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마인드셋 #트렌드
혼자서 연 30억 버는 개발자 이야기가 당신에게 안 통하는 이유

"간이로 하실까요, 일반으로 하실까요?" 여기서 한 번 멈칫한 적 있으시죠. 사업하면서 알아듣는 척은 해야 하는데 사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단어들, 많으셨을 겁니다. 그런 말만 50개 골라서 싹 정리해뒀어요. 구독하시면 30쪽 PDF를 메일로 바로 보내드립니다. 「처음 사업할 때 되묻기 어려운 말 50」 받기 →

이 글 세 줄 요약

1. 2023년 귀속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개인사업자 1,217만 8,914곳 중 67%가 연 1,200만 원을 못 넘겼습니다.
2. 연 수십억을 버는 1인 사업가들이 먼저 만든 건 아이디어가 아니라 세 가지 구조였습니다.
3. 첫 매출은 평균 2.6개월, 손익분기점은 평균 29.8개월. 그 사이 27개월을 어떻게 버틸지가 순서상 먼저입니다.

EO플래닛에서 가장 많이 읽힌 글을 세어 봤습니다.

「혼자서 4개의 서비스를 운영하며 1년에 30억원을 버는 인디 개발자」 6만 5천 회. 「하루 4시간만 일하면서 연 20억을 넘게 버는 1인 창업가들」 3만 7천 회. 「혼자서 앱 3000개를 만들고 연 매출 100억을 달성한 1인 개발자」 3만 5천 회.

저도 다 읽었습니다. 읽고 나면 손이 근질거립니다.

그런데 같은 주에 국세청 숫자를 하나 봤습니다. 2023년 귀속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개인사업자 사업장은 1,217만 8,914곳입니다. 그중 연 소득 1,200만 원을 못 넘긴 곳이 816만 5,161곳, 67%입니다. 열 곳 중 일곱 곳이 한 달에 100만 원을 못 법니다.

같은 '혼자 하는 일'인데 숫자가 이렇게 갈립니다.

저는 2022년부터 운영 중인 1인 창업 플랫폼에서 일합니다. 최근 5개월 동안 상담 1만 건, 메시지 25만 개, 고유 고객 7,838명이 지나갔습니다. 혼자 시작하는 사람의 첫 질문과 마지막 질문을 옆에서 봤습니다.

그래서 두 숫자를 나란히 놓고 봤습니다. 연 30억을 버는 1인 사업가와, 연 1,200만 원을 못 버는 816만 곳. 둘의 차이가 재능이나 운이 아니라 설계라면, 설계는 옮겨 심을 수 있습니다. 공개된 기록과 상담에서 본 것을 대조해 다섯 가지를 뽑았습니다.

1. 그 성공담의 주인공은 상위 1.4%입니다

국세청이 국회에 낸 2023년 귀속 자료를 구간별로 보면 이렇습니다. 소득을 0원으로 신고한 사업장이 105만 5,024곳(8.7%), 연 1,200만 원 미만이 816만 5,161곳(67%), 1,200만~6,000만 원이 250만 2,667곳(20.5%), 6,000만~1억 2,000만 원이 28만 1,617곳(2.3%), 1억 2,000만 원 이상이 17만 4,445곳(1.4%)입니다.

'소득 0원'은 총수입에서 필요경비를 빼고 남은 게 0원이거나 마이너스인 경우입니다. 1년 장사하고 손해를 봤다는 뜻입니다. 그 사업장이 전년 94만 4,250곳에서 105만 5,024곳으로 11.7% 늘었습니다.

연 1억 2,000만 원 이상을 버는 1.4%가 우리가 읽는 글의 주인공입니다. 1.4%를 표본으로 삼아 계획을 세우면, 계획이 아니라 기대가 됩니다. 성공담을 안 읽을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읽을 때 분모를 같이 봐야 합니다. 이 숫자는 1인 사업자 116만 시대, 월 100만 원도 못 버는 곳이 67%인 현실에서 더 자세히 뜯어 놨습니다.

2. 그들은 12개를 만들어 19개를 실패시켰습니다

Nomad List와 RemoteOK를 만든 피터 레벨스는 2014년에 '12개월 동안 매달 스타트업 하나씩'을 선언했습니다. 첫 번째는 친구들이 주고받는 음악 링크를 플레이리스트로 만드는 앱이었고, 매출은 0원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GIF를 플립북으로 만드는 서비스였는데 마진이 2~3%였습니다.

