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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 보는 것도 미뤘습니다" - 미루는 습관을 개선하는 방법

이 글은 피렌의 습관레터에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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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렌의 편지]

 

안녕하세요, 습관 디자이너 피렌입니다.

추석 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저는 독일에서 추석 느낌을 조금이라도 내고자 근처 한인마트에서 송편을 사먹었어요. 요즘에는 한국에 있어도 명절에 대가족이 다 모이는 일이 없다고는 하지만, 괜히 어릴적 복작거렸던 그 순간이 그립더라고요.

오늘 뉴스레터도 아침 러닝 중에 떠오른 생각을 다듬어서 써보았어요. 유튜브에서 [듣는 유튜브]로도 들으실 수 있으니, 듣는 게 편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에서 들어보셔도 좋습니다!

 

나는 도대체 왜 미룰까, 어떻게 하면 그만 미룰 수 있을까 고민하며 '미루기'에 관한 유튜브 영상을 보신 적이 있나요? 저는 이 '미루기' 영상들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게 그 영상에 달린 '댓글'이었어요.

"이 영상 보는 것도 미뤘습니다"

거의 모든 영상에 이 댓글이 달려있더라고요. 약간의 자조가 담긴 이 댓글을 보고 공감이 되어 재미있었어요. 저도 그 영상을 '나중에 볼 동영상' 목록에 추가하던 참이었거든요. (저만 그런 거 아니죠?)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다른 영상들과는 다르게 '왜 미루는가'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으려고 해요. 대신 '왜 미루지 않는 습관을 만드려는 우리의 시도는 실패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미루는 습관을 개선할 수 있을까'에 대해 다뤄볼게요.

 

여러분은 주로 어떤 걸 미루시나요?

 

여러분은 주로 어떤 걸 미루시나요? 알람이 울리자마자 일어나지 않고 미루는 것도 미루기의 하나고, 정리정돈이나 설거지, 빨래 개기 같은 사소한 집안일을 미루는 것도 하나예요. 메신저나 이메일 온 걸 읽는 것을 미루는 분들도 있죠.

여기까지는 매일 반복되는 일이고, 이거 말고도 가끔씩 해야 하는 것들을 미루기도 해요. 병원 예약, 특히 치과 정기검진 같은 거요. 1년에 한 번은 가야 하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마지막으로 언제 오셨어요?" 하는 질문에 "한 2, 3년 전쯤이요"라고 답하는, 그런 경우도 있잖아요.

 

‘미루기 습관’은 하나의 습관이 아닙니다

 

이렇게 미루는 일은 정말 많아요. 그런데 저희는 흔히 이걸 "미루기"라는 하나로 뭉뚱그려 생각하곤 하죠. 사실 그 안에 종류가 이렇게 다양한데 말이에요. 여기서 미루는 습관을 고치기 힘든 이유에 대한 힌트가 있습니다.

‘미루기 습관’은 하나의 습관이 아닙니다.

‘미루기’ 굉장히 포괄적인 개념이에요. 그래서 미루는 습관을 개선한다는 건 굉장히 모호한 말입니다. 미루는 행동의 종류가 이렇게 다양한데, 그 전체를 한꺼번에 다 고치겠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에요.

미루는 습관을 개선하려는 분들이 바로 이 함정에 빠져요. 미루던 모든 걸 한꺼번에 "이제부터 다 바로바로 해야지" 하고 마음먹는 거예요. 정리도 바로, 설거지도 바로, 쇼핑도 바로, 오늘 할 일도 바로.

이렇게 하루 정도는 해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오래 지속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미루던 모든 걸 한꺼번에 그때그때 다 해내려면 에너지가 정말 많이 들기 떄문이에요. 그래서 금방 지치게 되고, 또 다시 미루는 하루가 시작됩니다.

