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 분야 대학원 출신으로 갖고 있는 소중한 몹쓸 버릇이 있다.
무슨 사안이든 ‘조작적 정의’를 하지 않으면 엉덩이를 떼지를 못하는 것이다.
처음 HR 실무를 하게 되었을 때, 나는 'HR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 정의부터 내려야 했고,
그 다음에 했던 것은 ‘HR을 이루는 구성 요소란 무엇인가’ 에 대해 스스로 납득하는 것이었다.
당시 사수님께 이런 고민을 토로하자, 나에게 추천해 주었던 책이 바로 ‘신인사개론’ 이었다.
마침 알라딘 중고서점 강남점에 재고가 있어서,
그 길로 퇴근길에 구매해와 요긴하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인사개론은 주니어 인사담당자에게 개념원리와 이론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되었지만,
당장 실무를 뛰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실리콘밸리, IT 스타트업에서 '확개보유방'을 얘기하고 있진 않을 것 같았다고나 할까?
이론은 이론일 뿐이고, 숨가쁘게 바뀌어 가는 VUCA 시대에 '신인사개론'을 적용하기에는
다소 낡고 오래된 접근은 아닐까 라는 걱정이 당시에는 있었다.

© 2023 QuickHR, Enable Business Pte Ltd.
요즘에는.. MVC!
그래서 요즘 스타트업에서의 인사, 조직문화 트렌드가 뭔가 하고 살펴보니,
요즘은 MVC 라는 것이 있어서 무릇 스타트업이라면 응당 MVC부터 정하고 들어가는 것이
매우매우 중요하다는 식의 얘기가 점차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MVC란 Mission, Vision, Core value의 줄임말로,
회사의 존재 이유, 중장기 방향성 제시, 지켜야 할 마지노선까지
마치 하나의 깔대기처럼 조직의 뼈대를 세워줄 수 있는 좋은 프레임워크이다.
(W란 일하는 방식 Working way의 약자로, 나는 MVC를 일하는 방식과 같이 묶어서 이해하는 편이다)
회사에 MVC가 필요한 이유
팀의 미션, 비전, 핵심가치를 정하는 과정은 상상 이상의 전사 차원의 리소스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걸 제대로 정해 놓으면 오히려 그때그때 정해야 하는 자잘한 의사결정들에 시간을 뺏기지 않고,
팀원들이 하나의 기치 아래 모여서 생산성을 배가할 수 있고, 그 결과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
반면, 인사관리 이론의 경우 다수 인원의 수직적 다층 구조를 가진 대기업에서
여러 명의 인사팀원이 각각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업무가 굴러가는 것을 전제로 하기에
이런 조건을 갖추지 못한 초기 작은 회사에서는 인사관리 이론을 회사에 적용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실행부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 때, MVC(+W)프레임워크가 초기 작은 회사에 구세주처럼 등장하게 된다.
스타트업에서 MVC가 필요한 이유
스타트업에서 MVC 구축 시의 장점은 내가 생각하기에는 다음과 같다.
- MVC는 인사담당자 없이도 회사의 임원급, 주요 의사결정 권한자(이른바 C레벨)들이 만들어야 하는 것이기에 추가 리소스 없이도 만들 수 있다.
- MVC가 잘 만들어 졌다면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는 MVC 체계를 가지고 피플팀 운영 리소스를 아낄 수 있다.
- 새로운 팀원을 영입할 때 (원래는 감 좋은 채용담당자가 알잘딱깔센 해야하는) 지원자가 핏 맞는 팀원인지에 대한 기준을 제공한다.
- 회사 내부에서 방향성에 대한 이견이 발생할 때나, 나무를 보느라 숲을 놓치고 있을 때 꽤 쓸만한 이정표로 활용이 가능하다.
- 외부에 팀을 소개할 때, 2개 챕터를 구성할 수 있다(1챕터는 비즈니스와 BM 관련 얘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 MVC로부터 스타트업의 다양한 인사제도(예-어떻게 평가하고 보상할 것인가?)와 조직문화 설계(말로 설명하기 힘든 조직문화를 그럼에도 말로 설명하려면 MVC가 필요하다)가 가능하다
이러다 보니, 스타트업 사람들에게 있어 MVC(+W)는
조직문화를 신경쓰는 스타트업이라면 무조건 세팅하고 가야 하는 것들처럼 느껴진다.
나 또한 그랬고, 입사 초반 내게 할당된 퀘스트(이자 내가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기획한 프로젝트)도
역시 위펀딩의 MVC 설정이었다.
결론
MVC를 주제로 몇 편 더 분량이 나올 것 같아 결론부터 말씀드리겠다.
만들 때 충분히 애쓰고, 만들고 나서 계속 돌봐줄 자신이 없다면 MVC, 안 하는 게 맞다.
(마치 반려동물처럼 말이다!)
오늘은 MVC가 뭔지에 대한 대략적 설명을 드려본 것이라면,
MVC 입양의 속사정에 대해서는 다음 화에 자세히 소개해 보려고 한다.
MVC의 정의, 자세한 이론적 내용은 아쉽지만 이 글에서 많이 담지 못했다.
궁금하신 사항은 구글이나 챗GPT로부터 얻어 보시기를 추천하며,
제게 궁금한 게 있으시다면 : https://www.linkedin.com/in/jinhanjin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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