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사업전략 #트렌드
스타트업의 잠재력을 발굴하는 글로벌 벤처캐피탈리스트의 핵심 전략

신한벤처투자 글로벌본부장 이진수 상무 인터뷰

  • 前 SK홀딩스 디지털, 바이오 투자센터
  • 前 SK SUPEX위원회 
  • 前 한화자산운용 VC, 한화투자증권 Multi-strategy운용, IPO

 

Q1.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 드리겠습니다 

제 커리어의 시작은 증권사 IPO 팀에서 였습니다. 당시 스마트폰 부품, 모바일 소프트웨어, 콘텍트렌즈 등과 같이 다양한 산업분야의 기업들을 상장시키는 업무를 담당하며 기업가들의 성장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이 현재의 벤처투자 업무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Prop trading(주식운용)팀에서 Pre IPO투자, 상장사 메자닌투자, 롱숏 전략 등과 같은 시장 상황과 관계 없이 절대적 수익을 추구하는 다양한 헤지펀드 스타일의 업무를 담당하였습니다. 

이후 한화 그룹의 글로벌 벤처투자팀에서 해외 VC 펀드 LP 출자 및 직접투자를 담당하였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SK홀딩스에서는 미국의 유명 액셀러레이터 Y Combinator가 보육한 초기 스타트업 및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 근무중인 신한벤처투자에 합류하여 2022년부터는 글로벌펀드를 통해 한국 및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일본 Global Brain 파트너들과 함께

Q2.  일본 스타트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유는 무엇인가요?

 2022년, 키시다 내각에서는 2027년까지 스타트업 투자 금액을 약 100조 원 규모로 늘릴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러한 풍부한 벤처자금의 유동성은 고금리, 인플레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와 기업 성장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있다고 봅니다.

 현재 일본 스타트업과 시장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곳이 단지 한국 뿐만은 아닙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로 운영되는 벤처캐피탈 Vertex를 비롯해 싱가포르를 베이스로 활동하는 많은 글로벌 벤처캐피탈들이 일본 시장으로 진출 하고 있습니다.

 

Q3. 현재 일본에서 투자가 집중되는 분야가 있다면?

 현재 일본에서는 인공지능과 SaaS(Software as a Service, 클라우드 등을 통해 온라인 액세스가 가능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에 대한 투자가 매우 활발한 편입니다. 우선 일본의 내수 시장만 해도 한국의 7-8배인 15조~18조 규모인데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일본의 펀딩규모 상위 10개사 중 4개사는 SaaS와 AI 분야에 있습니다. 일본의 국가적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X) 추진 노력 역시 이를 뒷받침하는 배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기술을 통해 전반적인 기업 문화와 인재들의 사고방식을 혁신하고 변화시키는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한 기업이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혁신적인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을 하기로 한다면 자연스럽게 회사의 조직 문화와 생산성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

특히 이러한 디지털 전환의 추진은 일본 기업의 적극적인 SaaS와 AI 도입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일본의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부서를 조직해  C레벨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구글 챗봇 개발을 이끈 핵심인력 2명이 도쿄에 ‘사카나 AI’라는 기업을 설립하였고 코슬라, Lux, 소니, KDDI 등으로부터 3000만불 투자를 유치하였습니다. 

 AI 분야에서는 특히 외국인들의 일본 창업 사례들도 많아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비자, 500만엔 출자금 마련 등의 규제 등을 완화하면서 외국인 창업자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일본 정부의 개방 정책도 이러한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진에딧’ 이근우 대표님과 함께(우측)

Q4. 성공적이었던 글로벌 투자 경험을 공유해 주신다면? 

 미국의 유전자가위 전달기술 스타트업인 ‘진에딧’의 Seed stage에서 실리콘밸리의 대표 투자사인 Sequoia와 함께 투자를 하였습니다. 이후 미국의 딥테크 분야 전문 투자사인 DCVC와 한국의 바이오 전문 VC들의 팔로온 투자가 이루어졌습니다. 최근 진에딧은 글로벌빅파마 제넨텍과 6.4억불 규모의 라이센스아웃 계약을 체결하며 유전자치료제 핵심 요소기술로 인정 받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었습니다. 

