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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 빌딩기] 5화 : 핵심가치 설정 꿀팁(feat. 위펀딩)

 

드디어 여러분들께 위펀딩의 MVC를 소개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미션과 비전을 먼저 소개할까 하다가, 조직문화와 인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좀더 와닿을 수 있는 실무적인 주제가 핵심가치일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서
핵심가치 설정에 필요한 팁을 3개 챕터에 걸쳐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핵심가치를 이해하자

미션과 비전이 우리 회사의 끝점이자 상한선이라면,
핵심가치는 우리 회사의 시작점이자, 우리 회사를 받쳐주는 하한선이다.

회사(특히 대표)의 입장에서
우리 회사는 무한한 잠재력, 한계없는 가능성을 갖고 있으며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을 것이다.

출처 : 농담곰

하지만, 단언컨대 사업은 그러면 안된다.
특히나 다수의 팀원을 가지고 큰 성과를 내고픈 조직이라면 더더욱.

우리의 정체성을 정하는 것, 우리의 프레임을 명확히 하는 것,
해야 하는 것과 해서는 안되는 것 사이의 선을 긋는 것
비단 사업 뿐만 아니라 삶의 다양한 면에서 
간과되고 있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다 잘한다는 것은 사실 어느 하나도 잘하는게 없다는 말일지도 모른다
(웽거 16999 자이언트 스위스 아미 나이프)

 

MVC의 의미는, 우리 회사를 더 또렷하게 만들어서
집중해야 할 것들에 집중할 수 있는 길을 보여준다는 데 있다.
그 중에서도 나는 비전,미션보다 핵심가치가 이 ‘또렷함’을 위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미션과 비전이 발산적인 성격이 강하다면, 
핵심가치는 수렴적인 성격이 강한 게 그 이유다.

비유하자면, 미션과 비전이 머릿속 꽃밭으로 일들을 막 벌려놓으면
핵심가치가 (한숨 푹 쉬면서) 교통단속 하는 느낌?

사진 설명이 없습니다.
출처 : 지향드림

핵심가치는 그러므로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없어서는 안되는 것’에 가깝다.

우리 회사의 다양한 의사결정이나, 의사결정을 행하는 사람들의 마인드셋에
핵심가치가 내재되어 있어야 실제로 그렇게  실행이 될 수 있고
우리 회사의 곳곳에서 그 가치가 살아 숨쉬고 자라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업 교육 받으면 한번 쯤 꼭 들어보는 비타민 vs 진통제 
핵심가치는 '없어서는 안되는' 진통제라는 말이다
출처 : www.ignitionframework.com


만약, 회사에 싱크 및 얼라인이 잘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면
핵심가치가 없거나, 유명무실하거나 핵심가치의 정의가 잘못 설정되어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 핵심가치는 장점만 있어서는 안된다. 
핵심가치는, 그 가치를 지향하면서 생겨나는 아쉬움과 단점까지도 
우리가 끌어안을 수 있을 만큼 우리에게 중요한 가치여야 한다.
또 이 가치가 내가 원치 않더라도 어쩔 수 없이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가치여야 한다.

사진 출처 : 트위터 @HealedMind

가치란 동전의 양면, 양날의 검과 같이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양립한다.

그렇기 때문에, 핵심가치를 설정하면서
의도적으로 그 가치가 가지는 부정적 측면도 충분히 관찰하고
우리의 가치로 승화시키는 숙성의 과정이 필요하다
 

2. working하는 핵심가치를 만들자

광기에는 가짜 광기와 진짜 광기가 있듯,
MVC도 가짜 MVC와 진짜 MVC가 있다.

출처 : 영화 탑건 중

 

위펀딩 역시도, working하는 진짜 핵심가치를
한번에 찾지 않고 시행착오를 거쳤으며
그 결과 갖게 된 핵심가치가 '유연성'과 '창의적 DNA'의 2가지다.

