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이티백에서 100명 가까운 사람을 만나셨잖아요. 반복적으로 들었던 고민이나 인상 깊었던 주제가 있었나요?
일단 너무 속상하게도 다들 걱정이 너무 많아요. 특히 저와 비슷한 주니어, 중니어 연차 분들에게 많이 느꼈어요.
‘A를 할까, B를 할까.’
이런 고민을 정말 오래 하는 거예요. 그런데 대부분은 가만히 고민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제가 100명을 만나면서 크게 세 가지를 느꼈어요.
첫째, 작게라도 빨리 해본 사람이 빨리 멀리 간다
무작정 지르라는 의미는 아니에요. 다만 뭐라도 작은 형태로 직접 해보는 게 생각보다 훨씬 빠른 길인 것 같아요. 걱정을 오래 하는 것보다 작은 실험 하나를 해보면 바로 새로운 정보가 생기니까요.
테스트에서 시작했던 인퓨젠 (출처- InfuZen)
둘째, 오래 살아남은 사람들도 처음부터 대단하지 않았다
시니어 분들도 정말 많이 인터뷰했는데요. 오랫동안 살아남았다는 것은 그만큼 강한 분들이라는 뜻이잖아요. 그런데 막상 만나보면 처음부터 ‘나는 엄청난 커리어를 만들어야지’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온 분들만 있는 게 아니었어요. 굉장히 평범한 사람들이 한 걸음씩 쌓아온 결과가 지금의 모습이 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용기를 많이 얻었어요.
‘저분의 20대와 내 20대가 크게 다르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저분의 30대와 지금의 내가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겠다.’
책에서 이런 말을 읽으면 ‘그런가 보다’ 하는데, 살아 있는 사람 100명이 제 앞에 나타나서 하나씩 이야기해주니까 어느 순간 체화되더라고요.
제품 형태가 잡혀간 과정 (출처- InfuZen)
셋째, 결국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사람이 만족한다
각자의 선택은 전부 달랐어요. 그런데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에 맞춰 선택한 분들은 자기 선택에 대한 만족감이 있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자기 자신을 아는 게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구나라고 느꼈어요.
완제품 형태로 만들어진 과정 (출처- InfuZen)
Q. 아이티백에서 다양한 사람을 인터뷰한 경험이 수지님의 커리어나 창업 방향에도 영향을 줬나요?
정말 많은 영향을 줬어요. 다른 사람을 인터뷰할수록 오히려 저 자신에게 질문하게 됐어요.
인터뷰를 하려면 상대방에게 묻잖아요.
‘무엇을 좋아하세요?’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
‘어떤 삶을 살고 싶으세요?’
그런데 인터뷰가 끝나고 집에 가면서 똑같은 질문을 제 자신에게 던져봤을 때 답을 못하는 순간이 있더라고요.
‘나는 뭘 원하지?’
‘나는 어떤 걸 원하는 사람이지?’
그때부터 저 자신에게 질문을 많이 하기 시작했어요.
제품 개발을 위해 공장을 방문했던 수지님 (출처- 본인 제공)
그리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낀 게 있어요. 사람들이 결정을 못 하는 이유가 꼭 정보나 리소스가 부족해서는 아니라는 것이에요. 물론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제가 만난 사람들을 보면 자기 자신을 잘 몰라서 A와 B 사이에서 계속 망설이는 경우도 많아 보였어요.
저 역시 원래는 제 자신을 그렇게 돌아보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복잡하게 생각하면 스트레스만 받는다고 느끼기도 했고요.
그런데 지금은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남들의 정답부터 찾기보다 먼저 물어봐요.
“그래서 나는 뭘 원하지?”
그 질문을 하기 시작한 것이 결국 창업으로 이어졌던 것 같아요.
Q. 원래는 팸테크 쪽으로 창업을 하고 싶으셨다고 들었어요. 어떤 계기로 펨테크 산업에 관심을 갖게 됐나요?
저를 정의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여성’인 것 같아요. 여성을 위한 무언가를 굉장히 많이 하고 싶은 사람이에요.
그중에서도 처음 팸테크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생리대 때문이었어요. 여성들이 매월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필수품인데도 안전성 논란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 이상했어요. 저에게는 그냥 제품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처럼 느껴졌고요. 그래서 한동안 팸테크 사업을 정말 하고 싶었습니다.
