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있는 투자자는 불편하게 한다.
10분 남짓했던 YC인터뷰 이후, 우리 담당 파트너였던 Brad Flora가 우리에게 전화를 했다.
우리에게 관심있으니,
A. 고객의 계약서,
B. Google Analytics,
C. Cap Table
등 주요 지표와 문서들을 구글 드라이브로 보내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렇게 불편할수 있는 자료와 지표들을 집요하게 물어보는 Brad가 눈물겹게 고마웠다. 그만큼 우리와의 10분이 어필된거구나. 이때 깨달은 바를, 스타트업 IR에 적용해보려 한다.
1️⃣ 관심 있는 투자자는 불편하게 한다.
미팅 초반에 CAC나 Payback Period, Runway등을 묻는 투자자가 있다면, 이건 사실 관심의 신호다. 앞선 YC 인터뷰 예시처럼, 몇분간 우리 입으로 설명한 시장과 프로덕트는 이미 어느정도 어필됐으니, 돈을 어떻게 쓰는지까지 보겠다는거다.
왜 불편한 게 좋은 신호일까?
VC가 관심 없는 팀한테 꼬리 질문을 5개씩 던질 이유가 없다. 반대로 미팅 내내 편안하고 "좋은 질문이네요"만 계속 나오면, 투자자가 더 이상 파고들수 있는 이유, 그 동기를 못 찾은 상태.
한국 기준, 편안한 미팅 대부분은 투자자가 이미 결론을 내리고 남은 시간을 예의상 채우는 중이다.
파운더의 불안함이 더 자극되겠지만, VC의 질문이 구체적일수록, 불편할수록, 쏠릴수록 사실은 좋은거다.
2️⃣ 48시간내에 액션이 있는가.
관심 있는 시드 VC는 거의 예외 없이 48시간 안에 후속 액션을 건다.
YC 인터뷰 이후 오는 허탈감에 그 당시 상영하던 호아킨의 Joker를 보는 와중 Brad에게 전화가 왔다. 인터뷰 이후 불과 5-6시간 이후다.
VC의 후속 액션이 레퍼런스 콜이든, 추가 자료 요청이든, 공동투자자 소개든, 이를 인터뷰 이후 요청한다는 건 좋은 사인이다.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내부 승인 절차가 긴 대형 운용사는 예외일수 있다. 의례 해야 하는 절차의 일부일수 있기 때문에.)
Docusign에서 발표한 자료의 숫자로 돌려보면, IR 미팅 10건 중 후속 미팅까지 가는 건 보통 2-3건이고, A. Unit Economics, B. Runway, C. Cap table과 관련된 꼬리 질문을 3개 이상 받은 팀 중에선 이 비율이 절반 가까이로 올라간다. 이 2-3건은 거의 예외 없이 48시간 안에 연락이 온다.
· 48시간 안에 후속 메일이 오면 진짜 관심
· 일주일 뒤 "다시 검토해볼게요"는 대기 리스트
· 2주 넘기면 사실상 Pass
3️⃣ 투자자는 3분 안에 두 갈래로 갈린다.
투자자가 덱 하나에 쓰는 시간은 평균 3분 44초다. YC는 10분의 인터뷰로 세기의 유니콘들을 뽑아내는 조직이다.
한국 시드 VC 미팅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첫 3분의 Problem Statement와 팀 소개에서 이미 더 파고들지, 예의상 듣고 넘어갈지가 갈린다. 앞서 얘기한 ‘더 물어볼 동기’는 이 3분에 심어지는 것이다.
내 경우, IR에서 더 물어보고 싶은 동기는 ‘시장을 얼마나 좁게 잡았는지’, 그리고 ‘이런 ICP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팀이 왜 이 팀이어야 하는지’를 3-4문장 안에 설명할수 있느냐가 기준이 된다.
좀더 설명해보자.
시드 기준, 내가 추천하는건, 현재 세일즈되고 있는 ICP 단위로 쌓아올린 시장계산법이다. 예를 들어,
- 우리 Vertical Ai가 타겟하는 Wellness Spa들은 주로 LA와 마이애미에 있고,
- 이중 LA와 마이애미에서 2곳 이상이 POC를 진행하고 있는데,
- 위 샾들은 모두 공통점이, 시술 종류가 10가지, 근무하는 종업원이 5명 이상.
- 이를 기준으로 보면 LA내 300곳, Miami에 300여곳이니, 샾당 월 200불 씩, 600*200*12 = 1,440,000 USD ARR.
TAM SAM SOM 장표 이전에 이런 로직들을 심어 우리의 Fundraising(Growth) Rationale을 구체화하면 좋겠다.
여기에 채널별 CAC/Conversion을 덧입혀 우리의 시장 GTM을 구체화하면 더 플러스.
시드 보다 더 앞단인 Pre-seed라면?
고객이 없는 단계면 ICP 가설만 봐도 충분하고(이럴땐 누구와 어떤 얘기를 하고 있는지가 정-말 중요), 장황하게 꾸민 Unit Economics, Projections는 금물이다.
그래도 감이 안온다면, 미팅 끝나기 전에 먼저 물어보자. "다음 단계가 뭔가요?"
I. 의향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파운더나 업계 전문가 소개, 이런 이런 사인이 있다면 업데이트 해주시면 좋겠다 도 포함.
II. 의향이 많이 있다면, 후속 미팅 날짜 제안 또는 하우스내 다른 팀원/선임과의 미팅
III. 의향이 없다면, 다른 투자자를 소개해줘도 괜찮냐, 고민해보겠다, 뭉뚱그려 좀더 업데이트 달라는 식.
정리.
- 편한 미팅이 좋은 미팅이라는 착각이다. 불편함을 반기자. VC도 진심이니까 깊게 들어오는거다.
- 숫자를 물어보는 투자자는 관심이 있다는 뜻이다.
- 48시간 안에 연락이 없으면 대부분 완곡한 거절로 봐야 한다. 미련두지 말자.
미팅이 불편했다고 낙심할 필요 없다. 투자자가 불편하게 판다는건, 그만큼 시간을 쓸 가치가 있다고 본거다. 거절이 반복되면 물론 쉽지 않다. 어렵더라도, 불편한 미팅을 더 많이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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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St. Patrick’s Cathedral, NYC.
· 실리콘벨리를 품는 창업가들을 위한 영어 뉴스레터 - https://lnkd.in/gK67Fw_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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