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한 사람을 해임했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서른다섯. 우크라이나 최연소 국방차관. 전쟁 3년 반 동안 이 나라의 드론 교리를 맨땅에서 만든 사람이다.
해임 다음 날, 팔란티어 CEO 알렉스 카프가 전화했다. 같이 일하자고. 이탈리아 국방장관도 전화했다. 로마로 와서 자문을 맡아달라고. 페도로프는 이걸 "존중과 우정의 제스처"라 불렀다.
둘 다 우크라이나산 드론을 사려던 게 아니다. 팔란티어는 공장이 없다. 로마엔 우크라이나의 조립 라인이 필요 없다.
둘이 사려던 건 페도로프의 머릿속에 있는 것이다. 3년 반 동안, 아주 비싼 값을 치르고 얻은 공식.
전장의 공식
무모한 전술 → 실전 투입 → 즉각적 실패 → 병사의 죽음이라는 대가 → 일주일 안에 재설계 → 다시 전장.
이 한 바퀴가 도는 데 걸린 시간이 며칠이었다. 연구소도, 국가 보조금도 이 속도를 흉내 낼 수 없다. 이유는 하나다. 이 루프를 돌리는 연료가 돈이 아니라 목숨이었기 때문이다.
공짜로 얻은 게 아니다
이 학습엔 값이 있었다. 우크라이나 육군참모총장은 같은 주, 병사들 월급으로 배정됐어야 할 예산 일부가 드론으로 조용히 흘러갔다고 밝혔다. 그는 거짓말을 한 게 아니었고, 화낼 자격도 있었다.
전장의 학습에는 언제나 청구서가 따라오고, 누군가는 그 청구서를 받는다.
그 대가로 얻은 게 무엇인지 보면 이렇다. 약 20만 달러어치 소형 공격 드론 여섯 대를 실은 우크라이나 해상 드론 하나가, 130억 달러짜리 항공모함이 하던 일을 밤사이 해냈다. 이 아이디어를 우크라이나에 판 사람은 없다. 팔 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 실패한 전술 하나하나를 통해, 포화 속에서 직접 벌어야 했던 것이다.
전 세계가 잘못된 절반을 경쟁적으로 베끼고 있다
대만과 한국은 "탈중국" 드론 공급망에 돈을 쏟고 있다. 일본도 같은 걸 준비한다. 미국은 7월 21일, 우크라이나 해상 드론을 자국 땅에서 생산하는 계약까지 맺었다.
전부 공장 문제로 이 상황을 다루고 있다. 부품을 찾고, 공장을 짓고, 의존을 끊는다. 반도체 산업을 키운 그 본능 그대로다. 나쁘지 않다. 다만 핵심이 아니다.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드론 생산기지를 갖고 있다. DJI 하나가 세계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그런데도 페도로프의 머릿속에 있던 공식은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지금 실전 대신 실전 같은 리허설을 대만 앞에서 반복하고 있다. 공짜로 얻은 정보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피로 지불한 것과 같은 교훈은 아니다. 공장 설계도처럼 옮겨지지 않는다.
팬데믹도 같은 공식을 냈다
전쟁만이 아니다. 코로나로 매일 수만 명이 죽어가던 시기, 백신은 원래 몇 년 걸릴 개발을 몇 달로 압축했다. 임상시험과 생산, 규제 심사를 동시에 굴렸다. 전쟁이라서가 아니다. 사람이 죽어가는 속도가 평소 제도가 버틸 수 있는 속도보다 빨랐기 때문이다.
무모한 시도 → 즉각적 실패 → 목숨이라는 대가 → 즉시 재설계 → 재도전. 전쟁이든 팬데믹이든, 조직이 미친 듯이 빨리 배운 순간은 전부 이 공식을 따랐다.
조직이 빠르게 배우지 못하는 이유는 기술이 없어서도, 인재가 없어서도 아니다. 실패에 진짜 대가가 걸려 있다는 절박함, 그리고 그 절박함을 바로 실행과 실험으로 바꾸는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표님 회사의 공식은 무엇인가
대표님 회사도 "빠르게 실패하고 배운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 공식을 채워보라.
무모한 도전 → 실패 → ( ) → 재설계 → 재도전.
괄호 안에 뭐가 들어가는가. 페도로프에겐 목숨이 들어갔다.
대표님에겐, 정말 중요한 뭔가가 걸려 있는가. 다음 스프린트 회고 한 줄인가, 아니면 대표님에게 회사에 목숨만큼 중요한 뭔가를 걸었는가?
정부들은 지금도 공장과 특허를 묻고 있다.
전쟁이 이미 답한 질문은 그게 아니었다. 누가 남보다 더 빨리 배우는가, 그리고 그렇게 배우는 사람을 조직이 승진시킬 수 있는가, 아니면 계획을 어겼다는 이유로 군사재판에 넘기는가였다.
대부분의 조직은 후자를 택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우크라이나조차 페도로프를 거의 그렇게 대할 뻔했고, 거리의 항의가 없었다면 그렇게 됐을 것이다.
대표님 조직은 지금, 규칙을 깨고 다시 쓰는 사람을 승진시키고 있는가, 아니면 군사재판에 넘기고 있는가.
대표님이 성장과 혁신을 위해서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걸 걸지 않았다면,
사업이라고 스타트업 이라고 부르지만 아마 장사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데이비드 김
투자은행가 (30년) → 외신 테크 칼럼니스트 → 비주얼 스토리텔러 | 필름메이커
AN Lab → https://alphanarrative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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