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빌딩 #운영 #프로덕트
AI로 3개월을 줄였는데, 회사는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낮에는 남의 회사에서 설계를 하고,
밤에는 제 회사에서 커피를 로스팅하는 다록이입니다.

최근 AI를 회사 업무에 직접 적용해보면서 꽤나 묘한 경험을 했습니다.

6개월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일을 3개월로 줄였습니다.

제품 도면의 오류율도 약 5%에서 0.1% 수준까지 낮췄습니다.

저는 당연히 회사에서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상무님에게 들은 말은 제 예상과 조금 달랐습니다.

“네가 한 행동으로 일자리가 줄어든어면?”

그리고 이어서,

“네가 지금 기존에 있던 사람들을 바보 만드는 거다.”

그 말을 듣고 나오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AI가 문제였던 걸까요?
아니면 AI를 받아들이는 조직의 방식이 문제였던 걸까요?


처음에는 AI를 그냥 검색 도구라고 생각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조금 더 어려운 질문은 지식인에 물어봤습니다.

지금은 질문을 하면 AI가 답을 해줍니다.

저도 처음에는 ChatGPT를 사용하면서

‘정말 똑똑한 검색 도구가 나왔구나.’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클로드를 사용하면서 생각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특히 Claude Code를 접하고 나서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깐, 이걸 실제 회사 업무에 적용하면 어떨까?”

AI에게 질문해서 답을 얻는 것과,

AI와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운영하는 로스팅 회사부터 살펴봤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제일 오래 걸리는 일이 뭘까?”

여러 쇼핑몰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주문 데이터를 한곳으로 모아 엑셀 파일로 만듭니다.

그리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로스팅할 원두를 확인하고 라벨을 출력합니다.

문제는 라벨 출력이었습니다.

원두 종류도 많고, 용량도 다양했습니다.

게다가 쇼핑몰마다 제품명이 미세하게 달랐습니다.

어떤 곳에서는

케냐 AA 200g

이라고 되어 있고,

다른 곳에서는

케냐AA_200G

처럼 적혀 있었습니다.

사람이 하나씩 확인하고 수정해야 했습니다.

라벨을 출력하는 데만 약 40분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클로드에게 물어봤습니다.

“각 쇼핑몰에서 수집된 엑셀 파일이 있는데 쇼핑몰마다 제품명이 조금씩 달라. 엑셀 데이터를 보고 규칙을 찾아서 파일만 업로드하면 바로 라벨을 인쇄할 수 있게 만들어줄 수 있어?”

클로드는 코드를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조금 놀랐습니다.

제가 그동안 개발자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일을,

개발자가 아닌 제가 AI와 대화하면서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때 처음으로 AI를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었습니다.


그렇다면 설계도 가능하지 않을까?

저는 낮에는 건축 관련 설계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회사의 설계 업무를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AI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먼저 찾아야 할 것이 있었습니다.

병목이었습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어떤 업무에 시간이 가장 많이 들어갈까?”

설계 업무를 하나씩 들여다봤습니다.

그리고 발견한 것이 있었습니다.

설계는 결국 수정의 연속이라는 것입니다.

도면을 만들고,

검토하고,

수정하고,

다시 검토하고,

또 수정합니다.

그 과정에서 반복되는 작업들이 있었고, 일정한 규칙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 부분을 하나씩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클로드와 함께 자동화할 수 있는 부분들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결과적으로,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업무를 3개월로 단축했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경험과 실력에 따라 발생하던 제품 도면 오류율도

약 5%에서 0.1% 수준까지 낮췄습니다.

저는 이게 회사에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업무 기간이 줄어들고,

오류가 줄어들고,

결국 생산성이 올라갑니다.

회사의 성과가 좋아지면 회사도 좋고, 직원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팀장님께 보고하고 상무님과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만든 결과를 설명했습니다.

“Claude Code와 협업해서 업무 기간을 약 3개월 단축했고, 제품 도면 오류율도 5%에서 0.1% 수준까지 개선했습니다.”

저는 좋은 반응을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말은 의외였습니다.


“네가 기존에 있던 사람들을 바보 만드는 거다.”

상무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한 행동으로 일자리가 줄어든다면?”

그리고,

“네가 지금 기존에 있던 사람들을 바보 만드는 거다.”

그 말을 듣고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허무했습니다.

‘회사의 시간을 줄이고 오류도 줄였는데 왜 좋은 일이 아니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다시 생각해보니 조금은 이해가 됐습니다.

AI를 이용해서 업무를 자동화한다는 것은 단순히 업무시간을 줄이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자신이 수년 동안 해왔던 업무가 없어지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생산성 향상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에게는 혁신이었지만,

회사에서는 조직의 균형을 깨뜨리는 행동으로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AI보다 어려운 것은 조직을 바꾸는 일이었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한 가지를 알게 됐습니다.

AI를 사용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AI로 인해 바뀌는 조직을 설득하는 일이었습니다.

AI는 생각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개발자가 있어야 만들 수 있었던 것들을 이제는 현업에서 직접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설계자라면 설계 업무를,

마케터라면 마케팅 업무를,

회계 담당자라면 회계 업무를 바라보면서

“이 중에서 AI에게 맡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라고 질문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 하나가 기존의 업무 방식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그 변화를 조직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어쩌면 AI 시대의 진짜 문제는 이것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경험해보니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AI가 일자리를 빼앗는 것보다 먼저 일어나는 일은,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생산성 차이가 벌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차이가 조직 안에서 새로운 갈등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어 하고,

누군가는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이 더 편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변화가 기회지만,

누군가에게는 변화 자체가 위협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지금도 저는 고민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AI를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할까?”

그리고 더 어려운 질문은 이것입니다.

“AI로 사람의 일을 줄이는 것이 정말 회사의 발전일까?”

아직 저도 답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AI를 단순히 질문하고 답을 얻는 도구로만 사용하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이 가능해졌다는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제가 직접 AI를 회사 업무에 적용하면서 겪는 이야기들을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성공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이번처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이상한 상황에 놓였던 이야기까지도요.

여러분의 회사는 어떠신가요?

AI로 업무를 자동화하려고 하면,

“잘했다”라는 말을 들을까요?

아니면 저처럼 다른 이야기를 듣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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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록 · Product Manager

Ai를 통해 자동화 구축을 하며 파사드 디자이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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