본인이 공개한 프로젝트 목록을 보면 지금까지 만든 것 중 성공은 9개, 실패는 19개입니다. 실패가 두 배 넘게 많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실패 횟수가 아니라 실패 단가입니다. 한 프로젝트에 한 달만 썼습니다. 1년을 한 아이디어에 쏟고 실패하는 대신, 12번 시장에 물어본 겁니다. Nomad List도 처음엔 트위터에 공유한 스프레드시트 한 장이었고, 반응을 확인한 뒤 한 달 만에 웹사이트가 됐습니다. 그가 혼자 이걸 어떻게 굴리는지는 RemoteOK로 연 40억 만든 1인 개발자 전략에 정리해 뒀습니다.

한국 쪽 숫자를 보면 반대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 2025년 1인 창조기업 실태조사를 보면 창업 준비 기간이 평균 13.1개월입니다. 한 아이디어에 13개월을 씁니다. 준비가 부족하다는 말이 아닙니다. 검증 전에 쓰는 시간이 길수록, 틀렸을 때 되돌릴 여지가 줄어듭니다.

3. 첫 매출은 2.6개월, 손익분기점은 29.8개월입니다

같은 조사에서 창업 후 첫 매출이 나기까지 평균 2.6개월이 걸립니다. 손익분기점에 닿기까지는 평균 29.8개월입니다. 사이가 27개월입니다.

이 27개월이 상담에서 제일 자주 무너지는 구간입니다. 첫 매출은 생각보다 빨리 납니다. 그래서 두 달째에 "되는구나" 하고 고정비를 올립니다. 그리고 2년 반 동안 적자를 감당해야 한다는 걸 세 달째에 알게 됩니다.

중기부 조사의 기업당 평균 매출액은 2억 6,640만 원, 당기순이익은 3,620만 원입니다. 매출이 2억 6천이어도 손에 남는 건 연 3,620만 원, 월 300만 원입니다. 아이디어보다 먼저 정해야 하는 건 "27개월을 어떤 고정비로 버틸 것인가"입니다.

업종을 뭘로 고르느냐에 따라 이 구간의 난이도가 달라집니다. 같은 해 창업해도 업종별 폐업 위험이 최대 4.7배까지 벌어진다는 자료도 같이 보시면 좋습니다.

4. 그들이 판 건 기술이 아니라 '응대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였습니다

TypingMind를 만든 토니 딘은 1993년생 베트남 개발자입니다. 2023년 3월 OpenAI가 ChatGPT API를 공개한 직후, ChatGPT 웹앱이 느린 게 답답해서 주말에 더 빠른 인터페이스를 만들었습니다. 검색, 대화 기록, 폴더 정리를 붙인 게 전부입니다. 자체 AI 모델은 없습니다.

출시 첫 4일 매출이 3월 7일 1천 달러, 8일 2천 달러, 9일 4천 달러, 10일 1만 달러로 올랐고, 2026년 기준 월 13만 7천 달러, 약 1억 8천만 원입니다. 이 과정은 TypingMind는 혼자 만들어서 어떻게 월 1억 8천만 원까지 갔을까에서 하나씩 짚었습니다.

제가 주목한 건 결제 구조입니다. 월 구독이 아니라 39~99달러 라이선스 한 번입니다. 피터 레벨스의 Nomad List도 99달러 평생 멤버십입니다. 월 90만 명이 방문하고 그중 약 200명이 유료 회원이 됩니다.

평생 결제는 매출을 깎는 선택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혼자 하는 사람에게는 다릅니다. 매달 청구 실패를 확인할 일도, 해지 문의에 답할 일도, 환불 정책을 설명할 일도 사라집니다. 레벨스의 기술 스택이 바닐라 PHP와 jQuery, SQLite인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서버비가 적고 관리할 게 없습니다.

혼자 일하면 고객 응대 시간이 곧 원가입니다. 매출을 늘리는 설계보다, 응대를 없애는 설계를 먼저 한 겁니다.

5. 만들기 전에 사람을 먼저 모았습니다

토니 딘의 X 팔로워는 2021년에 100명이었습니다. 2026년에는 18만 명을 넘었습니다. 그 사이 그는 DevUtils, Black Magic, Xnapper를 만들어 팔았고(Black Magic 12만 8천 달러, Xnapper 15만 달러), 만드는 과정과 매출과 실패를 전부 공개했습니다.

TypingMind가 출시 다음 날 Product Hunt 1위에 오른 건 제품이 좋아서만은 아닙니다. 2년 동안 쌓은 그 18만 명이 첫날 눌러준 겁니다. 그는 광고를 쓰지 않았습니다. 트윗이 마케팅이었습니다.