 

‘하나의 순간’에만 변화주기

 

미루는 습관을 개선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그리고 정말 중요하게 해야 하는 게 하나 있어요. 미루는 모든 순간 중에서 딱 한 가지만 정해서, 그것만 먼저 바꿔보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미루는 습관 개선을 위한 습관 디자인을 할 때 첫 단계로, 하루 중 혹은 일상에서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미루시는지 그 모든 상황을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그리고 그중에서 딱 한 가지만 정해서 시작해요.

자주 묻는 질문. "이렇게 하나씩 바꿔서 언제 다 고치나요?"

하나의 순간에 집중해서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드렸을 때, 자주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렇게 하나씩 바꿔서 언제 다 고치나요?” 하는 질문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한 순간’으로 시작하는 이유가 있어요.

예를 들어 미루는 순간을 목록으로 만들었더니 열 가지가 나왔다고 해볼게요. 그중 딱 한 가지만 성공적으로 바꾸면, 다른 순간에도 도미노처럼 변화가 번집니다.

왜냐하면 어떤 행동을 미루지 않고 바로바로 반복하다 보면, "나 이거 계속 바로 하고 있네"라고 스스로 인식하게 되거든요. 거기서부터 "나는 미루지 않는 사람이구나" 하는 정체성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한번 이 정체성이 생기면, 우리는 또 이 정체성에 맞춰서 행동하게 되니까 다른 순간에도 나도 모르게 조금씩 바로 하게 되는 현상이 생기는 거예요.

 

‘그냥 바로 해’ 다짐만으로는 안 된다

 

근데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게 있어요. 이 한 가지를 골랐다고 해서, "이제부터 무조건 바로 해!"라고 다짐만 하면 안됩니다. 미루지 않고 바로 하기 위한 ‘습관 디자인’이 필요해요.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바로 할지’를 구체적으로 정해보는 거죠.

최근 습관 디자인 사례를 공유해드릴게요. 미루는 습관을 개선하고 싶다고 찾아오신 회사원이셨는데, 아침에는 출근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고, 저녁에는 퇴근하고나면 기력이 없어 움직일 힘이 없으셨어요.

그래서 미루는 것 중에서 한 가지를 정해 변화를 시작했습니다. 이때 중요한 건 미루는 일 중 가장 힘든 것부터 변화를 주는게 아니라, ‘그래도 내가 이건 할 수 있지’하는 것으로 정하는 거예요.

이분의 경우에는 그 한 가지가 바로 화장품 정리였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화장품 정리 습관을 이렇게 디자인했어요.

세수하고 화장품을 다 사용하자마자 상자에 넣어 선반 위에 올려놓는다.

이렇게 디자인하고, 첫 번째 습관은 금방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 후로 쓰레기 바로 버리기, 식기 정리하기 등 다른 정리 정돈과 관련한 습관들을 쌓아나가면서 ‘미루는 습관’을 개선하셨어요.

 

정말 힘든 미루기는 따로 있다 - “일 시작하기”

 

우리가 정말 미루기로 괴로운 상황은, 사실 이런 자잘한 집안일이 아니에요. 정말 해야 하는 일, 예를 들면 "일을 시작하는 것" 자체를 미루는 것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들이 정말 많으세요.

출근하시는 분들은 강제적으로 시작 시점이 정해져 있으니 크게 문제가 안 되는데, 혼자 일하시는 분들은 시작이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일 시작을 미루는 게 힘들다고 이야기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다음 뉴스레터에서는 일 시작을 미루지 않는 방법에 대해서 다뤄볼게요.

오늘은 미루는 모든 순간 중 딱 한 가지만 골라 보시고, 그 한 가지를 “언제,어디서,무엇을,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디자인해보세요.

 

P.S. 이 미루는 습관 한 가지를 제대로 디자인해보고 싶다면, 습관 디자인 원데이 클래스를 추천드려요. (원데이 클래스 참가자는 기다리지 않고 바로 습관 디자인 커뮤니티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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