· 채용의 실패를 줄이는 방법 5가지.
오늘은 초창기 멤버로 들어간 스타트업에서 배운점들을 얘기하려 한다.
1️⃣ 질문: ‘창업에 있어서 어벤져스 팀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Fintech B2B 스타트업이 있다. 여기에 우리 모두가 상상하는 어벤져스 팀을 대입해보자.
- CEO: ENTJ, 차도남 미국 유학파. IB 금융권 9년차 - 뉴욕 4년, 한국에서 5년. 한미 은행 및 금융권 네트워크 빵빵. 대학교 시절 창업 해봄. 최근 3년이내 창업 경험 1회. 취미는 독서.
- CTO: INTJ. 네이버페이 출신 꼼꼼, 의심 대마왕, 실력파 10년차 백엔드 개발자. 카카오/네이버 스톡옵션으로 Exit해서 분당 아파트 보유. 예전부터 은근 스타트업하고 싶었으나 와이프가 말리는중.
- 개발자: INTP. CTO가 데려온 똑똑한 유망주. Ai에 관심 많아서 혼자 이것저것 빌딩도 해본, 토스 출신 7년차 프론트엔드 개발자. 사실상 풀스택. 어린시절엔 영어유치원.
- PM: 아이비리그 출신. MBB 컨설팅 3년 이후, 미국 Meta에서 PM으로 3년. 수백만 유저 대상 여러가지 기능 다수 출시.
- Head of Sales: 초기 쿠팡에서..
..더하지 않아도 대충 이젠 감이 온다. 내가 초창기 멤버로 들어간 핀테크 스타트업이 거의 비슷했다. 창업을 여럿해본 미국 유학파 CEO와 빛나는 이력의 CTO.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함께 있기 편한, 사람 좋은 S급 개발자들. 여기에 더해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업개발 전문가들. (총 10개국이 넘는 분들이 모인 팀이었다).
이런 완벽한 팀에, 백억원이 넘는 시드 투자까지. 가장 똑똑한 사람들과 듣기만해도 부풀어 오르는 신나는 프로젝트들이 넘쳐났다. 기존 B2C, 농업 커머스에서 내가 처음으로 IT 분야에 발딛게 된 순간이 었고, 하루 하루의 출근이 기대되고 재밌던 시절이었다. 우리는 누가 뭐래도 어벤져스팀이었고, 될놈될 이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우리가 만들려고 했던 프로덕트를 끝끝내 마무리짓지 못해 실패하게 된다.
다 갖춘 어벤저스 팀이었고 우리는 매순간 진심이었다.
고객사들과의 미팅에 올인했고 매순간 간절했다. 수없는 밤들을 같이 샜고, 끝없는 출장과 영업을 다니며 우리의 솔루션을 개발하며 시장앞에 겸손하려 노력했다.
그런데 왜 그랬을까?
2️⃣ 시장은, 고객은 전문가들을 원하는게 아니다.
나는 초기투자시 그 무엇보다 팀을 본다. 그만큼 어벤져스팀을 갖추는 건 중요하다.
당연히 화려한 이력, 학벌, 유려한 영어, 멋진 카리스마에 이목이 간다. 하지만, 이것들로만 주의를 끄는 건 3초가 채 안된다.
나에겐 ‘왜 이 팀이, 그 사람이, 파운더 당신에게 유독 어벤져스로 보이는가’가 더 중요하다. ‘왜 이 팀이 앞으로 당신과 시장을 선도할 업계 최고 전문가 어벤저스 팀이 될거라 생각하는가’가 더 궁금하다.
스쳐 지나가면 보이지 않겠지만, 당신은 “이 팀안에 숨겨진 원석을 뭐로 정의하고 있으며, 이들과 함께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당신의 성장성이, 당신 팀의 어벤져스화(Avengers-ification)가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관점을 바꿔, 고객은 당신의 화려한 이력과 네트워크에 지금 이 미팅 자리에 와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고객은, “그래서 전쟁터인 내 업무환경에서, 상사와 고객의 압박이 날로 더해지는, 유독 나에게만 아프고 힘든, 이 고질적인 문제 앞에서 수 없이 좌절해온 나에게, 당신은 A. 내 이야기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나? B. 내가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에 대해 나를 위한, 나만을 위한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나?”를 궁금해 할 것이다.
위에 거론한 초기 창업팀 그 당시에도 세상 속 전문가는 너무나 많았다. 우리 역시 환자들을 돕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친터였다. 다양한 질병에도 대응이 가능한 최신 의료기기들로 가득 채운 99.99%의 멸균실. 업계 최고의 전문의들. 이를 위한 자본.
그러나 환자를 찾지 못했으며, 찾아온 환자의 수술을 제대로 집도하지 못했다. 엄청난 투자금액과 우리팀의 구성을 보고 환호하는 투자자와 고객들의 목소리에 가려서인지, 환자가 눈 앞에 왔을땐 환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환부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3️⃣ 채용의 실패를 줄이는 방법 5가지.
1) 처음 매니저가 되는 창업가라면 주니어 또는 인턴 채용을 적극 추천한다. 당신의 매니징 역량도 키울 뿐더러, 주니어들은 엄청난 체력과 적응력을 갖췄다. 이는 스타트업 모션에도 일부 최적화 되어있다.
2) 채용은 양날의 검이라는 점을 이해하자. 채용하는 순간부터 우리 팀은 매출과는 별개로 고정 비용이 증가하고 Runway가 짧아진다.
3) 프로젝트 단위로 먼저 실무의 합을 맞춰보는 기간을 갖자. 데리고 오는 사람이 풀타임 잡이 있는 경우, 주말 또는 퇴근후 업무를 프로젝트 단위로 해보자.
4) 가능하다면, 현실적인 얘기들을 터놓고 하자. 필요로 하는 최소 급여, 원하는 라이프스타일과 경험, 분발해야 하는 업무스킬, 가정과 연애사 등. 중요한 사안들에 대해 서로 같이 고민하자.
5) Expectation setting. 기대치를 둘다 낮추고 시작해서 서서히 끌어 올리자.
말잘듣는 인턴이나 주니어를 매니징하는건, 그저 자기 말이 맞는걸 논리적으로 설명없이 받아줄 사람을 매니징 하는거라 생각되요. 생각 없는 인형을 조종하는것과 같다고 생각되요
엑시트로 분당아파트 구매하신 이력은 보면서 뭔가 갸웃거리게 하였습니다.. ㅋㅋ
아무리 팀원의 스펙이 좋더라도 팀웍이 기반하지 않으면 등산 모임이 될 수 도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