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이 답이 아닐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만난 한 마케팅 에이전시 대표는 첫 정규직 채용을 앞두고, 사람보다 먼저 손봐야 할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사람을 더 뽑기 전에, 먼저 손봐야 할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일하는 구조였습니다.
하루의 절반이 확인 하는 데 사라졌어요
이 대표는 프리랜서 3~5명과 프로젝트 여러 개를 동시에 돌리고 있었습니다. 평일 오후 4시. A고객사 광고비 증액 요청이 카톡으로 옵니다. 같은 시간, B고객사 계약 연장 논의 메일이 도착합니다. C고객사 콘텐츠 수정 요청은 슬랙 채널에 따로 쌓입니다.
견적서와 입금 내역은 또 다른 폴더에. 작년 광고 운영 결과는 노션에. 어느 고객사부터 답할지 정하는 데 하루의 절반이 나갔습니다. 그는 자기 업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마케팅 에이전시는 사람과 노하우의 싸움이기 때문에, 이 리스크 관리를 잘 해야 하거든요."
같은 업종의 또 다른 대표에게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광고 대행 일이 늘어날수록 머릿속에 담아두어야 할 고객사별 과거 의사결정과 운영 노하우가 함께 늘어났습니다. 직원이나 프리랜서를 새로 들일 때마다 같은 설명을 다시 꺼내야 하는 하루가 반복됐습니다."
머리로 버틸 수 있는 건 고객사 3곳까지
에이전시는 고객사 하나가 늘면 딸려 오는 게 많습니다. 미팅 일정, 요청 사항, 계약 조건, 입금 일정. 광고비 집행 내역과 수수료 정산, 지난 연락과 의사결정의 기록까지. 대표 한 사람의 기억으로 감당되는 규모는 고객사 3곳 정도입니다.
그 이상부터는 찾는 일이 본업이 됩니다. 회의록은 노션 어딘가, 견적서와 광고 보고서는 구글 드라이브, 운영 노하우는 슬랙 DM, 일상 소통은 카톡. A고객사의 지난달 광고 성과를 보려면 최소 네 군데를 뒤져야 했습니다. 그 사이 다른 요청이 또 옵니다.
카톡에서는 잡담과 요청과 자료 링크가 한 줄에 섞입니다. 어제의 광고 운영 요청은 오늘 새 메시지에 밀려나 있습니다. 이게 반복되면 먼저 무너지는 건 시간이 아니라 고객사의 신뢰입니다. 담당자마다 고객관리 수준이 달라지고, 직원 하나가 나가면 직원이 기존에 맡던 고객사를 대표가 처음부터 다시 파악해야 합니다.
사람을 탓하지 않고 구조를 바꾸기로 했어요
흥미로운 건 결정의 순서였습니다. 한계에 몰려 감정적으로 움직인 게 아니었습니다. "지금 이 구조에서는 직원을 뽑아도 1인 기업 방식에서 못 벗어난다"는 판단이 먼저 섰습니다.
매출과 마케팅, 영업에는 강한 대표였습니다. 그런데 직원 관리만큼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혼자 체계를 전부 짜기엔 벅찼고, 그 상태로 사람을 뽑으면 시행착오에 시간을 태울 게 뻔했습니다.
같은 업종의 또 다른 대표도 같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시스템 없이 머릿수만 늘리면 인수인계는 전부 대표의 몫이 됩니다. 직원이 나갈 때마다 흩어진 고객사 히스토리를 처음부터 다시 맞추는 일이 반복되자, 사람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노하우가 사람 머릿속에만 있는 회사는 매번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이 구조적 한계를 인정한 것이 시스템을 찾아 나선 진짜 출발점이었습니다.
기준은 세 가지뿐이었어요
고를 때의 기준은 단순했습니다. 필요한 건 각자의 카톡과 폴더에 흩어진 자료를 모아, 팀 전원이 같은 화면을 보게 하는 하나의 '워크스페이스(업무 공간)'였습니다.
첫째, 고객사마다 오간 말과 요청, 계약, 광고비, 수수료, 업무 히스토리가 고객사별로 남아야 했습니다.
둘째, 새로 온 직원이나 프리랜서도 이전 기록을 보고 업무를 이어받을 수 있어야 했습니다.
"그 고객사 지금 어떻게 되고 있어?"라고 묻지 않아도 고객사 페이지 하나에서 현재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이걸로 끝이었습니다. 툴이 멋진지, 디자인이 예쁜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쌓인 소통 기록을 보고 고객사의 요구사항과 이전 의사결정을 바로 파악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했습니다,
같은 말을 두 번 하지 않게 됐어요
도입 후 달라진 건 기능이 아니라 고객사를 관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업무를 하던 모든 기록이 올바르게 잘 적재가 되는게 시각적으로 보이니 마음이 놓입니다. 마케팅 대행사는 사람과 노하우의 싸움이기 때문에, 이 리스크 관리를 잘 해야 하거든요."
고객사별 회의록과 광고 운영 기록, 과거 의사결정이 한자리에 남습니다. 매번 다시 찾을 일이 줄었습니다. 직원이 바뀌어도, 프리랜서가 바뀌어도 그 고객사 페이지 하나로 지난 6개월의 흐름이 보입니다.
"했던 말을 계속 하는 시간이 저에겐 큰 낭비인데, 이건 저길 보면 돼. 하면 됩니다. 편합니다. 뇌를 아낄 수 있습니다."
이 대표 가장 만족한 건 업무요청 템플릿이었습니다.
" 팀원들끼리 서로 협업하고 업무가 누락 되지 않게 설계 된 부분이 가장 만족스러웠고"
요청이 카톡에서 사라지는 대신 업무요청 페이지에 항목으로 남습니다. 광고 운영 중간에 빠지는 작업이 줄었습니다. 직원 한 명이 빠져도 그 고객사 일이 멈추지 않습니다. 대표는 카톡을 켜지 않고도 진행 상황을 확인합니다.
기록은 퇴사 방어책 그 이상이에요
이 대표가 워크스페이스를 새로 짠 건 좋은 툴이 갖고 싶어서가 아니었습니다. 고객사마다 남아야 할 말과 요청, 계약, 광고비, 수수료, 노하우가 한자리에 쌓여야, 사람이 바뀌어도 회사가 처음으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억에 있던 노하우가 데이터로 쌓이기 시작하면 그다음이 열립니다. AI에게 우리 회사 고객사를 물어볼 수 있는 상태도, 정보가 한곳에 모여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문서가 흩어져 있으면 최신 AI를 데려와도 쓸 수가 없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사람과 노하우로 굴러가는 업일수록, 채용보다 기록의 구조가 먼저입니다. 당신 회사는 새 동료에게 "이건 저기 보면 돼"라고 말할 수 있나요.
기록이 쌓이는 구조를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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