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품 가격과 팔린 가격을 공개하는 온라인 갤러리 Gallery 751을 운영하는 이동원입니다. 오늘은 가격을 공개한 다음, 그림을 사고 집에 걸고 오래 두고 보기까지 필요한 정보를 어떻게 채우고 있는지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갤러리에서 큐레이터가 하던 일
프리즈 서울 기간에 청담동 갤러리 행사에 갔다가, 한 경매사 지점의 큐레이터가 고가 작품을 고민하는 손님에게 설명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았습니다. 작품에 얽힌 이야기와 주변 작품을 소개하고,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과 비교해 이 작품의 좋은 점을 짚고, 집에서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지, 닦으면 색이 빠질 수 있다는 것까지 알려 주었습니다. 다른 손님들도 같은 대화를 거치며 구매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가격이 높고 전문적인 작품일수록 이 설명이 구매를 좌우한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온라인에는 그 사람이 없습니다
온라인에서 그림을 소개하는 Gallery 751에는 그 자리에서 설명해 줄 큐레이터가 없습니다. 그래서 큐레이터가 대화로 하던 일을 글로 옮기기로 하고, '오늘부터 나도 컬렉터'라는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다섯 편까지 쓰면서 순서를 이렇게 잡았습니다.
- 크기 읽기: 호라는 단위와 호수별 실제 크기
- 가격 읽기: 호당 가격으로 그림값 가늠하기
- 첫 구매: 30만 원 이하로 살 수 있는 원화
- 걸기: 소파 폭에 맞는 그림 크기와 거는 높이
- 두고 보기: 습도, 햇빛, 먼지, 곰팡이 관리
산 다음의 정보가 오히려 비어 있었습니다
쓰다 보니 구매 전 정보보다 구매 후 정보가 더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림을 어디에 걸지, 먼지는 어떻게 털지 같은 질문은 그림을 산 다음에야 생기는데, 그때 물어볼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작가님 쪽도 사정이 비슷해서, 제가 찾아간 한 작가님의 작업실에서는 작품이 바닥과 스티로폼 위에 쌓여 있었고 환기를 깜빡해 곰팡이가 생길 뻔한 적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는 사람에게도 보관이 어려운데, 처음 사는 사람에게는 더 막막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판매 뒤에도 연결을 남깁니다
Gallery 751은 작품을 판매할 때 진품증명서와 거래확인서, 작가 프로필을 함께 드리고, 원하시는 분께는 구매 후에도 작가님의 신작과 전시 소식을 보내 드립니다. 이번 관리법 글에는 작품에 곰팡이나 들뜸이 보이면 사진을 보내 달라는 연락처를 넣었습니다. 작가님께 재료와 상태를 확인해 안내하는 일이 온라인 갤러리가 큐레이터의 빈자리를 채우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운 것
정보를 공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읽는 사람이 다음에 무엇을 하면 되는지까지 알 수 있게 써야 한다는 점입니다. 크기와 가격을 공개하는 것은 시작이고, 그림을 집에 걸고 오래 두고 보는 데까지 이어져야 원화를 사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봅니다.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들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오늘부터 나도 컬렉터 3편: https://www.gallery751.com/journal/collector-03?src=eo
오늘부터 나도 컬렉터 4편: https://www.gallery751.com/journal/collector-04?src=eo
오늘부터 나도 컬렉터 5편: https://www.gallery751.com/journal/collector-05?src=eo
Gallery 751: https://www.gallery751.com/?sr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