 당시 AI 기술은 전통 산업분야의 효율성을 높이는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고 있었고 바이오텍 분야에서도 AI 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따라 저희는 AI Drug Discovery 분야의 글로벌 스타트업들을 전부 검토 후 싱가포르 AI항체신약개발사 ‘Hummingbird Bio’에 투자하였습니다. 이 회사는 투자 당시 미국 텍사스 암예방 연구소 (CPRIT), 글로벌 빅파마와 공동연구 개발을 진행 중에 있었고 투자 이후 한국의 대기업을 비롯해 여러 제약사들과 협업을 모색하며 시장을 넓혀 나가고 있었습니다. 최근 이 회사는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4.3억 달러 규모의 라이센스 아웃 딜을 성사시키는 큰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바이오 스타트업의 성공이 IPO가 아닌 결국 신약개발이라고 본다면 대부분의 기업들에겐 임상시험 등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위의 두 사례는 글로벌 투자와 그 이후의 공동연구, 라이센스 아웃 등 바이오텍 기업이 마일스톤을 지속해서 달성하며 성장해 가는 것을 직접 볼 수 있었던 좋은 예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야놀자’ 시리즈C에 투자했던 것도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당시 국내 숙박업 예약을 돕는 플랫폼으로서 적정한 밸류인지에 대한 많은 고민들이 있었지만, 국내 숙박을 넘어 여가 문화를 혁신하는 기업으로서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비전이 마음에 들었었습니다. 예상대로 투자 이후 가시적인 해외 진출 성과들이 나오면서 AI, Data, Cloud 기업으로 변모하며 조 단위의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해 투자시 밸류의 20배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는 성장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허밍버드바이오’ 창업자 Piers Ingram과 함께

Q5. 성공적인 글로벌 투자 기회를 찾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글로벌 벤처캐피탈 그리고 스타트업 관계자들과의 지속적인 교류가 곧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도 투자자로서의 좋은 안목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저는 LP 출자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해외 활동을 통해 미국, 싱가폴, 인도네시아, 일본 등지의 투자자들과 좋은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국내외 벤처캐피탈과 좋은 파트너십을 만들어 가는 것은 투자의 지역적 한계,  혹은 사고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생각합니다.  

 

인도네시아 INA 국부펀드 CIO와 함께

Q6. 한국 기업의 글로벌 진출, 어떤 분야가 유리할까요?

 해외 진출은 어느 기업에게도 어떤 시장에서도 성공을 완전히 보장할 없을 정도로 어려운 일입니다.  다만 현재의 한국과 K브랜드에 대한 호의적 분위기로 본다면 기업들이 해외 진출의 그림을 그리기에는 좋은 시기이며 어느 때보다도 우호적인 환경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SaaS 분야의 기업이라면 제 값을 지불하고  IT 솔루션을 쓰는 몇 안되는 국가인 일본과 미국으로의 진출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이오/헬스케어는 세계 공용 언어를 쓰고 같은 분야인 경우 연구자간 교류가 활발한 특수성이 있기에 적극적인 글로벌 투자 유치 및 파트너링을 추구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으리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세계적으로 높아진 한국 콘텐츠의 인기는 일본, 동남아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체감할 수 있고 일시적 유행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콘텐츠 IP 분야, 소비재 관련 스타트업들 중 해외 진출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곳들은 저희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에 있습니다. 

 다만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한정된 인력과 자원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분야마다 다르겠지만 국내에서 먼저 유의미한 성과와 고객 레퍼런스가 구축되어야 해외시장 진출도, 해외 시장의 좋은 파트너사 만나는 것도 훨씬 유리하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Q7. 마지막으로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에게 조언과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투자자들이 해외 진출을 사업 초기부터 타겟하는 창업자들을 선호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국내에서의 탄탄한 실적과 성장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이 있다면 국내외 투자자들도 더 많은 관심을 끌 것입니다. 

 저 또한 한국 시장에서 기업을 잘 성장시킨 기업가가 결국 해외 시장에서도 잘 해내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정 지역, 특정 산업을 타겟하여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통해 성공하는 사례들도 있습니다만, 세계적으로도 매우 까다롭고 높은 기준을 가진 고객들이 있는 한국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공 경험을 가진 기업이라면 해외 시장에서도 분명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믿고 있습니다.  

미국의 억만장자 사업가이자 벤처 투자자인 ‘비노드 코슬라’가 강조했듯 창업자보다 더 사업을 잘 할 수 있는 벤처투자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자로서 기업가들에게 해외의 잠재 파트너사나 글로벌투자사를 연결하는 글로벌 진출의 촉매제 역할은 해드릴 수 있다고 봅니다.  

저 또한 앞으로도 글로벌시장을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도와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점은 다음과 같다.

시장이 있는 곳에 기회가 있다. AI, SaaS 기업이라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현재 관심을 가지는 일본과 미국 시장 진출을 좀 더 적극적으로 고려해보자

성공적인 글로벌 투자의 비결은 결국 네트워킹에 있었다.  좋은 투자처를 찾기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은 필수다.

한국 뿐 아니라 한 시장에서의 성공은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줄 만한 레퍼런스가 된다. 이미 레퍼런스를 구축했다면 적극적으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R을 진행해 글로벌 진출을 위한 투자를 유치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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