유연성은 처음 위펀딩의 핵심가치를 정리해서
발표할 때부터 포함되어 있었던 핵심가치로, 

(보수적이고 신중한 금융회사가)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유연한 의사결정이 어떤 상황을 불문하고 늘 일어나는
위펀딩의 일상을 잘 표현해 주는 단어였다.
 

출처 : MBC 라디오스타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닌' 프로젝트 기획이라거나
오늘 갓 업데이트 된 정보가 회사의 중요 프로젝트에 빠르게 반영된다거나
또 이런 상황들을 받아들이는 팀원들의 태도 같은 것들이
위펀딩의 비즈니스, 내부 의사결정, 일하는 방식 등에 잘 녹아들어 있었다.

반발 빠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 유연성으로 인한 
성공적인 펀딩 사례들도 있었고 말이다.

창의적 DNA는 얼핏 보기에는 클리셰적 문구나 ‘듣기 좋은 말’ 같지만
의외로,  뜬금없이 등장해서는 팀원들의 인정(?)을 받아 
스리슬쩍 자리잡게 된 핵심가치다.
 

물론 그 단어의 시작은 ‘클리셰’가 맞았다.
급히 투자제안서(지만 사실상 사업계획서에 가까운)를 쓰는 업무를 
엉겁결에 맡게 된 투자팀 매니저님이 좋은 문구를 택하는 과정에서
‘창의적 DNA’라는 말을 처음 언급했고,

1분기 중요 아젠다였던 투자제안서 작성



그 다음 또 급히 '위펀딩 세줄요약' 프로젝트에서
‘투자 제안서를 쓰신 전적이 있으니 위펀딩의 강점을 요약해오라’며
엉겁결에 세줄요약 작성을 요청받은 매니저님이
문서에서 한번 더 ‘창의적 DNA’라는 말을 재활용했다.

그 이후에 매니저님이 이 단어에 애정이 생기셨는지
회사의 다양한 순간에 ‘이거 봐! 이게 창의적 DNA지! 안그래요?’
라고 반복적으로 외치기 시작했으며,

어느 새 일부 팀원들이 거기에 감화되어 
마치 밈처럼 ‘창의적 DNA’ 라는 말을 쓰게 되었다.

 

3. 핵심가치 정할 때 주의할 점

유연성과 창의적 DNA
솔직히 뻔하다면 뻔하고, 그렇게 힙해 보이지 않는 단어일 수 있다.
그런데 저 단순한 2단어가 우리 팀에 자리잡는 데 걸린 시간은
계산해 보니 놀랍게도 딱 1년이 걸렸다.

위펀딩 MVC 기획이 시작된 시점이 22년 6월이고,
위펀딩의 핵심가치가 공식화된 게 22년 10월이었으며,
'창의적 DNA'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게 23년 4월이다.


(그리고 솔직히, 지금도 우리 팀원들에게 핵심가치를 물어봤을 때 
전원이 제대로 대답할 확률…50% 미만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회사들이 우리보다 더 큰 규모의 팀을 운영하고, 
더 거창한 철학을 조직문화로 삼고 싶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회사의 ‘진짜’ 핵심가치를 만드는 걸 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 분들께 저 단순한 단어도 팀에 안착시키는 데 1년이나 들었다는 사실을
독자 여러분들과 꼭 공유하고 싶었다.
 

처음 내가 핵심가치 정리 프로젝트를 담당했을 때
내가 참고할 만한 위펀딩의 핵심가치(비스무리한 것)이 이미 존재했다.

이것을 바탕으로 내가 1차 정제를 했던 것이 
아래와 같았고, 
당시에는 알파벳 앞글자들까지 따서 그럴듯한 단어 조합까지 만들어 냈었다

이것을 바탕으로 공식 발표한 것이
아래였다.

