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팀에서도 비슷한 일이 자주 있었어요.
메신저에서 “이건 제가 할게요”, “이번 주 안에 공유할게요”라고 이야기를 나눴죠.
누가 할지, 언제까지 할지도 대략 정해졌고요.
그런데 대화가 끝나면 업무 관리 도구를 다시 열어야 했습니다.
제목을 쓰고, 담당자를 고르고, 기한과 상태를 넣었어요.
그때마다 이런 생각이 들었죠.
“방금 정한 일을 왜 또 입력하고 있지?”
일은 한 번 정했는데, 기록을 위해 한 번 더 일하고 있었던 셈이에요.
1. 문제는 기록이 아니라 ‘이중 입력’이었어요
처음에는 팀에 기록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이건 제가 확인해볼게요.”
“고객 답변을 받은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가죠.”
“정리해서 이번 주 안에 공유할게요.”
이런 대화 안에는 이미 담당자와 다음 행동, 대략적인 기한이 들어 있었죠.
문제는 형식이었습니다.
정보는 메신저 문장으로 남아 있는데, 업무 관리 도구는 제목, 담당자, 기한, 상태처럼 정해진 칸을 요구했어요.
결국 누군가는 대화와 도구 사이를 계속 옮겨 적어야 했습니다.
2. 관리 규칙을 늘려도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입력 규칙을 더 촘촘하게 만들어보기도 했어요.
- 회의가 끝나면 티켓 만들기
- 담당자가 바뀌면 상태 갱신하기
- 결정 사항은 문서에 남기기
처음에는 이 정도만 지키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바쁜 순간일수록 가장 먼저 밀리는 일도 이런 정리 업무였습니다.
대화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데 관리 도구의 상태는 그만큼 빠르게 따라오지 못했어요.
그러면 리더는 도구를 보고도 다시 묻게 되고, 담당자는 이미 말한 내용을 한 번 더 설명하게 됩니다.
3. 대화를 업무의 시작점으로 볼 수 없을까
그때부터 이런 질문을 하게 됐습니다.
대화를 업무의 시작점으로 볼 수 없을까?
필요한 건 기록할 곳을 하나 더 만드는 일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이미 나눈 대화에서 누가 무엇을 맡았는지, 어떤 조건에서 결정됐는지, 다음 행동은 무엇인지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방식이 필요했습니다.
결정은 사람이 해야 하죠.
다만 이미 정해진 일을 찾아 구조화하고, 필요할 때 원래 대화로 돌아갈 수 있게 만드는 일은 기술이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CROS AIR를 만들며 저희도 이 지점을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품보다 먼저 살펴봐야 할 건 우리 팀이 같은 내용을 두 번 입력하고 있는 구간이 어디인지인 것 같아요.
업무 관리가 유난히 무겁게 느껴진다면 새로운 도구부터 찾기보다, 최근 일주일 동안 대화에서 정한 내용을 몇 번이나 다시 옮겨 적었는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일이 이미 한 번 정리된 뒤 다시 입력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