Q. 그런데 최종적으로는 화장품을 만들게 됐잖아요.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막상 제가 창업하려는 시점에 시장을 다시 보니까 저보다 전문성을 가진 멋진 여성 대표님들이 이미 문제를 잘 해결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전문성도 없는 내가 굳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
그와 동시에 화장품 브랜드를 미국 아마존에 론칭하는 프로젝트를 경험했어요. 그때 진행한 프로젝트가 생각보다 성과가 잘 나왔어요. 그걸 하면서 처음으로 VC들이 왜 그렇게 시장 크기를 이야기하는지도 몸으로 이해했어요.
K-뷰티 시장은 크고, 글로벌 수요도 있었고, 제가 과거에 사이드 프로젝트로 과일 장사를 하면서 찾았던공급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공산품이라는 조건에도 맞았어요.
무엇보다 저는 이미 아마존을 운영해본 경험이 생겼잖아요.
그래도 마지막까지 망설였어요.
제가 예전에 웰니스·건강기능식품 브랜드의 브랜드 매니저로 일할 때 ‘이거 먹으면 예뻐져요.’, ‘이거 먹으면 살 빠져요.’ 같은 카피를 많이 써야 했거든요. 제품은 정말 좋은데, 그런 메시지를 반복해서 쓰는 게 저 스스로 너무 피곤했어요.
그래서 오히려 뷰티를 하는 게 맞을지 고민했습니다. 그때 같이 창업한 친구가 이런 취지로 얘기해줬어요.
“네가 화장품 브랜드를 안 만든다고 여성들이 화장품을 안 살 건 아니잖아. 이미 여성들이 많은 돈을 쓰고 있는 시장이라면 네가 들어가서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는 방법을 고민해보면 되지 않을까?”
그 말을 듣고 생각이 달라졌어요.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 만드는 것도 의미 있겠다.
고객이 곧 저이기도 하니까요.
Q. 많은 사람들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과 ‘지금 가진 자원’ 사이에서 고민합니다. 수지님은 어떻게 균형을 잡으셨나요?
저도 처음에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벤다이어그램처럼 적어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해요.
두 가지가 꼭 대립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을, 지금 가지고 있는 자원으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작은 형태로 시작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창업할 때 제품의 MVP라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그걸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나 자신의 MVP가 뭔지를 찾는 게 창업의 시작 아닐까?’
저에게 마음만 놓고 보면 팸테크가 더 하고 싶은 일이었어요. 그런데 당시 제게는 팸테크 사업을 바로 시작할 만한 자원이 없었어요.
반면 K-뷰티는 제가 원하는 ‘여성을 위한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를 유지하면서도 이미 가진 아마존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작할 수 있었어요.
그러니까 저는 하고 싶은 일을 버린 게 아니에요. 같은 욕구를 지금의 내가 실행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꾼 것에 가까워요.
나 자신의 MVP에서 시작된 뷰티 브랜드 ‘인퓨젠(InfuZen)’ (출처- InfuZen)
Q.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두려웠던 건 무엇이었나요?
제일 큰 고민 중 하나가 ‘내가 진짜 사업에 맞는 사람일까?’ 였어요.
저는 오랫동안 공무원을 준비했던 사람이잖아요. 제가 스스로를 도전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본 적도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여러 커리어를 경험하고 아이티백 인터뷰를 하면서 생각이 달라졌어요.
‘내가 어디에 맞는 사람인지가 그렇게 중요할까?’
제가 브랜드 매니저에 맞는 사람이어서 브랜드 매니저를 한 것도 아니고, 사업개발에 맞는 사람이어서 사업개발을 시작한 것도 아니거든요. 그냥 시작했고, 그 일을 잘하고 싶어서 배우다 보니까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그러면 사업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바뀌면 되는 것같아요.
두렵고 스스로 의심도 들었지만, 끝까지 밀고 나가 수출 브랜드가 된 인퓨젠(InfuZen) (출처- InfuZen)
저는 실패에는 정말 다양한 모습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성공에는 이상하게 하나의 모습을 정해두는 경우가 많다고 느껴요. 그런데 실패도 다양하게 할 수 있다면 성공도 다양하게 할 수 있잖아요.
사업가의 모습도 정말 다양하고요. 꼭 어떤 성격이어야만 사업을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Q. 지금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실물 제품을 만드는 대표님들은 대부분 공감하실 것 같은데, 자금과 재고예요. 특히 뷰티는 마케팅 비용도 많이 필요하니까 자금 문제는 아직 해결됐다고 말하기 어렵고요. 그냥 계속 버티면서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재고도 정말 해봐야 아는 것 같아요.
처음 아마존 재고를 운영했을 때 저는 되게 ‘쫄보’였어요. 그래서 정말 조금씩 제품을 넣었어요.