‘언더독들이 모여 합리성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기존의 판을 뒤집는다’
나는 이 캐치프레이즈를 만들고 솔직히 ‘됐다’ 싶었다.
이정도면 남부럽지 않을, 자랑할 만한 핵심가치라고 생각했었다.

아마 많은 기업 블로그에서
이 대목까지를 포스팅하여  
당사의 채용 브랜드를 마케팅할 것이다.

하지만 똑똑한 소비자(?) 분들이 확인해야 할 사항
그럴듯한 핵심가치가 과연 회사에서 살아남았는지까지 확인하셔야 한다는 점~
위펀딩의 멋진 핵심가치는 잘 살아남았을까?

출처 : 포켓몬스터 골드버전

아쉽지만 그렇지 않았다..

내 입장에서는 이거 만들겠다고 쓴 시간과 노력이 적지 않았고,
회사 입장에서는 만들어 놓은 걸 기준삼아 ‘얼라인’ 해줬으면 좋겠는데
사실 팀원 입장에서는 이런 식의 일처리가 다소 갑작스러우면서 당혹스러울 수 있다.

가뜩이나 바빠 죽겠는데 무슨 놈의 뜬구름잡는 미션이며, 비전이며
저걸 만들어서 설명해 주는 시간들 조차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다

꿈꿀 시간이 어딨어 바빠 죽겠는데 | 텀블벅 - 크리에이터를 위한 크라우드펀딩
출처 : 텀블벅 ‘드림캐쳐’

 

나는 심지어 팀원으로부터

‘진혁님이 우리 팀에 와서 무슨 결과를 내고 있는지 모르겠다’
‘MVC 이거 진혁님의 의지만 너무 반영된 것 아니냐?’ 

와 같은 부정적 피드백까지도 받았었다.

이런 경험을 해나가면서, 
나는  working하는 MVC의 중요성을 다시 되새길 수 있었다.
실제로 이런 프레임들을 만드는 건 사실 쉬운 일이고 
쭉 지켜보면서 최소 한 6개월 정도의 씹고 뜯고 맛보는 것을 견뎌야
팀에 조직문화가 안착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다.

물론 그 결말은 당신이 생각한 것과 많이 다를 수 있다
출처 : 구글 이미지 (짤 - ‘용두사미’)

 

조직문화란 누구 한 사람이나 실무자 몇명이 ‘만들어내는 것’ 이 아니라
관찰하고, 분석해서, 정리하고 관리하는 것임을
한번 더 강조해서 설명하고 싶다.


마치며

우리 팀 MVC 한번 멋있게 만들어볼까 하는 열정 뿜뿜한 당신에게
나는 지금 엄청난 동질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너는 이런거 하지 마라~’ 류의 건방진 조언이 아니라는 말이다.
(킹치만,,,,1년,,,,그 숫자를 기억해,,,,)

조금 걱정되는 점 한가지를 미리 공지하고 싶다.
M,V,C,C중 사실 핵심가치는
우리 팀에서 가장 덜 공들였던 녀석이었는데
이렇게까지나 글이 길어질 줄 몰랐다.
 

출처 : 구글 이미지 (짤 - ‘사천왕’)

그 다음 얘기할 일하는 방식은 우리 중 '최강체' 인데…
일하는 방식만 두편에서 세편까지 다뤄야할 것 같아
서늘한 등골을 느끼며 5화를 마친다.

 


이전, 다음 얘기가 궁금하시다면?

1화 : https://eopla.net/magazines/2842 

2화 : https://eopla.net/magazines/4692 

3화 : https://eopla.net/magazines/4723 

4화 : https://eopla.net/magazines/4735 

5화 : https://eopla.net/magazines/4765 <지금 읽고 있는 이야기>

6화 : https://eopla.net/magazines/5487

7화 : https://eopla.net/magazines/5548

8화 : https://eopla.net/magazines/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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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혁 위펀딩 · 인사 담당자

안녕하세요, 스스로 농부라고 생각하며 HR 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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