중기부 조사를 보면 한국 1인 창조기업의 주요 거래처는 개인 소비자가 78.0%입니다. 고객이 개인인데, 개인에게 닿는 통로를 안 만들고 제품부터 만듭니다. 상담에서 "다 만들었는데 어디에 알려야 할지 모르겠다"는 질문이 유독 늘 같은 시기에 옵니다. 출시 직후입니다.

만들기 전에 100명, 출시 전에 1,000명이 순서입니다. 순서를 바꾸면 좋은 제품이 조용히 지나갑니다.

6. 93.2%가 '현행 유지'라고 답한 이유

같은 조사에서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더니 '현행 유지'가 93.2%였습니다. 축소가 4.8%, 확장은 1.6%입니다.

대표자 평균 연령은 55.1세입니다. 창업 전 직장에서 평균 16.3년을 일했습니다. 창업 동기 1위는 '더 높은 소득을 얻기 위해'로 40.0%입니다. 더 벌려고 나왔는데, 순이익은 연 3,620만 원이고, 열에 아홉은 지금 규모를 유지하는 게 목표입니다.

우리가 EO에서 읽는 1인 창업가의 얼굴과 한국 1인 사업자 116만 2,529곳의 얼굴은 다릅니다. 116만이라는 숫자 자체는 전년 100만 7,769곳에서 15.4% 늘었습니다. 사람은 계속 들어옵니다. 다만 들어온 뒤의 계획이 '유지'입니다.

확장을 안 하는 게 아니라, 확장할 여력을 만드는 설계를 안 하고 시작한 결과라고 봅니다.

다섯 가지의 공통점

피터 레벨스도 토니 딘도 좋은 아이디어를 먼저 고르지 않았습니다. 틀려도 싸게 끝나는 구조, 응대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 알릴 곳이 이미 있는 구조를 먼저 만들고 그 위에 아이디어를 올렸습니다. 아이디어는 바뀝니다. 구조는 남습니다.

오늘 할 일 하나

지금 준비 중인 아이템을 한 달 안에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줄여 보세요. 앱이 아니라 스프레드시트 한 장, 사이트가 아니라 신청 폼 하나면 됩니다. 그리고 그걸 보여줄 사람 열 명의 이름을 적어 보세요. 열 명이 안 적히면, 만들기 전에 채워야 할 건 기능이 아니라 명단입니다.

혼자 시작하는 일에서 제일 비싼 건 돈이 아니라 되돌릴 수 없는 시간입니다. 지금 쓰고 있는 시간은, 틀렸을 때 얼마 만에 알 수 있는 구조 위에 놓여 있나요?

「처음 사업할 때 되묻기 어려운 말 50」 PDF 받고 구독하기 →

"간이로 하실까요?" "경비율은 얼마로 잡으셨어요?" "적격증빙은 챙기셨죠?" 고개는 끄덕였는데 돌아서서 검색해본 적, 한 번쯤 있으시죠. 사업하면서 알아듣는 척은 해야 하는데 사실 모르겠는 말들, 그것만 50개 골라서 싹 정리해왔어요. 단어마다 쉬운 설명 + 실제로 이 말을 듣는 상황 + 그 자리에서 확인할 것 세 줄로 적어 뒀습니다. 코워크시티 커뮤니티는 혼자 창업하는 사람을 위한 레터예요. 창업 아이디어부터 마케팅, 세금, AI까지 필요한 것만 평일 아침 한 편씩 보내고 매주 월요일 7시에 한 통으로 모아 드립니다. 구독하시면 30쪽 PDF를 바로 보내드려요. 광고는 없고 언제든 해지할 수 있습니다.

참고

개인사업자 67% 월수익 100만원 이하…'소득 0원'도 100만곳 넘어 (뉴스1, 2025-09-25, 국세청 제출 자료)
https://www.news1.kr/economy/trend/5924004

자영업자 10명 중 7명 "한달 100만원도 못 벌어"…8.7%는 "소득 0원" (아시아경제, 2025-09-25)
https://www.asiae.co.kr/article/2025092515395845638

2025년 1인 창조기업 실태조사 결과 발표 (중소벤처기업부 보도자료)
https://www.mss.go.kr/site/smba/ex/bbs/View.do?bcIdx=1067126&cbIdx=86

12 startups in 12 months / Projects (Pieter Levels)
https://levels.io/12-startups-12-months
https://levels.io/projects

My solopreneur story: zero to $45k/mo · Making $22K in 7 days (Tony Dinh)
https://news.tonydinh.com/p/my-solopreneur-story-zero-to-45kmo
https://news.tonydinh.com/p/making-22k-in-7-days-the-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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