그런데 오히려 소량으로 여러 번 넣으니까 물류비가 더 많이 들더라고요. 주변 대표님들을 보니까 저보다 훨씬 과감하게 재고를 넣는데도 생각보다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원래 생각한 것보다 조금 더 넣어봤어요. 그런데 괜찮더라고요.
그때 느꼈어요.
‘내 걱정이 실제 비용보다 앞서 있었구나.’
물론 무조건 재고를 많이 넣으라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자금이나 재고처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는 문제는 결국 완벽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플랜 B와 C는 만들어두되, 계획을 반드시 맞혀야 한다는 강박은 가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출처- InfuZen)
Q. 인퓨젠이 ‘여성이 여성을 위해 만든 화장품’이라는 방향을 잡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 만드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고객이 곧 저니까요.
그리고 저는 이미 소비자로서 외모 강박적인 메시지에 꽤 지쳐 있었어요. 제품이 좋은 건 알겠는데, ‘더 예뻐져야 해., ‘살을 빼야 해.’, ‘더 어려 보여야 해.’라는 메시지를 계속 듣는 게 피곤했거든요.
그래서 인퓨젠은외모에 집착하게 만드는 화장품보다 나 자신을 돌보게 만드는 스킨케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희가 첫 제품에 사용하는 방아라는 원료는 향이 꽤 독특해요. 한국 사람에게도 낯설 수 있는데 글로벌 시장에서는 더 낯설겠죠.
그래서 방아 특유의 개성은 살리면서 해외 고객에게 어느 정도 익숙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향을 별도로 개발했어요. 바닐라와 여러 원료를 조합하면서 정말 오래 조율했습니다. 스킨케어 브랜드가 향수 브랜드도 아닌데 왜 향에 그렇게까지 시간과 돈을 쓰냐는 시선도 있었어요.
그런데 해외 바이어들을 만나니까 비슷한 표현을 반복해서 하더라고요.
“낯선데 익숙하다.”
저희가 의도했던 걸 정확히 느낀 거죠.
그때 ‘가장 오래 걸렸던 것이 결국 우리 차별점이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Q. 사업을 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이 있다면요?
‘잘 팔리는 것과 돈이 되는 것은 다르다.’
이걸 정말 크게 배웠어요.
예전에 프로젝트로 운영했던 아마존 화장품 브랜드가 꽤 잘됐어요. 순위도 올라가고 제품도 계속 팔렸어요. 그런데 계속 데이터를 추적해보니까 돈이 안 남는 거예요. 기존에 존재하던 제품을 미국에 가져다가 판매하는 구조였는데, 실제로 필요한 비용을 전부 고려하고 나니 마진 구조가 좋지 않았어요.
매출은 나오는데 고생만 하고 돈은 안 남는 거죠.
그래서 인퓨젠을 시작할 때는 처음부터 다르게 접근했어요. 제조원가만 보고 가격을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플랫폼 수수료, 해외 물류비, 프로모션, 고객에게 제품이 도착하기까지 들어가는 비용을 최대한 포함해 가격을 설계했어요.
처음 사업할 때는 제조원가에 몇 배를 곱해서 판매가를 정하고 싶잖아요.
그런데 정말 중요한 건‘제품이 고객 손에 도착할 때까지 총 얼마가 드는가’ 인 것 같아요.
Q.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더 빨리 해보고 싶은 일이 있나요?
예전에는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없어요. 빨리 실행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동시에 어떤 일에는 실패가 숙성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그걸 요즘 ‘녹진하게 실패하는 시간’이라고 표현해요.
저에게는 퇴사 후 방황했던 6개월이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누군가는 “그 6개월 아껴서 제품을 빨리 론칭했으면 되지 않았을까?”라고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힘들었던 그 시간이 가장 값졌어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하면서 BM을 깊게 고민해보기도 했고, 정부지원사업도 써봤고, 사업 아이템도 계속 고민했어요.
무엇보다 회사에 다닐 때는 회사 일에 치여서 나 자신을 이렇게 오래 들여다볼 시간이 없었거든요. 30대가 되고 나서 처음으로 정말 오랫동안 저 자신을 생각해본 시기였어요.
녹진하게 실패하는 시간을 겪은 후 방향을 찾은 수지님
물론 “그러니까 퇴사하고 6개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됩니다.”라는 뜻은 아니에요.
저도 그동안 계속 뭔가를 시도했어요. 다만 어떤 실패는 충분히 경험해봐야 그 의미를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실패도 숙성될수록 농익어지는 실패가 있는 것 같아요.”
Q. 일과 삶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수지님만의 기준이 있나요?
저는 두 가지를 구분하는 것 같아요.
