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핏에서 견적서를 만들 때 저는 빈 문서부터 열지 않습니다. 먼저 고객이 보내준 자료를 찾습니다. 그다음 예전에 만든 견적서 중에서 이번 작업과 가장 가까운 양식을 고릅니다. AI에는 고객 자료의 내용과 기존 양식의 디자인을 함께 참고하라고 요청합니다.
재고 예측 서비스를 만드는 한 업체의 비즈니스 프로필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업 내용은 고객과 나눈 대화에서 가져오고, 문서의 디자인은 기존 견적서에 맞췄습니다.
이때 AI에게 “그 파일 참고해줘”라고만 말하지 않았습니다. 파일 탐색기에서 해당 자료와 양식의 경로를 복사해 정확한 위치를 전달했습니다. 작업할 파일과 완성본을 저장할 위치도 따로 지정했습니다. 바이브 코딩을 하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이브 코딩은 코드를 잘 쓰는 일이라기보다 폴더로 일하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저는 견적서를 만들 때 양식부터 찾습니다
견적서를 만들 때마다 디자인과 구성을 처음부터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웹핏에는 기존에 사용한 견적서와 진단 보고서, 고객에게 전달했던 문서가 있습니다. 이번 작업과 성격이 비슷한 파일을 고르면 AI에게 원하는 결과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고객 자료와 참고 양식은 역할이 다릅니다. 고객 자료에는 이번 견적서에 들어갈 사실이 담겨 있습니다. 참고 양식에는 제목의 위치, 색상, 표의 모양, 내용이 이어지는 순서가 들어 있습니다.
재고 예측 서비스 업체의 비즈니스 프로필을 만들 때도 사업 내용은 고객 자료에서 가져왔습니다. 디자인은 기존 견적서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참고 파일의 문장을 복사한 것이 아니라 문서의 생김새와 구성 방식을 참고한 것입니다.
『디지털 설계력』을 쓸 때도 강의 기획서나 견적서, 계약서를 만들면 이전에 잘 만든 파일을 참고한다고 적었습니다. 다만 문장만 그대로 옮기지는 않습니다. 왜 이 항목이 들어갔는지, 어떤 조건에서 작업 범위를 나눴는지도 함께 봅니다. 좋은 양식에는 다음 작업에서 다시 사용할 판단 기준이 남아 있습니다.
같은 폴더에 있어도 파일의 역할은 다릅니다
프로젝트 폴더 안에는 여러 파일이 함께 들어갑니다. 같은 위치에 있다고 해서 모두 같은 방식으로 다뤄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파일의 역할을 네 가지로 나눠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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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분이 모든 프로젝트에서 똑같은 폴더 구조를 썼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러 작업을 진행하며 파일이 맡는 역할을 정리해 본 것입니다.
폴더를 완벽하게 정리하는 일보다 지금 열어본 파일의 역할을 구분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사실을 가져올 자료인지, 모양을 참고할 양식인지, 실제로 수정할 작업본인지 알아야 합니다. 이 구분이 없으면 AI가 참고 양식의 내용을 고객의 사실처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오래된 파일을 수정하거나 아직 확인하지 않은 파일을 최종본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파일의 역할이 정해지면 AI에게 맡길 범위도 함께 선명해집니다.
‘저거 참고해’ 대신 경로를 복사합니다
사람끼리는 “저번에 만든 것 참고해줘”라는 말로도 어느 정도 통합니다. 서로 알고 있는 배경이 있기 때문입니다. AI는 내가 머릿속으로 떠올린 ‘저번 파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어떤 자료를 읽고, 어떤 양식을 참고하며, 결과를 어디에 저장해야 하는지 직접 알려줘야 합니다.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파일 탐색기에서 AI가 읽어야 할 파일이나 폴더를 선택합니다. 그런 다음 ‘경로로 복사’를 눌러 채팅창에 붙여 넣으면 됩니다. 파일명만 말하는 것보다 훨씬 정확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요청할 수 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실제 요청 형식을 단순하게 만든 예시입니다.
고객이 확정한 사업 자료는 이 경로에 있습니다.
기존 견적서는 내용이 아니라 디자인과 구성만 참고해주세요.
작업 결과는 지정한 프로젝트 폴더에 저장해주세요.
고객에게 전달할 파일은 별도의 전달 폴더에도 갱신해주세요.
자료에 없는 성과나 기능은 추가하지 마세요.
