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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넥스트에이지 싱크탱크 롱라이프랩입니다.
이별 뒤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일들이 남습니다. 어렴풋이 알고 있어도, 미리 떠올리기에는 슬퍼서 자꾸 미루게 되는 일들. 그중 하나가 정리입니다.
한 사람이 살아 온 흔적은 생각보다 많이 남습니다. 입던 옷과 쓰던 그릇, 서랍 속 편지와 통장, 추억이 담긴 사진까지. 장례가 끝난 뒤 가족은 이 물건들을 하나씩 정리하게 됩니다. 하지만 손이 쉽게 가지 않습니다. 물건 하나를 꺼낼 때마다 추억이 따라 나오고, 잠시 웃다가 울기도 하면서 시간이 흐릅니다.
가족이 가까이 살면 이 일은 시간을 두고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녀는 멀리 살고, 형제자매도 각자의 생활을 꾸리고 있습니다. 혼자 살다 떠난 사람이라면 정리를 맡을 가족 자체가 없을 수도 있고요. 집은 비워야 하고 계약과 공과금도 정리해야 하는데, 남겨진 물건은 쉽게 손을 대기 어렵습니다. 이별 뒤에는 생각보다 많은 일이 남습니다.
일본에서 이 질문을 직업으로 만든 사람이 있습니다. 2002년, 유품정리 전문회사를 세운 요시다 타이치(吉田太一)와 키퍼스(キーパーズ)입니다.
"전부 해 준다니 신처럼 보여요"

요시다 다이치는 1994년 오사카에서 트럭 한 대로 이삿짐 회사를 차린 사람이에요. 8년쯤 지난 어느 날, 여성 두 사람에게서 견적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도쿄와 요코하마로 짐을 옮겨 달라는, 평범한 이사 일이었어요. 현장에서 그가 이렇게 물었다고 합니다. "전부 제가 도와드릴까요?" 두 사람은 놀라며 답했어요.
"전부 해 준다니 신처럼 보이네요."
요시다는 잠깐 어리둥절했다고 해요. 짐 옮기는 사람한테 신이라니. 이야기를 더 들어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그 짐이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물건이었다는 걸요. 멀리 사는 유족에게는 혼자 살던 아버지의 물건을 정리하는건 어려운 일이었던 겁니다.
찾아보니 이 일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일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는 전국의 장례 관련 업자들에게 일제히 메일을 돌렸고, 딱 한 곳에서 답이 왔어요. 장례 선물용품을 다루던 세키세라는 회사였습니다. 두 회사가 손잡고 2002년에 세운 게 키퍼스예요.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유품 정리업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았어요. 요시다는 그때를 이렇게 회고합니다.
"유품정리업자라고 하면 음지의 무서운 사람을 떠올리는 분이 많은지,
다들 좀 경계하시더라고요."
그가 택한 방법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옷차림이에요. 견적을 보러 갈 때 정장을 갖춰 입고 정중하게 응대했더니 오히려 의뢰인들이 놀랐다고 합니다. 다른 하나는 광고. 광고선전비에 매출의 25%를 쏟아부었습니다. "그래서 늘 빠듯했지만요"라고 덧붙이면서요.
결정적인 건 글이었습니다. 현장에서 보고 겪은 일을 블로그에 쓰기 시작했는데, 1년쯤 지나자 구인은 여전히 안 들어오는데 블로그가 알려져 출판사 몇 곳에서 연락이 왔다고 해요. 그렇게 2006년 9월에 나온 책이 『유품정리업자는 보았다!』입니다. 그해 11월 장례업계지가 이 책을 '화제의 블로그 책'으로 특집할 만큼 반응이 있었고요.
이야기는 책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2007년 11월, NHK가 「'천국으로의 이사' 도와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도쿄 오타구의 한 유품정리 회사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내보냈어요. 그리고 이 방송을 본 가수 사다 마사시가 소설을 씁니다. 『안토키노 이노치』예요. 이 소설은 2011년 영화가 돼 몬트리올 세계영화제에서 이노베이션 어워드를 받았고, 요시다의 책도 지이 다케오 주연의 드라마가 됐습니다. 블로그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책과 방송과 소설과 영화를 거치는 사이, '유품정리'는 설명이 필요 없는 말이 됐어요.
여기서 눈여겨볼 게 있습니다. 요시다가 만든 건 없던 수요가 아니에요. 사람이 떠나면 물건이 남는 일은 늘 있었고, 그 일은 유족이 직접 하거나 심부름센터와 리사이클숍이 나눠 맡고 있었습니다. 그가 한 건 흩어져 있던 그 일을 '유품정리'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 묶고, 전문 서비스의 모양을 입힌 겁니다.
이름이 생기자 시장이 생겼습니다
‘천국으로의 이사(天国へのお引越し)’. 키퍼스가 만드는 시장이 궁금하시다면?