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용
eo studio · ceo
글쓰는창업가
나의 꿈을 100배 키워준 억만장자들의 조언
꿈의 크기를 키우는 데 도움 되는 창업자를 위한 질문들

패스트벤처스의 박지웅 대표님과 미팅을 하는데 갑자기 이런 질문을 했다. 

‘100억대 매출은 가능할 거 같은데 1000억대 매출은 어떻게 발생시킬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을 받아본 건 처음이었다. ‘어떻게 하면 올해 50% 이상 성장할 수 있을까?’ 정도의 생각만 갖고 하루하루 살고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머릿속에 생각해봤고 어떤 비즈니스를 갖다 붙이든 몇 년 안에 1000억대 매출 또는 그 이상의 기업가치를 지닌 회사가 되는 건 국내 비즈니스로는 답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때부터 세상의 정보는 어디에서 생산돼 어디로, 어느 속도로 유통되는가? '실리콘밸리에서 한국에 새로운 테크 정보가 흘러들어올 때 주로 어떤 사람들을 통해 어떻게 전파되고, 그 시간은 얼마나 걸리며 각 퍼널을 거치며 새로운 정보는 얼마나 왜곡되고 손실되는가?'에 대한 지도를 그려봤고 몇 가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세계의 관심은, 실리콘밸리에 대한 관심의 1/100도 되지 않는다.
  • 기술과 비즈니스에 관련된 대부분의 새로운 정보와 인사이트는 미국에서 생산되고, 그 정보는 한국인 기업가, 투자자, 유학생 등을 통해 ‘한국어’로 한국에 전달된다.
  • 미국의 인사이트가 한국에 한국어로 도달되는 과정에서 99% 이상의 정보는 유실되거나 왜곡된다.
  • 한국에서 창업 교육 사업을 하면 그 교육 내용은 이미 미국에 몇 년 뒤쳐진 내용이 될 것이다.
  • 한국에서 이벤트 사업을 크게 벌여도 한국인을 대상으로 했을 때 글로벌 기업가들이 참여해야 할 중요한 이유가 딱히 없다.

 

이런 결론과 함께 스스로 이런 질문들을 던져보았다. 

 

  • 우리는 세계에서 창조와 혁신이 일어나고 전파되는 과정에서 어떤 단계에 있는 스토리와 콘텐츠를 다루고 있는 것인가? … 꽤나 뒷단이다. 예를 들어 2022년에 바이럴 된 토스 이승건 대표님의 ‘Carrying Capacity’ 같은 프로덕트 그로스와 관련된 이론은 수 년 전부터 미국 프로덕트 담당자라면 당연히 알아야 하는 개념이었다.
  • 아직은 글로벌에 이오와 같은 곳이 없다. 하지만 앞으로도 없을 것인가…? No
  • 한국에서 이오가 전하는 류의 정보와 인사이트, 기업가정신 스토리는 세계인이 원하는 것일까? … Yes

 

이러한 질문을 던지면서 세상의 여러 비즈니스를 찾아본 결과 EO처럼 뾰족한 타겟의 뾰족한 문제를 해결하는 회사는 세계 최고가 돼야만 의미 있는 규모의 성장과 임팩트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YKK는 지퍼만 잘 만들어서 연에 8~9조의 매출을 내고, 크록스는 구멍 뚫린 신발만 잘 만들어서 3조 이상의 매출을 냈다. 당장 한국의 종합 미디어로 나갈 생각이 없다면 나아가야 할 길은 정해져 있었다. 세계 최고의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의 블룸버그가 되는 것. 

 

 

되는 대로 미국 창업자들을 섭외하기 시작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투자자이자 광고 모델로 참여해 화제가 됐던 친환경 신발 브랜드 ‘올버즈(Allbirds)’의 창업자 팀(Tim Brown)과 조이(Joey Zwillinger)가 섭외됐다.  

센드버드 김동신 대표님과 으흠(mmhmm)의 진대연님의 도움으로 세계 최고의 액셀러레이터 Y Combinator의 마이클 사이벨(Michael Seibel)과 에버노트의 창업자이자 mmhmm의 CEO 필리빈(Phil Libin)이 섭외되면서 어쩌면 진짜 우리가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구체적인 상상을 하고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수능 영어도 2~3등급이었고(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1등급은 아니었음) 영어 울렁증이 있었지만 이 모든 걸 무릅쓰고 나를 도전하게 만든 건, 더 큰 세상에서 큰 임팩트를 만들고 싶어하는 팀원들의 열망과 내가 만난 사람들이 해준 말들 때문이었다.

 

센드버드 김동신 대표님 

John Kim• Founder&CEO@Sendbird 

 

“태용님, 글로벌 진출을 한국에서 글로벌로 나아가는 거라고 생각하지 말고, 세상 어떤 회사든 원래 다 글로벌에 속해있는 건데 태용님이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세요. 지구에는 80억 명의 사람들이 있고요 한국에는 5000만 명이 있습니다.

 


 

센드버드는 대용량 채팅 서비스를 쉽게 구현할 수 있는 챗 API를 시작으로 많은 플랫폼들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기능 구축을 도와주는 회사로 유니콘 기업이 됐다. 김동신 대표님으로부터 위의 얘기를 들었을 때, 기업은 살아남고 성장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고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현 시대의 기업가라면 당연히 세계 시장에서 활동해야 하는데, 내가 이 당연한 걸 미루고 편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봤었다는 것에 반성하게 됐다. 


