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창업자의 엘리트주의의 폐해
내 이전 글들(https://lnkd.in/gMttn-Ee 밝혔다시피, 창업자 역시 엘리트, 비 엘리트 구별없이 모두가 더 고립되어 가고 있다. 업계 전문가로 인식되는 파운더들이 극심하게 외로움을 느낀다는 점이 이해가지 않는다면, 내가 경험하고 관찰한 바를 공유한다.
창업길에 들어선 파운더들은 대부분 어느 시점부터는 본인의 의도를 떠나서, 커리어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문가로 비춰지기 시작한다. 창업을, 해당 커리어를 포기하지 않고서는 사람들 앞에서 본인이 창업가가, 전문가가 아니기를 바라는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는 내가 처한 딜레마와도 비슷한데, 내가 제아무리 편하게 MZ 파운더와 진솔한 얘기를 나누고 싶어도, 심지어 파운더들로 부터 위로를 받거나 솔직한 피드백을 듣고 싶어도, 대부분의 창업가들은 나보다 우리 회사의 주니어 심사역 또는 인턴과 더 편하게 대화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파운더들이 인턴, 주니어분들과 (Vice versa) 소통하는 것이 매번 만족스럽거나 편한 것 만은 아니리라(창업과 산업을 이해하는 성숙도 등의 측면에서).
커리어상 엘리트 코스라고 인식되는 트랙을 밟으며 SKY 또는 아이비리그 대학, 나아가 IB, 컨설팅 또는 대기업 코스를 밝아 온 파운더들의 상황도 그리 녹록치 않다. 특수한 가족 환경에서 태어나거나, 소수만 누린 학업, 업무 환경에 놓였던 당신 역시, 그렇게 본인이 놓였던, 놓인 환경들 때문에 현재 만나는 사람들로 하여금 한번 더 생각을 하고 만나게 되는 사람이 되었다는 점을 어느샌가 인지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런 사회적인 인식들이 단기적으로 볼때 나에게 혜택이 될 때가 더 많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현실과 내 자아의 괴리를 줄이거나, 사업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에는 많은 경우, 베리어로, 리스크로 작동한다.
“미팅 때 분명 나에게 솔루션이 좋다고 얘기했었는데, 막상 왜 연락이 않오시지?”
“분명 긍정적으로 투자 검토를 하시겠다고 했는데, 왜 이제서야 자금이 없다고 하시지?”
이렇게 중요한(Critical) 질문들에 명확한 해답을 듣지 못하는 이유 대부분은, 상대가 어떤 이유에서 나에게 솔직하게 의도를 밝히지 못한 상황에 일부 기인한다. 내가 엘리트로 비춰지면 비춰질수록 아마 더 극적으로 자신이 궁지에 몰려있다는 느낌을 조금씩 받았을 것으로 조심히 예상해 본다.
4️⃣ 이제 파운더는, 우리 모두는, 매말라가는 내 자아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
비단 창업자도 투자자도
A. 자신(또는 사업)이 속한 시장에서 본인이 객관적으로 어떤 위치인지를 파악하고,
B. 산업내에 실존하는 문제 그대로를 듣고 보고,
C. 여기에 자신이 제안하는 솔루션/펀드가 어느정도의 가치가 있는지를 빠르게 여러 번 실행하며 테스트해야 하는게 사업과 펀드의 본질인데,
여기에 출신, 배경, 과거 커리어와 업적을 지나치게 해석하고 맹신하려는 우리 사회내 특권주의, 엘리트주의가 내가 커리어로 만나는 사람들, 친구들, 모인 지인들, 이웃들, 심지어 가족과 연인에게 이르기까지 모두의 사고방식에 깊은 영향을 끼쳐, 결국 내가 경험하게 되는 환경과 세상이 나에게 왜곡되어 비춰져 세밀하게 재구성된 착각과 괴리를 일으킨다. 이는 자아와 진실을 찾아가려는 내 필사적이고 진심어린 시도들까지도 완벽하게 그리고 끊임없이 본질로부터 차단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5️⃣ 모든 성공은 반드시 실패를 수반한다.
우리는 누군가를 “그렇게” 보기를 멈춰야 한다.
우리는 내가 “그렇게” 보이기를 멈춰야 한다.
자아팽창 시대속에서,
투자자는 “ㅇㅇ출신”인 그 투자자를, 그 LP를 “ㅇㅇ하게” 보기를 멈춰야 한다.
창업자는 “ㅇㅇ출신”인 내가, 투자자에게, 고객에게, 다른 창업자에게 “ㅇㅇ하게” 보이기를 멈춰야 한다.
나에겐 창업가들에게 내가 세운 기준을 강요하려는 습성이 있다. 하지만, 내 앞에 앉아있는 파운더가 현재 그 표준들에 못미친다고 생각되더라도, 그 파운더를 함부로 판단하는 것을 이제 멈추려 한다. 나는 IR에서 파운더들을 돕겠다는 마음으로, 그들에게 섣부른 조언을 하거나 판단을 내려, 파운더의 자아가 빛을 잃게하는 이 사이클을 멈추려 한다.
분에 넘치는 지금 내 자리에서, 투자자로써 무언가를 가르치려고 하는 조급함 마음 이전에, 창업가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그들이 처한 상황에 진심으로 공감해주려는 노력이 이제는 선행되어야 하겠다. 공감과 응원에도 집요한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가 평생 공사중이기에, 이상과 표준에 못 미치더라도 전심으로 서로 응원해주자.
여린 잎의 모습으로 싹을 띄우려고 안간힘 쓰고 있는 그 다음 혁신을 출신 때문에, 배경 때문에 무시하는 일을 우리 세대에서 다 함께 멈추자.
사람은 판단과 정죄가 아니라 사랑을, 응원을, 칭찬을, 먹고 사는 존재이기에, 사랑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의미가 없음을 되새겨 보자.
(이전 Part 1 글 - https://lnkd.in/gzN7Yz3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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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묵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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