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셋
왜 갑자기 습관이 됐지?

이 글은 피렌의 습관레터에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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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렌의 편지]

 

안녕하세요, 습관 디자이너 피렌입니다.

오늘은 습관 디자인 커뮤니티 1기 OT가 있는 날입니다. 0기를 모집하고 습관 디자인 앱에서 함께 습관을 만들기 시작한게 며칠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1기라니, 이러다가 나중엔 이런 문장으로 편지를 시작하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100기를 모집할 줄 몰랐습니다."

매번 OT를 준비할 때마다 어떻게 하면 습관 디자인의 핵심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이번에도 새로운 버전의 OT를 준비했는데, 잘 전달이 될지 약간 긴장이 되네요.

커뮤니티 1기를 준비하며, 오늘 뉴스레터는 습관 디자인을 하면서 저를 놀라게 했던 사례 중 하나를 가져와봤어요.

 

왜 갑자기 습관이 됐지?

 

눈앞에 놓인 결과지를 몇 번이고 들여다봤다. '6.58? 말도 안 돼.' 점수가 이렇게 높을 리가 없었다. 점수를 잘못 계산했나? 생각이 들었다. 

독일에 사는 수현은 아침에 일어나 스트레칭하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기로 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독감에 걸렸고, 한국에서 걸려오는 전화가 새벽에 울려 잠을 설쳤다. 1주일 뒤 계산한 1차 SRHI 점수는 2.67점, 습관이 거의 형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2주 후, 점수는 6.58점으로 급상승했다.

이 점수가 왜 놀라운지 설명하기 위해, 습관을 측정하는 방식부터 설명하고자 한다.

 

자가 습관 점수 평가(SRHI)와 강한 습관 

 

습관 디자인에서는 SRHI(Self-Report Habit Index)라는 자가 습관 점수 평가 방식을 활용해 어느 정도로 습관이 되었는지를 점검한다. 1점(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부터 7점(완전 동의한다)까지 답해 평균을 내는 방식으로, 3.9점 이상이면 약한 습관, 6.0점 이상이면 강한 습관으로 볼 수 있다.

약한 습관은 우리가 흔히 '습관이 됐다'고 말하는 초기 단계다. 행동이 자연스러워지긴 했지만, 며칠만 쉬어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버린다. 그러나 강한 습관은 다르다. 한동안 손을 놓았어도, 다시 그 순간이 오면 몸이 알아서 그 행동을 이어간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신발을 벗듯, 해야 한다고 의식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움직이는 식이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습관 디자인을 통해 2~3주 후 약한 습관 단계(3.9점 이상)에 도달하는 경우는 많다. 하지만 시작부터 강한 습관 단계(6.0 이상)에 오른 사례는 당시 전례가 없었다. 더구나 그녀는 불규칙한 근무시간, 스트레스 등 습관 형성에 불리한 조건 속에 있었다.

무엇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을까?

 

수현의 습관 기록 분석

 

그녀의 기록을 분석하던 중 몇 가지가 눈에 띄었다.

1. 이미 있는 강한 습관에 행동을 연결했다. 
기존 습관인 이부자리 정돈 뒤에, 새로운 행동인 스트레칭을 바로 이어 붙였다.

2. 습관 기록에 긍정적인 표현이 많았다. 
'몸이 가벼워졌다', '기분이 좋다' 같은 문장이 반복됐다.

3. 하지 않았을 때 불편함을 느꼈다. 
'스트레칭을 안 했더니 다리가 붓는 것 같다'는 기록도 있었다.

그리고 눈에 띄는 게 하나 더 있었다.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난이도를 낮췄다. 몸살과 수면 부족으로 피곤한 날에는 요가매트를 꺼내지 않고, 침대 위에서 간단히 몸을 풀고 넘어갔다.

기존 습관에 연결하고, 긍정적으로 기록하고, 하지 않았을 때의 불편함을 느끼는 것. 셋 다 강한 습관을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수현의 사례에서 가장 눈에 띈 점은 네 번째, 유연한 대처였다.

 

유연함이 강한 습관을 만든다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 우리는 쉽게 포기한다. '망했어'라는 생각이 들면 '내일 제대로 하자'며 미루는 경우가 많다. 몸살이 났던 날의 수현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요가매트조차 꺼낼 힘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녀는 요가매트 대신, 침대에 누운 채로 가볍게 다리를 들며 스트레칭을 이어갔다.

물론 유연함이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스트레칭 자체가 습관화하기 쉬운 행동이었다는 점, 이미 강한 습관이었던 이부자리 정돈에 붙였다는 점도 함께 작용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여러 요인 중 가장 두드러졌던 건, 계획을 완벽히 지키지 못해도 유연하게 이어나간 태도였다.

강한 습관의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을지 모른다.

완벽하게 지키는 게 아니라, 무너지지 않을 만큼만 낮춰서라도 이어가는 것.

다음 주 뉴스레터에서는 도저히 계획대로 할 수 없는 날, 습관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가는 구체적인 대처법에 대해 다뤄볼게요. 기대해주세요!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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