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운영 #프로덕트
페이팔 초기 이야기 (Peter Th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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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회사를 시작할 때, 아이디어 전체가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로 한순간에 떠오르는 경우는 드물다." 틸은 이렇게 운을 뗀다. 

 

"1990년대 후반 실리콘밸리에서는 엄청난 인터넷 붐이 일고 있었다. 마치 활짝 열린 개척지나 골드러시 같았고, 자연스럽게 눈길이 간 분야 중 하나가 금융이었다."

 

당시 틸은 새로운 형태의 화폐를 만든다는 구상에 깊이 매료돼 있었다.

 

"돈에는 언제나 대단히 신비롭고, 강력하고,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 그의 설명이다. 

 

"회사를 세운 아주 초기부터 보안, 돈, 결제와 관련된 무언가를 하겠다는 대략적인 구상은 있었다. 그다음은 그 아이디어를 어떻게 세상에 내놓을지를 두고 수없이 반복하며 다듬어 가는 과정이다."

 

틸은 말을 잇는다.

"소비자 대상 인터넷 제품에서 결정적인 질문은 아이디어가 무엇이냐가 아니라 '유통 채널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다. 1998년 무렵에는 이미 수많은 인터넷 결제 회사가 생겼다가 실패한 뒤였다… 모두가 쓰기만 했다면 통했을 서비스들이지만, 첫 번째 사용자조차 끌어들이지 못했다. 그래서 과제는 두 가지였다. 어떻게 바이럴을 일으킬 것인가, 그리고 첫 번째 사용자에게도, 10번째 사용자에게도, 100번째 사용자에게도 쓸모 있는 서비스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일단 수백만 명이 모이면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네트워크 효과가 생긴다. 우리가 풀고자 했던 건 일종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였다."

 

그러다 팀은 돈을 이메일과 연결한다는 아이디어를 우연히 떠올렸다.

"1999년에 이미 3억 명이 이메일 계정을 갖고 있었다. 그러니 이메일 주소로 돈을 보낼 수 있다면… 거래 당사자 양쪽이 모두 페이팔 네트워크에 가입해 있을 필요가 없었다. 보내는 사람만 가입돼 있으면 되고, 받는 사람은 돈을 인출할 때 가입하면 됐다. 우리는 사무실 직원 24명으로 시작했고, 그들이 친구와 지인들에게 돈을 보냈다. 이어서 누군가를 가입시키면 10달러를 주는 추천 보너스를 도입했더니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하루 7~10%씩 복리로 성장했다… 1999년 11월 중순 1,000명이던 사용자는 12월 말 1만 2,000명이 됐다. 2000년 2월 3일에는 10만 명, 2000년 4월 중순에는 100만 명에 이르렀다."

 

페이팔 성공의 또 다른 핵심 요인은 필요가 절실하면서도 잃을 위험은 거의 없는 고객층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자연스럽게 출발점이 된 곳 중 하나가 이베이 경매 사이트였다. 거래 금액이 보통 40달러 안팎인 소액 거래가 오가는 곳이었다. 미국 대륙 반대편으로 수표를 보내면 도착하기까지 10일이 걸린다. 느리다. 게다가 대부분의 개인은 신용카드 결제를 받을 수단이 없다."

 

틸은 불과 몇 달 만에 사용자가 1,000명에서 100만 명으로 늘어났을 때의 기분을 이렇게 회상한다.

 

"무언가 혁명적인 일의 최전선에 서 있다는 느낌이었다. 엄청나게 짜릿하면서도 엄청나게 두려웠다. '우리가 세상을 장악하겠구나' 싶다가도 '우린 다 끝장이구나' 싶었고, 하루에도 몇 번씩 그 두 감정 사이를 오갔다."

 

사기 거래는 회사가 반드시 넘어야 할 큰 과제였다. 사기에 강한 제품을 만드는 일은 대개 쓰기 쉬운 제품을 만드는 일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틸은 전례 없는 송금 방식으로 규제의 회색지대에서 사업을 꾸려 가는 일에 대해서도 독특한 관점을 갖고 있었다.

 

"당시 나는 우리가 기술과 정치 사이의 경주를 벌이고 있다고 자주 생각했다. 정치인들은 우리를 탐탁지 않아 했지만, 페이팔 네트워크를 충분히 키우면 규제 당국을 압도할 수 있고, 그러면 그들도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으리라고 봤다… 한번은 페이팔의 한 임원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 알려줄 변호사를 대거 고용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안 된다고, 고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들은 우리가 할 수 없는 것만 말해줄 테니까. 변호사는 뽑지 말고 그냥 밀어붙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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