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피파이(Shopify) 창업자 토비 뤼트케(Tobi Lütke)는 왜 신규 시장으로 확장할 때 아마존(Amazon)과 같은 방식을 따르지 않았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인생이 주는 최고의 선물은 평생을 바쳐도 다 풀 수 없는 '아름다운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다. 혹여 운이 나빠 그 문제를 완벽히 해결해 버렸더라도, 그 뒤를 이어 우리가 기꺼이 씨름할 수 있는 지적으로 성숙한 파생 문제들이 무수히 쏟아지길 바랄 뿐이다. 단 하나의 진짜 문제를 찾아내는 것은 그 자체로 훌륭한 일이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엉뚱한 인접 영역을 기웃거리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은 진정 축복받은 일이다."
스트라이프(Stripe) 창업자 존 콜리슨(John Collison) 역시 이 관점에 동의한다.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첫 번째 사업과 완전히 무관한 두 번째 아이템을 발굴해 '제2의 AWS'를 만드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쿨한 일이라고 떠들어댄다. 하지만 세계 최대 기업으로 자리 잡은 엔비디아(Nvidia)를 보라. 그들은 1990년대부터 그저 GPU를 만들기 시작했을 뿐인데, 알고 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GPU를 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존은 비즈니스에 접근하는 소위 'MBA식 사고방식'이, 압도적으로 훌륭한 제품이 창출할 수 있는 잠재 시장의 규모를 끊임없이 과소평가한다고 지적한다.
"쇼피파이의 규모가 지금의 1,00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던 시절로 돌아가 투자 유치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우리는 오직 이커머스 소프트웨어에만 집중할 겁니다. 알고 보니 이 시장이 정말 거대하거든요. 여기 우리 회사가 향후 1,000배 더 성장할 거란 예측 자료가 있습니다'라고 말한다면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소리로 취급받을 것이다. 투자자들은 '당장 나가라'라거나 '장난하지 마라'라며 비웃었을 것이다. 반면 '우리는 향후 CRM이나 다른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입니다'라고 포장하면, 투자자들을 납득시키기는 훨씬 쉬워진다."
토비는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2008년 쇼피파이의 시드 투자를 유치할 당시 수많은 벤처캐피털로부터 거절당했다고 회고한다. 당시 투자자들은 4만 개에 불과했던 온라인 쇼핑몰 시장이 너무 작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쇼피파이 자체가 이 시장의 문제를 푸는 해답이 되었고, 쇼핑몰 구축이 쉬워지자 실제로 수백만 개의 온라인 스토어에 대한 잠재 수요가 폭발적으로 드러났다.
오늘날 쇼피파이는 기업 가치 2,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토비는 다음과 같이 결론 짓는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제품은 단 하나의 무언가에 진정으로, 미친 듯이, 깊게 파고든 사람들의 손에서 탄생한다."
그는 그 대표적인 예로 컴퓨터 과학자 에릭 감마(Erich Gamma)를 꼽는다.
“요즘 프로그래밍할 때 VS Code를 기반으로 한 '커서(Cursor)'라는 툴을 많이 쓴다. 그리고 이 VS 코드는 에릭 감마가 만든 네 번째 텍스트 에디터다. 그는 평생을 에디터 개발에만 매진했다. 개발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어봤을 법한 그의 명저 『디자인 패턴(Design Patterns)』 역시, 글자 그대로 프로그래밍 텍스트 에디터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다. 때로는 한 분야에 평생의 커리어를 바치고, 세상 그 누구보다 그 영역의 끝까지 도달해야 할 때가 있다. 그 여정 속에서 장인정신을 기리고, 기필코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몰두하는 것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