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셋
쫄지 않는 법 (팀쿡 대면한 썰)

· 삼성, 현대와 같은 큰 고객사 미팅을 칼갈며 준비하지 않아도 이유.

· 초기 B2B 세일즈에서 세일즈덱이 필요하지 않는 이유.

· 고객사 미팅을 회사말고 루프탑에서 해야 하는 이유.

 

YC 창업 시절, Brex의 Head of Data 였던 Raj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지금도 거기인지 모르겠지만 당시 Brex의 SF 오피스는 주차 공간이 없어 위험한 곳에 주차를 한터였다. 참고로 샌프란의 위험함곳 = Homeless tent와 무언가(?)가 제조되는 곳이다.

 

주차길을 헤매고 약간은 늦어 조급한 마음이었다. 2020년초 당시에 WoW X00% 씩 미친듯이 성장하던 선배 기업느님 Brex 건물에 들어갔다.

 

그때는 우리팀 솔루션도 인바운드 문의가 많이 밀려오고 있었고, 뱃치중이라 의도치 않게 미팅을 원하는 만큼 준비할 수 없었다. 당시만해도, 고객 미팅에는 사전 질문들, 세일즈 덱, 완벽하게 보여줄수 있는 데모, 사전 기업 및 팀 조사, 담당자 레퍼체크 등 수 많은 체크리스트들을 체크해가면서 준비해 갔었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리드중 하나인 Brex 미팅은 무방비로 영접하게 된다. Homeless가 우리 Prius의 배터리 컨버터를 털어가진 않겠지, 창문이 깨져있진 않겠지, 등 잡생각이 들었지만 공동창업자와 나는 그렇게 Raj를 만나게 된다.

 

본론부터 얘기하면 그렇게 준비없이 진행된 미팅은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잘 풀리게 되었다.

 

1. 고객사 미팅은 왜 하는가?

고객사와의 미팅은 세일즈 핏칭이 아니다. 얘기를 듣는 시간이다. 무방비로 Brex와 진행된 미팅은 내가 처음 경험해본 미팅의 종류였다. 바쁜 사람들이다보니 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진행된 미팅속 Raj는 핏칭하려는 내 얘기를 끊고 마치 당연한듯이 본론으로 들어갔다.

 

“지금 우리 회사 상황이 이렇고 팀 상황이 이래서 KPI가 많이 바뀐 상태야. 그래서 너희랑 얘기나눠보고 싶었어”

 

‘아 이 조직은 Data 보안을 관리자들도 사업 KPI를 달달 외우며 이를 토대로 DB와 보안정책을 재구성하는구나.’

 

ISMS 인증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사업과는 조금 분리되어 보안분야내 기술 전문가로 포지셔닝된 우리가 만나본 몇몇 한국 IT기업들과는 결정 process가 사뭇 달라 보였다.

 

그제야 실리콘벨리의 IT보안 부서들의 일하는 방식이 보였고 현지 세일즈 미팅의 실마리가 보였다. ‘세일즈 미팅은 세일즈가 아니라, 고객이 편하게 이야기 나누게 하는 일종의 정보 습득 시간이구나‘.

 

2. 세일즈는 분위기가 반이상 한다.

작년 시드 프로그램중 팔로알토내 유일한 루프탑 바에 500코리아 팀끼리 놀러간적이 있다. 한창을 얘기하는데 루프탑에 키크고 고은 하얀 백인 아저씨 한명과 누가봐도 젊은 개발자 같은 분이 걸어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딱 보니 그중 하나가 팀 쿡이었다.

 

루프탑의 분위기가 무르익자 다들 편하게 얘기나누는 중, 이참에 팀쿡에게 인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테일 잔을 들고 한창 얘기중인 팀에게 말을 걸었다. 

"Hey Tim! I just wanted to tell you that I love using your products!" 

이렇게 icebreaker로 시작된 얘기로 현장에 있었던 500팀 사람들의 소개까지 그리고 덤으로 셀카까지 찍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팀은 참고로 한국을 매우 좋아한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한국에서 온 직장인이 단순히 “애플 기기를 좋아한다”는 주제로 우리가 뭘하는 사람인지 왜 왔는지를 어필할수 있게된 이유중 하나는 그곳이 chilled한 루프탑이었기 때문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Raj에게로부터 Brex의 내부사정을 다 들으며 본인이 직접 프로덕트를 다뤄보게 할 수 있었던 그날의 이유도 경직된 미팅룸안에서 밤새 칼을 갈며 준비한 세일즈 덱으로 핏칭을 하지 않고, 그저 먹다만 치킨 너겟을 앞에 두고 구내식당에서 그의 얘기를 진정성있게 듣게된 분위기와 환경이었다고 본다.

 

 

결론,

“삼성 XX부서 대리님/이사님, 저희 오늘 사무실말고 근처에 핫한 카페에서 뵈도 될까요?”

 

편한 분위기속 그냥 고객의 가감없는 얘기를 들어보자. 그리고 가능하다면 분위기를 레버러지 해보자. 핫한 카페는 나도 우리 모두도 좋아한다. 업무중에 가는거라면 더더욱 좋다.

 

물론, 세일즈의 단계마다, 밤낮 칼을 갈고 준비해야 하는 포멀한 미팅은 한국에도 미국에도 생길것이다.

 

물론, 언젠가 당신은 2007년 Blackberry CEO가 아이폰3를 이기기 위해 텔레콤 이사진들앞에서 신규 프로덕트를 핏칭하는 때와 같이, 어색한 정장을 입고 압도되는 미팅 분위기를 감내해야 할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를 그리지 않아도 될것 같다. 긴장을 풀고, 우리가 편한 환경으로 고객을 유인하자. 이젠 쫄지 않아도 괜찮다. 여긴 우리의 플레이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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