으흠mmhmm CEO 필리빈 

Phil Libin•Founder&CEO@All-turtles, mmhmm

 

“저처럼 창업을 4~5번 해본 사람이 아니라 스타트업을 처음 한다면, 당신이 제일 잘 알고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걸로 시작해보세요. 그걸 좋아하는 사람도 꽤 많을 거예요. 그리고 당신에게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바꾸려고 하지 마세요. 탁월한 제품은 중립적이지 않고 분명한 메시지를 갖고 있습니다. 열광할 고객을 찾아 그들을 더 열광시키세요.”


 

필리빈은 전 세계 2억 명이 쓰는 에버노트의 창업자이자 예전 CEO, 현재 디지털 영상 커뮤니케이션툴 으흠(mmhmm)을 만든 세계적인 프로덕트 가이이자 연쇄 창업가다. 

필리빈에게 좋아하는 것부터 시작해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꽤 낯설었다.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하고자 하는 한국 창업가가 듣기 힘든 말이기 때문이다. 초기 창업자는 전략적으로 크고 성장하는 시장을 선택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가급적 모두에 대한 모든 걸 만족시킬 수 있는 슈퍼앱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기 때문에 낯설었던 것 같다. 

필리빈의 이 얘기를 듣고 다양한 사람들과 영어로 제품을 만들면 영어 사용한 고객들에게 제품이 노출되고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기 때문에, 실리콘밸리 창업자들은 분명한 메시지를 가진 좋아하는 걸 해도 1000만 명 이상의 고객에게 도달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Deel의 공동창업자, CEO 알렉스

Alex Bouaziz•Co-founder&CEO@Deel

 

“우리가 성공한 이유는 Day 1부터 글로벌을 실행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 총 인원은 1,200명인데 사무실이 없고 모두가 리모트로 일해요. 같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일하는 것도 물론 좋은 경험이지만 팀원들은 같이 일하는 것보다 글로벌 회사에서 일하기를 원합니다.”

 

 

Deel은 글로벌 채용, 해외 오피스 설립, 급여 지급 등을 도와주는 HR 인프라 플랫폼을 제공해 창업 3년만에 기업가치 약 7조 원의 기업으로 성장한,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스타트업 중 한 곳이다. 오프라인 업무보다 중요한 건 팀원들의 꿈과 실제 회사가 만들어내는 임팩트라는 본질적인 이야기를 듣고 머리를 한 대 세게 맞은 듯 했다. 

이 외에 아시아 스타트업의 허브인 싱가포르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인구 500만 정도의 작은 나라지만 선진국이 될 수 있었던 건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아시아에서 보기 드문 모든 법률 문서를 영어로 쓰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작기 때문에 뭐라도 해야 된다.’와 같은 말들도 내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싱가폴은 나라 자체가 스타트업인데 그것보다 훨씬 작은 스타트업은 무엇을 꿈꾸고 어떻게 실행하는 것이 맞는 걸까? 

 

(👆️ Allbirds 공동 창업자들의 스토리)
 

글로벌 채널을 며칠 전에 개설하고 이제 막 첫 영상을 올렸다. 아직 공개하지 않은 영상들이 수십 편이지만, 완성된 영상들을 먼저 본 미국 창업자가 우리의 제작 역량과 스토리텔링 역량에 깜짝 놀라며 비즈니스 문의를 주고 있다.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다. 

1세대 창업가들은 나라를 일으켰고 2세대 창업가들은 제조업이 아닌 다른 산업을 일구고 있다. 그들로부터 영향을 받고 자란 나는 팀원들과 함께 전세계인에게 영감을 주고 인생을 바꾸는 콘텐츠와 제품을 만드는 기업가가 되고자 한다. 그게 내가 과거로부터 받은 영향을 미래에게 배로 불려서 전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무튼 글을 썼는데 우리한테 투자도 안 한 박지웅 대표님 코멘트로 시작하다 보니 시드 투자해주신 분들, 특히 류중희 대표님이 삐질 수도 있을 거 같다. 이 글이 재밌었다면 중희님과의 인연 이야기를 풀어보겠다. 

글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EO 글로벌채널 구독과 좋아요, 알람설정을 부탁드립니다. 위에 언급드린 분들의 영상들부터 엄청난 스토리들이 매주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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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Contributor
김태용

여러분이 지금 쓰고 계신 거 팀원들과 만들고 있습니다.

댓글 4
EO 가 글로벌 꿈을 꾸게 되서 너-무 좋아요!
Reply   ·   16일 전
타깃을 글로벌로 하느냐 한국으로 한정하느냐에 따라 파이와 영향력의 차이는 크게 달라지죠. 그게 창업자의 역량이자 그릇이라는 생각도 해요.
늘 보면서 새로운 동기부여와 영감을 주는 EO 계속 화이탱입니다 🙌🙌🌎🌍🌏
Reply   ·   18일 전
다음 류중희 대표님과의 인연 이야기도 무지 기대되네요 ㅋㅋ
Reply   ·   20일 전
이오의 두 번째 글로벌 영상, Y Combinator Michael Seibel(전 트위치 공동창업자)! 
 

Reply   ·   20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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