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이 피벗을 못하는 이유, 구조 그리고 대안.
· 조합규약. 사전동의권. 연대책임. 하방방어.
조합규약(LPA)이 강하고, 투자를 집행하는 GP 중 창업가 출신 비율이 실리콘밸리 대비 낮은 한국에서 기관투자 이후의 피벗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몇가지 구조적 이유를 꼽으면,
A. 주목적.
VC들이 치를 떠는 대목이다.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선정된 GP는 주목적 투자 대상에 약정총액의 60% 이상을 집행해야 한다. 참고로, 정부 펀드의 주목적 비율 평균은 50~70% 수준이니 대다수인셈.
B. 사전동의권.
2026년 표준계약서 개정으로 투자자 전원의 개별 동의에서 집합적 동의로 완화됐지만, 그래도 사업 방향 전환시 투자자동의가 필요하다.
C. 연대책임.
피벗은 곧 투자금 용도의 변경이다. 26년 개정 표준계약서는 창업자의 연대책임 사유를 넷으로 좁혔는데, 그중 하나가 투자금을 약정된 용도와 다르게 쓴 경우다. 판단이 틀렸을 때 책임이 법인이 아니라 개인에게 남는다.
D. RCPS.
국내 신규 투자의 73.4%가 우선주이고 대부분이 상환권을 붙인 RCPS다. 실리콘밸리에서 투자자 상환권이 포함된 딜은 통상 1~3%에 그침. 고로 주식매수청구권, 위약벌 등 하방방어에 맞춰진 돈 = 기관투자금 인거다.
지금 시리즈A 정도를 앞둔 스타트업들이 보통 4-5년차 정도라고 하면, 그동안 이 업계에서 천지가 개벽할만한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나를 보면(COVID와 AI) 피벗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수 있는 대목이다. 살아남기도 힘든 스타트업이, 기관투자를 받는 당시에 정해놓은 트랙대로 살아남았다는건, 10년간 바다에서 살아남아야 하는데, 태풍과 쓰나미가 두어번 몰아쳤는데 배형으로만 살아남았어야 한다는 식인거다.
그럼 기관투자를 받으면 끝인가?
아니다. 받기 전에 정해둘수 있는게 꽤 있다.
대안.
1️⃣ 투자 받기 전에 사업목적을 넓게 쓰자.
정관과 투자계약서의 사업 범위를 좁게 적어놓으면 인접 시장으로 넘어갈 때마다 동의를 받아야 한다. 처음부터 상위 카테고리로 적어두면 같은 방향 전환도 피벗이 아니라 사업의 확장으로 읽힌다. (SEO에도 불구하고, 기업명과 서비스명을 따로 만드는 한국인들의 본능적 이유)
2️⃣ 어느 펀드 돈인지 먼저 확인하자.
같은 VC라도 조합마다 주목적이 다르다. 텀싯 받기 전에 어느 조합에서 나오는 돈인지, 주목적이 뭔지 물어보는 파운더는 많지 않은데, 꼭 물어보자. 채하는 돈이 이런류에 속한다.
3️⃣ 피벗 말고 ICP 교체로 풀어라.
FS6기에서 만난 팀 중에 범용적인 생산성툴을 그대로 두고 타겟만 미국향 Healthcare 쪽으로 바꿔서 미국 현지 매출을 XX억 단위로 키운 케이스가 있다. 사업 방향이 그대로니 동의 절차도 안 걸릴수 있다. 이건 네러티브의 영역이다. 실제로도, 진짜 피벗이 필요한 경우보다 타겟이 잘못 좁혀진 경우가 더 많기도 하다.
4️⃣ 미국 진출을 피벗 창구로 써라.
델라웨어 법인을 세우고 SAFE로 받으면 상환권도 주목적도 없다. 한국 법인은 그대로 두고 미국에서 새 가설을 돌릴수 있는건데, 세팅 순서가 중요해서 미리 설계해야 한다.
정리.
· 한국의 피벗 제약은 대표 성향도 있겠지만, 계약 구조에서 온다
· 투자 받기 전에 사업목적과 조합 주목적부터 확인하자
· 대부분의 경우, Hard 피벗보다 ICP 교체가 빠르다
그럼, 기관투자를 안받은 당신은? 피벗을 맘껏 할수 있어야 한다. 기업가치와 트랙션을 올리기위해 해야 한다.
특히 텀싯 받기 전 4주는 가장 비싸게 쓸 수 있는 시간이다. 사업목적을 어떻게 적을지, 어느 조합 돈을 받을지, 방향을 미리 틀어둘지가 이 구간에서 다 정해진다. Founder Sprint는 바로 이 시기에 팀의 가설, ICP, 미국 진출 방향을 빠르게 다시 검증한다.
지금이 그 시기라면, FS에서 같이 뜯어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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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Curry Village, Yosemite.
· 실리콘벨리를 품는 창업가들을 위한 영어 뉴스레터 - https://lnkd.in/gK67Fw_u
· 투자자에게 B2B SaaS라고 우릴 소개하면 안되는 이유. - https://lnkd.in/gnZqx7w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