“할지 말지는 마음으로 결정하고, 하기로 결정한 뒤의 How-to는 숫자로 하려고 해요.”
아무리 숫자가 좋아도 제가 마음이 안 가는 일은 오래 못 하거든요.
저라는 사람이 그래요.
그래서 처음 시작할지는 ‘내가 이걸 정말 하고 싶은가?’ 를 봅니다.
대신 하기로 했다면 그다음부터는 숫자를 봐요.
원가 / 마진 / 매출 / 데이터 등 사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결국 숫자가 뒷받침되어야 하니까요.
아무리 제가 정말 좋아해서 시작한 프로젝트라도 지속하려면 자원이 필요해요. 그래서 제 기준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마음은 시작하게 하고, 숫자는 지속하게 한다’는 것 같아요.
Q. 창업하다 보면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이 많아지기도 하잖아요. 힘든 시기를 어떻게 지나가세요?
저는 오히려 일 자체가 힘든 건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아요. 결국 제가 선택한 일이니까요.
더 힘든 건‘매일 열심히 하는데 아무런 성취가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순간’이에요. 실제로 성취가 하나도 없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결과로 쌓이는 순간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거죠. 그게 저를 정말 힘들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두 가지를 하고 있어요.
첫째, TO-DO 리스트를 씁니다
한동안 너무 바빠서 투두도 안 쓰고 그냥 눈앞의 일을 계속 처리했어요.
그런데 하루를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도 ‘오늘 내가 뭘 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다 보면 스스로를 무의미하게 느끼게 돼요. 그래서 요즘에는 한 일을 최대한 기록합니다.
둘째, 블로그를 다시 씁니다
대학생 때 쓰다 만 블로그가 있는데 다시 쓰기 시작했어요. 업무는 투두로 남기고, 업무 밖에서 든 생각은 블로그로 남겨요.
그러면 ‘이번 한 주도 내가 마냥 무의미하게 살지는 않았구나’라고 스스로 확인할 수 있어요.
그런데 웃긴 건 제가 원래 기록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진짜 생존 방법이에요.”
기록은 저에게 취미라기보다보이지 않는 진척을 보이게 만들어주는 장치인 것 같아요.
일과 삶을 꾸준히 기록해가는 수지님 (출처- 본인 제공)
Q. 창업을 하면 사람도 많이 만나고 에너지가 고갈될 때도 있을 텐데, 어떻게 회복하시나요?
상황에 따라 달라요.
박람회처럼 하루 종일 사람을 많이 만나서 사람에게 치인 날에는 혼자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해요. 혼자 맥주 한잔하면서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요.
그런데 저는 생각보다 사람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라, 그렇게 사람에게 많이 치인 날이 아니라면 오히려 주변 사람들과 맛있는 걸 먹고 한잔하면서 풀어요.
특히 초기 창업가는 자기 상황을 편하게 이야기할 곳이 생각보다 많지 않잖아요. 그래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현재의 어려움이나 고민을 이야기하면서 저 자신을 다시 돌아보는 과정이 좋은 것 같아요.
다만 ‘왜 그렇게까지 힘들게 살아?’라고 말하는 사람과는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지금 제 곁에 있는 사람들도 서로 생각이 비슷하고 결이 비슷한 사람들이 남았어요..
Q. 앞으로 더 많은 여성들이 창업하고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내가 나를 검열하는 마음을 조금 덜어냈으면 좋겠어요.”
많은 여성분들이 능력이 없어서 시작하지 못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시작하기도 전에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내가 이거에 맞는 사람일까?”라고 생각하면서 자기 자신을 잘라내다가 결국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 검열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하나 있어요.
‘나와 비슷한 사람이 해낸 모습을 진짜 많이 보는 거에요.’ 적어도 제 경험에선 그랬어요.
실제로 만나면 제일 좋아요.
저에게는 아이티백 인터뷰가 그런 역할을 했어요. 그게 어렵다면 관련 팟캐스트를 듣고, 인터뷰를 읽고, 여성 창업가 커뮤니티에 나가보고, 창업가의 사례를 많이 접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자신만의 마음속 레퍼런스를 많이 만들어두는 것.
‘저 사람도 처음부터 잘했던 건 아니구나.’ ‘저 사람의 20대와 지금의 내가 그렇게 다르지 않구나.’ ‘나 같은 사람도 해볼 수 있겠구나.’
라는 사례가 마음속에 쌓이면 자기 검열도 조금씩 약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업에 관심이 있다면 아이티백 같은 인터뷰도 많이 들어보시고, 파운시스에서 다양한 여성 사업가의 이야기도 계속 만나보셨으면 좋겠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