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을 몰라서 실패하는 팀은 드뭅니다. 정작 발목을 잡는 건 시작하는 순서예요. 한 한의원 원장님의 기록을 따라가며 그 순서를 다시 짚어봤습니다.
다운로드만 받고 멈췄습니다
“늘 언제 하지? 어떻게 하지?만 고민하다 노션이란 게 좋다더라... 하는 얘기만 듣고 다운로드 받았는데, 막막...”
공여사들의 노션 업무 시스템 비즈노션을 만나기 전, 이 원장님이 남긴 문장입니다. 정보가 없었던 건 아니에요. 앱도 깔았고 초보자 강의도 몇 개 들었으니까요. 그런데 진료가 시작되면 노션 창을 열 시간부터 사라졌습니다.
구조를 뜯어보면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원장님의 하루는 대부분 진료실 안에서 흘러갑니다. 직원들은 접수와 환자 응대, 행정을 맡고요. 시스템을 지으려면 진료가 끝난 밤에 혼자 노션을 공부하고, 병원용 페이지를 한 장씩 만들어야 합니다.
변수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직원 평균연령이 50대 전후였거든요. 원장님 본인도 서툰데, 앱과 웹의 차이조차 낯선 직원이 여럿이었습니다.
매뉴얼은 아래한글과 워드 파일 안에만 있었고 신입이 오면 파일을 찾아 보여주거나 말로 풀어야 했고요. 업무 요청은 내부 전화와 메신저로 오갔습니다. 진료 중엔 못 보고, 진료가 끝난 뒤에야 대화를 뒤져 요청을 찾고 완료 여부를 따로 물어야 했습니다.
병원은 지금의 방식으로도 굴러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도입은 계속 미뤄졌습니다.
빈 페이지가 아닌 구조에서 시작했습니다
원장님의 첫 가설은 흔한 것이었습니다. 병의원에 딱 맞는 완성형 템플릿을 찾아내면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 가설이 깨진 계기가 흥미롭습니다. 지인 원장의 추천으로 개인용 노션 템플릿을 먼저 써봤습니다. 1~2시간 직접 사용해보니, 그제야 무엇이 문제였는지 알게 됐습니다. 그동안 빈 노션 위에 병원용 페이지를 맨땅에서 만들어 내는데 시간을 쓰고 있었다는 사실이요.
그래서 순서를 뒤집었습니다. 전용 완성품을 수소문하는 대신, 업무요청·업무절차·온보딩·프로젝트가 이미 갖춰진 표준 시스템을 열고 병원 일을 그 위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판단 기준은 하나였습니다. 전용 완성품을 찾느라 시간을 쓰지 않고도, 갖춰진 페이지 위에 이미 갖춰진 페이지에 병원 업무를 바로 적용할 수 있는가
병원 업무를 페이지에 담았습니다
혼자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병원 업무를 어느 페이지에 담을지 CS팀과 함께 짚었습니다. 안 쓰는 항목은 빼고, 필요한 건 병원식으로 고쳤고요.
직원 교육 방식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노션 기능을 처음부터 전부 가르치지 않았어요. 기존 병원 업무를 하나씩 가져와, 어느 페이지에서 볼지만 같이 정했습니다. “이 내용은 업무절차에 넣자”, “이 안내는 신입 직원이 먼저 보게 하자” 같은 식으로요.
옮기는 과정은 정리의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겹치는 안내는 합치고, 안 쓰는 내용은 걷어내고, 지금 직원들이 실제로 볼 것만 남겼습니다.
50대 직원들도 스스로 씁니다
도입 한 달 뒤, 원장님이 남긴 후기입니다.
“노션 초짜인 원장과 나잇대가 50을 전후한 직원들이 대부분(앱과 웹을 구분하지 못하는...)입니다. 그런데도, 정말 세심하고 친절한 가이드와 설명 덕분에 이제 노션이란 걸 이해하게 되고, 비즈노션 덕분에 다른 AI 툴들도 더 잘 사용하게 된 직원들을 보유한 원장이 되었습니다.”
다른 한의원의 기록도 있어요. 아래한글로 쌓아두던 업무 매뉴얼을 업무절차 페이지로 통째로 옮긴 곳입니다.
“지난 두달동안 저희는 아래한글로 만들어 보관했던 업무매뉴얼을 비즈노션으로 다 옮기는 작업도 진행했습니다. 이제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그 업무 직책에 맞는 매뉴얼을 비즈노션으로 스스로 익히면서 업무에 빨리 익숙해질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셈이니, 정말 마음이 놓입니다.”
신입은 이제 원장님의 설명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자기 직무의 업무절차 페이지를 먼저 열고, 막히는 부분만 골라 물어요. 원장님은 진료 틈틈이 같은 설명을 반복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업무 요청도 흐름이 바뀌었어요. 예전엔 내부 전화와 메신저였습니다. 원장님이 못 보면 진료가 끝난 뒤 대화를 거슬러 올라가야 했고요.
지금은 요청받은 사람, 할 일, 완료 여부가 업무요청 페이지 한 곳에 모입니다. 진료 중 직원끼리 주고받은 일도 그대로 남고요. 원장님은 진료 후 미완료 업무만 훑으면 되고, “아까 그거 어떻게 됐어요?”라는 질문은 드물어졌습니다. 오간 의견도 해당 업무에 붙어 있어 메신저를 뒤질 일이 없습니다.
나이가 아니라 순서의 문제였습니다
이 사례에서 환경은 하나도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받아만 둔 노션, 50대 전후의 직원들, 아래한글 파일 속 매뉴얼, 전화와 메신저로 오가는 요청. 다른 병원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달랐던 건 순서였습니다. 빈 화면에서 짓는 대신 완성된 페이지에 지금 하는 일을 옮겼고, 도구를 가르치는 대신 일이 놓일 자리부터 정했습니다.
도입을 미루게 만드는 건 팀의 나이도, 도구의 난이도도 아니었습니다. 어디에서 시작하느냐가 중요했습니다.
완성된 업무 페이지가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는 웨비나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공여사들. ‘일의 구조’를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