실제 작업에서는 각 문장 아래에 복사한 경로를 붙이면 됩니다. 고객명과 내부 경로를 외부에 공개할 필요는 없습니다. AI와 작업하는 세션 안에서 어떤 파일을 읽어야 하는지 분명히 지정하면 됩니다. 강의 자료를 만들 때도 기획서와 교안, 미리보기 파일의 위치를 나눠서 사용했습니다. 내용을 정할 때 읽을 파일과 실제로 수정할 파일, 결과를 확인할 파일이 서로 달랐기 때문입니다.
“어딘가에 있는 자료를 찾아서 만들어줘”보다 “이 자료를 읽고, 이 양식을 참고해서, 여기에 저장해줘”가 실제 작업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고친 파일과 보낼 파일은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작업본을 수정했다고 고객이 받을 파일까지 저절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재고 예측 서비스 업체의 비즈니스 프로필을 수정한 뒤에는 작업 폴더의 HTML만 고치지 않았습니다. 고객에게 전달할 위치에 있던 파일도 최신 내용으로 갱신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작업본과 전달본의 파일 해시를 비교해 내용이 같은지 확인했습니다.
해시는 파일의 내용을 비교할 때 사용하는 값입니다. 두 파일의 해시가 같다면 내용도 같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작업에서 확인한 것은 세 가지였습니다.
- 작업본에 최신 수정이 반영됐는가
- 전달본도 같은 내용으로 갱신됐는가
- 두 파일의 내용이 실제로 일치하는가
견적서를 만들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AI가 실제로 수정하는 파일이 있고, 고객에게 보낼 위치에 복사해 두는 파일이 따로 있을 수 있습니다. AI가 “수정했습니다”라고 답했다고 작업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어떤 파일을 수정했는지 확인하고, 실제로 전달할 파일도 최신 상태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파일 이름은 다음 행동을 알려줍니다
파일 이름은 단순한 제목이 아닙니다. 다음에 파일을 여는 사람이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안내입니다. 비즈니스 프로필 작업에서는 날짜, 브랜딩 이름, 성함, 문서 종류를 파일명에 넣도록 기준을 정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구조입니다.
YYYY-MM-DD - 브랜딩 이름 - 성함 - 비즈니스 프로필.html 누구의 문서인지, 언제 만들었는지, 어떤 종류의 결과물인지 파일명만 보고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수정본을 여러 개 남겨야 한다면 버전이나 상태도 덧붙일 수 있습니다.
이 규칙을 모든 견적서와 프로젝트에 똑같이 적용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비즈니스 프로필을 반복해서 제작하고 전달하려고 정한 기준입니다. 파일 이름을 만들 때는 복잡한 규칙보다 다음 행동을 생각하는 편이 좋습니다.
- 누구의 파일인지 알 수 있는가
- 어떤 문서인지 바로 구분되는가
- 최신본과 이전 버전을 혼동하지 않는가
- 고객에게 그대로 전달해도 되는 이름인가
폴더를 열었을 때 파일을 하나씩 실행하지 않아도 필요한 문서를 찾을 수 있다면 이름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 번 정한 방식은 다음 작업에도 남깁니다
한 번 확인한 작업 방식을 다음 프로젝트에서도 사용하려면 지침으로 남겨야 합니다. 웹핏에서는 비즈니스 프로필을 반복해서 만들면서 다음과 같은 기준을 프로젝트 지침에 적었습니다.
- 확정된 고객 자료를 내용의 기준으로 삼는다
- 기존 보고서는 디자인과 구성만 참고한다
- 작업본은 프로젝트의 지정된 폴더에 저장한다
- 전달본은 고객 전달 폴더에 따로 저장한다
- 수정 요청이 들어오면 작업본과 전달본을 함께 갱신한다
- 마지막에는 두 파일의 내용이 같은지 확인한다
이런 기준을 남겨두면 새로운 작업을 시작할 때마다 같은 내용을 처음부터 다시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AI는 프로젝트 지침을 읽고 이전에 정한 순서에 맞춰 작업할 수 있습니다. 모든 파일을 한 번에 정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과거 파일의 이름을 전부 고치거나 거창한 폴더 체계를 먼저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이번 작업에 필요한 폴더 하나부터 만들면 됩니다.그 안에서 고객 자료를 어디에 둘지, 참고 양식을 어디에서 가져올지, 작업본을 어디에 저장할지, 최종 전달본을 어디에 놓을지만 정해보세요. AI에게 파일을 보여줄 때는 파일명만 말하지 말고 경로를 복사해 전달하면 됩니다.
바이브 코딩을 계속할수록 폴더의 역할이 커집니다. AI와 대화하며 생각을 정리하는 곳이 세션이라면, 실제 자료를 읽고 결과물을 만들며 다음 작업으로 이어가는 곳은 폴더입니다. 그래서 저는 바이브 코딩이 결국 폴더로 일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